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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남는 'LA한국의 날 축제'···올해도 특색없는 행사들, 후원사·관람객 끌기 한계

Los Angeles

2009.09.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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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에 두개 전야제…멀쩡한 행사 반쪽 만들어
올해로 36회째를 맞았던 'LA한국의 날 축제'가 20일 막을 내렸다.

유래없는 불경기 속에 열린 이번 행사에 대해 주최측인 LA한인축제재단(이사장 계무림)은 "이만하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행사 참가 업체나 관람객들이 피부로 느낀 현장 상황은 이와 달랐다. 행사장내 부스는 지난해보다 그 수가 줄었음에도 이가 빠진듯 군데군데 비어있었고 무대앞 관람석은 특정 순서를 제외하고는 텅 비어 '공연팀만의 공연'이 계속됐다.

한 참가 업체는 "해가 거듭할 수록 오히려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고 까지 할 정도였다.

▷제자리 걸음= 올해도 '변함없는' 행사였다. 36회 숫자를 바꾸더라도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이에 대해 재단측은 "불경기와 더위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행사장을 찾은 대부분의 한인들은 '아이디어 부재'를 지적했다.

김모(43)씨는 "아무리 경기가 나쁘고 덥다고 해도 올 수 밖에 없는 이벤트가 없다"고 꼬집었다.

당초 재단측은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었다. 축제 개막 한달 전 한식 세계화에 발맞춰 '2009명분 비빔밥 만들기 시연'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축제 전야제에서 구색만 갖춘 '반짝 이벤트'로 전락하고 말았다.

▷죄여오는 예산= 매년 그렇고 그런 행사로 채워지다보니 후원업체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실제로 지난해 3만달러를 후원했던 한국의 대기업은 올해 1만5000달러로 절반을 뚝 잘랐다.

이 업체 관계자는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거액을 들여 행사를 후원하는데 비해 광고 효과는 매년 기대 이하"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재단측의 수입은 줄고 있지만 오히려 지출은 늘고 있다.

공원국은 올해 행사장 사용비를 지난해보다 30% 올려 부스 1개당 800달러를 요구했다. 또 재단측은 텐트 설치 업체에 500달러를 따로 지불해야 했다. 여기에 공원내 잔디를 보호하기 위한 플라스틱 방수 바닥판을 설치하는데 4만달러를 추가로 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아이디어 부족→예산 확보 실패→만성 적자'라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운영 '시스템화' 절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부실 진행이다. 올해 행사중 여기저기서 '삐걱'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한국의 지자체를 초청한 엑스포 행사의 홍보 리셉션이 지난 17일 열렸지만 같은 시간 전야제가 개최된 탓에 참석한 LA쪽 바이어는 고작 5명에 불과했다. 물건을 파는 사람만 참석한 반쪽 행사가 되고 만 셈이다.

축제 퍼레이드 그랜드마샬도 올해 4명이나 선정되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했다. 재단측이 MOU를 체결한 멕시코 할리스코 주지사의 참여 여부가 불확실하자 주류 정치인을 '보험용'으로 선정해 놓았던 것이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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