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자녀 세대에게 추석이 갖는 의미와 고유 풍습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뭐라도 하긴 해야겠다’는 조급함마저 들기 쉽다.
이럴 땐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가족끼리 모여 앉아 송편빚기를 해 보는 것 만큼 ‘효율적’인 추석 이벤트도 없다. 한가위 기분을 한껏 내 보는 것은 물론, 재미난 공작 놀이 같이 아기자기하게 송편을 만들다 보면 까르르 터지는 아이들의 웃음에 집안 분위기까지 훈훈해질 것이다.
여차하면 아이들의 타인종 친구들을 불러 함께 송편을 빚어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홈 베이킹 못지 않게 직접 만든 ‘이국적’ 음식을 즐기며 한국의 맛과 멋을 배워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
송편을 ‘예쁘게’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도 자유로워지자. 좀 못생겼으면 어떠랴, 내가, 우리 아이가 직접 만든 송편인데.
전통떡 전문점 산수당의 헬렌 한 사장에 따르면 요즘 '송편계의 트렌드'는 한마디로 '색조'다. 백색과 쑥색으로 고정돼 있던 송편의 반죽 색깔에 갖가지 천연 재료를 넣어 다채로운 색상을 연출해 낸다는 것.
알록달록한 색상이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물론 반죽에 첨가된 다양한 재료가 입 안에서 은은한 맛으로 퍼지며 한층 새로운 송편의 맛을 선사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찰흙놀이를 하듯 색색의 반죽으로 빚어보는 송편을 좋아할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쌀가루는 1킬로그램 정도가 적당하다. 4인 가족에 이웃이나 친구와 조금씩 나누어 먹는 것도 가능할 정도의 양이다. 반죽은 뜨거운 물로 해야 한층 쫀득쫀득하고 차진 반죽이 된다는 것을 유념할 것.
어느 정도 반죽이 되면 색깔 내는 작업을 해 보자. 쑥을 넣어서 진한 초록빛을 내는 것은 기본이다. 이 밖에도 호박이나 복분자 흑미 식용 황토 등을 섞으면 소박한 색과 담백한 맛이 가미된 반죽이 된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50센트 이하에 구입할 수 있는 작은 봉지의 각종 천연 분말 가루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딸기 고구마 치즈 등의 가루를 넣으면 레드 퍼플 옐로우 칼라가 확연한 반죽도 가능하다.
빚어 낸 모양이 서툴어 보일까 걱정이 된다면 포크 등을 이용해 일부러 바깥 쪽에 장식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은은한 빛깔의 반죽으로 송편을 빚은 후 화려한 색깔의 반죽을 조금씩 떼어 장식을 하거나 글자를 새겨 넣는 것도 좋다.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놀이용'으로도 즐기기에 좋다.
반죽은 만지기 좋을 만큼 적당히 식었을 때 조금씩 떼어 동글게 만든 후 엄지 손가락으로 가운데를 쑥 눌러 소를 담아 살짝 닫아주면 된다. 소로는 가볍게 찐 밤과 콩 깨 정도면 충분하다. 아이들 입맛에 맞추려면 깨에 허니파우더를 섞어 주는 것도 아이디어.
찜통에 담은 송편은 30분 가량 강한 불에서 찌는 것이 가장 좋다. 사이사이 광목 천을 넣어주면 서로 붙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기가 적당히 빠진 후 살짝 참기름을 발라주면 더욱 먹음직스러운 송편이 완성된다.
목판이나 도자기에 먹음직스레 담은 후에는 최근의 데코레이션 트렌드에 맞춰 꽃잎을 얹어 장식을 해 줄 수도 있다. 타인종 어린이들이나 친구들에게 대접해야 할 경우라면 직접 만든 송편에 부드럽고 상큼한 두텁떡 등을 곁들여 놓은 후 수정과나 식혜를 함께 낸다면 한가위를 멋지게 장식할 최고의 후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