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CC(LA Chamber Choir: 단장 오승일)가 LA필의 신임 뮤직디렉터 구스타보 두다멜의 취임 축하 할리우드 보울 연주회에 연합 합창단 일원으로 참가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공연하게 되면서 전 단원은 기쁨과 함께 코리안 커뮤니티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자부심까지 느끼고 있다.
창단된지 4년만에 주류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 받은 것에 대해 그동안 많은 노력과 열성으로 합창단 발전에 이바지한 단원들에게 감사 드린다.
이번 콘서트의 마지막 순서로 연주될 베토벤의 9번 '합창' 교향곡은 100여명의 LA 매스터 코랄(LA Master Chorale)과 8개의 커뮤니티 합창단이 참여해 180여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합창단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연주회의 하일라이트 곡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여러 소수계(흑인 히스페닉 한국 필리핀 어린이 등)에서 선정된 합창단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과 사랑의 한 획을 긋는 연주회라고 생각된다.
LA 매스터 코랄의 지휘자인 그랜트 거숀의 지휘 아래 리허설을 가져오며 여러 합창단들이 모여서 노래하면서도 이렇듯 좋은 화음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합창단원들의 화합하려는 의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29일 월트 디즈니홀에서 열린 마지막 리허설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을 처음 만났을 때는 조그마한 체격에 젊고 신선한 이미지가 장난기 많은 청소년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연습이 시작되고 지휘자의 음악적 요구가 시작되면서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그의 열정어린 지휘 모습과 강렬한 표현으로 200여명의 합창단원들은 하나가 되면서 나 자신도 그의 음악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인데도 열정적이면서도 템포가 아주 정확하고 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않고 원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지휘자는 단원들이 가지고 있는 그 이상의 것을 끄집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리허설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은 음악의 부분 부분들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면서 그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 내었다.
그동안 여러 훌륭한 지휘자들을 만날 때마다 느꼈듯 구스타보 두다멜 또한 그만의 독창적 음악해석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지나치기 쉬운 약박(off beat)들을 아주 중요시 여기며 음악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 내었고 각 성부마다 중요한 부분들을 열정적으로 지휘하면서 모든 단원들이 악보를 보지 않고 지휘자를 보면서 노래했다.
지휘자 자신이 악보를 보지 않고 연습을 시켰는데 악보를 암보한 정도가 아니고 깊게 음악을 이해하고 자신의 느낌으로 소화시켜서 합창 단원들에게 충분히 전달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났다.
첫인상에서 느꼈던 자그마한 체격과 귀엽게 느껴졌던 인상이 연습이 끝나갈 때는 아주 거대한 지휘자로 다가왔다.
무대를 같이 걸어나가게 되어 우리 합창단 소개를 하고 같이 함께 연주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인사를 했더니 반갑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앞으로 또 같이 좋은 연주를 하게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아주 친한 친구를 다시 만난 것 같이 친근한 느낌이었다.
지휘대에서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지휘자로서의 당당함과 카리스마가 압도했지만 옆에서 본 구스타보 두다멜은 친구 혹은 형제 처럼 따뜻했다.
그가 LA필의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것은 LA에 사는 우리들에게 자랑이요 희망이라고 다시 한번 느끼며 3일 그의 취임 축하 연주회 무대에서 힘차게 노래 부를 시간을 단원들과 함께 기다린다.
# LA필 하모닉 지휘자 구스타포 두다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