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타선이 크리스 카펜터를 흠씬 두들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다저스는 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연봉 46만 달러를 받는 맷 켐프(25)의 역전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5-3으로 선승했다. 켐프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포였다.
오클라호마 출신의 켐프는 원래 농구선수가 꿈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2년 연속 농구팀의 주 우승을 이끌 정도로 각광받는 기대주였다. 당시 팀 동료 셸든 윌리엄스는 지금 NBA 보스턴 셀틱스 멤버로 뛰고 있다.
하지만 켐프는 농구선수로는 키가 작은 게(6피트2인치) 흠이었다. 당시 야구에서도 발군의 재능을 보인 그는 "키 작은 농구선수보다는 차라리 키 큰 야구선수가 되겠다"며 졸업반 때 농구를 접고 야구를 선택했다.
본격적으로 야구에 전념한 시기가 늦어 기본기가 약하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켐프는 당당히 다저스의 간판타자로 거듭났다.
빅리그 3년차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중 조 토리 감독이 "이제 다저스는 너와 이디어의 팀이다"며 확실한 신임을 줬다.
이날도 다저스는 1회 라이언 루드윅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0-1로 뒤졌지만 켐프가 곧바로 말공격에서 사이영상 후보 카펜터를 우중월 투런포로 두들겨 승기를 가져왔다.
다저스는 3회 케이시 블레이크의 내야 안타 때 안드레 이디어가 홈으로 파고들어 3-1을 만들었다. 카디널스는 4회 스킵 슈마커가 적시 2루타로 2-3으로 따라 붙었지만 다저스가 5회 라파엘 퍼칼의 희생플라이 6회에는 2사 만루서 러셀 마틴이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추가해 5-2로 승부를 갈랐다.
생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등판한 다저스 선발 랜디 울프는 3.2이닝 2실점으로 고전했다.
2-3으로 추격당한 4회 2사 만루 위기를 잘 넘긴 제프 위버가 승리투수가 됐다. 카펜터는 5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4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여기가 승부처! "푸홀스를 걸러라"…토리의 '여우 전술'
다저스 1차전 승리의 분수령은 1회말 켐프의 역전 투런홈런이 터졌을 때다.
켐프의 홈런 한 방으로 2-1로 전세를 뒤집고 내내 리드를 지켰으니 눈에 띄는 승부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진짜 승부처는 상대 강타자를 철저히 따돌린 토리 감독의 여우같은 전술이었다.
1회초 카디널스 공격은 시작부터 날카로웠다.
다저스 선발 울프는 톱타자 슈마커에 볼넷 2번 라이언에 2루타를 맞아 무사 1 2루에 몰렸다.
카디널스 타석엔 ML 홈런왕 푸홀스. 토리 감독은 곧바로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비록 1사만루에서 루드윅에 1타점 적시타를 맞기는 했지만 초반 대량실점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다저스는 3-2로 앞서던 4회 1사 2루에서 다시 한 번 푸홀스를 고의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실점 위기 때면 철저히 상대의 주포를 견제했다. 카디널스는 푸홀스의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