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대략, 가량, 정도
“우리 돈으로는 약 550억 원이다” “550억 원가량이 들었다” 등의 표현이 있다. ‘약’은 관형사다. 수량을 나타내는 말 앞에서 그 수량에 가까운 정도임을 이른다. ‘-가량’은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정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가량’을 ‘정도’로 바꿔도 의미 전달에 문제가 없다. 띄어쓰기만 다르다. ‘정도’는 그만큼가량의 분량을 이르는 명사다. “550억 원 정도”처럼 앞말과 띄어야 한다.
“약 550억 원가량” “약 550억 원 정도”와 같이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같은 말을 겹쳐 쓴 꼴이다. 셋 다 대략의 뜻으로 사용되므로 하나만 넣어 표현해도 충분하다.
‘약’ ‘-가량’ ‘정도’는 그 수량에 조금 모자랄 수도, 조금 넘을 수도 있음을 나타낸다. 수량을 조금 넘는 경우만 표현하고 싶다면 ‘남짓’이나 ‘-여’를 사용해야 한다. ‘남짓’은 의존명사로 크기·수효·부피 따위가 어느 한도에 차고 조금 남는 정도임을 말한다. ‘-여’는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그 수가 넘음을 뜻하는 접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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