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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스 타선의 핵' 토리알바···시즌 중 가족 납치 아픔 딛고 컴백

Los Angeles

2009.10.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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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PO행 기여, NLDS 2차전 승리 견인
투런포를 쏘아올려 콜로라도의 NLDS 2차전 승리를 이끌었던 요빗 토리알바에게 있어 올해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일 것이다.

지옥이 먼저 찾아왔다. 지난 6월초 토리알바는 11세 외아들과 처남 2명이 고향 베네수엘라에서 납치됐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는 야구를 올스톱하고 곧바로 베네수엘라로 날아갔다.

그러나 경찰은 토리알바가 사건에 접혀 개입하지 말도록 했다. 토리알바가 왔다는 것이 알려지면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몸값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납치범과 관련된 사건은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처음에 5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했다가 5만 달러로 내려갔고 수사관들이 친척으로 위장하고 돈을 건네주는 현장에 나가자 범인들이 아들과 처남 2명을 내려놓고 도주했다는 것이 당국의 발표였지만 납치범들에게 93만 달러를 건네주었다는 말이 많다.

토리알바가 이 사건으로 고향으로 떠날 당시 로키스 구단은 어수선했다. 디비전 선두 다저스에 15게임차로 뒤져 회생 불능으로 보였다. 충격 요법으로 클린트 허들 감독을 해고하고 짐 트레이시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부임 첫 3경기서 내리 패했다.

그러나 토리알바는 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가족에만 온 신경을 썼다. 그는 즉시 베네수엘라에 있는 모든 재산을 처분했고 가족을 모두 마이애미로 이주시켰다. 트레이시는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시간을 줄 테니 가족들이 안정을 찾도록 하라고 배려했다.

토리알바는 아들과 놀이 공원에 다니고 가족 전원이 정신 치료를 받았다.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그는 한 달여 만에 야구로 돌아왔다. 마이너리그의 재활 경기를 거쳐 빅리그에 복귀한 것은 8월 초.

로키스는 그 사이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해 있었다. '락토버'를 방불케하는 놀라운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11연승을 내달리며 승률 5할을 넘기더니 내셔널리그 서부디비전의 실세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변신에 힘을 더해준 것이 바로 토리알바였다.

납치 사건을 겪고 돌아온 토리알바는 얼굴 표정부터 달랐다는 게 동료들의 말이다. "삶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생겼다"며 전에 없던 열정을 필드에 쏟았다. 9월들어 로키스가 흔들거리자 버팀목이 되준 인물도 바로 토리알바였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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