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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의 에스크로 기간] 속 마음 드러내기

Los Angeles

2009.10.2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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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프리마 에스크로 대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만약 사람들이 상대방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세상에는 걱정 거리가 없을 것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속 마음을 금방 드러내는 사람이라면 혹 기분을 거슬려 무안을 당할 까 걱정이고 무슨 꿍꿍이 속인 지 알 수 없는 사람이라면 언제 뒤통수를 맞을까 두려워서 늘 고민인 것이 세상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라 재미있다.

오늘도 사무실에는 툭 털어놓고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이지 않는 셀러와 바이어의 신경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각양 각색의 모양으로 발생한다. 확실한 바이어에게만 매상 점검을 허락하고 비밀 장부를 공개하겠다는 셀러와 손익 계산이 말한것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확인해야 조건 해제를 하겠다고 버티는 바이어 사이에 일차적으로는 에이전트의 피땀어린 절충이 눈물겹고 또 그에 덩달아 이것 저것 서류를 작성하는 에스크로 오피서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매상 점검을 '확실히' 끝내고 리스를 '철저하게' 점검한 후에 에스크로를 오픈하고자 하는 바이어와 계약금 걸고 '반드시' 사겠다는 약조를 한 바이어에게만 장부를 공개하겠다는 셀러 사이에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하는 비유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산다.

심지어 미리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한 설명 예를 들면 같은 샤핑몰 내에 비슷한 업체의 입주 예정이라던지 길건너 새로운 장소에 유사 경쟁사의 오픈등에 관한 소식 건물주와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일일히 고지식하게 설명하는 셀러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 되고 수년전 파일한 파산을 시시콜콜하게 얘기하고 본론을 시작하는 바이어도 찾기 힘들다.

셀러와 바이어로 서로 묶기 전에는 자신의 감추고 싶은 카드를 꺼내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솔직하다기 보다는 어리석다고 말한다. 사실 결혼 전 콩깍지가 씌우기 전에 자신의 결점과 가정의 허물을 먼저 오픈할 수 있는 대담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간혹 자신의 사업체 형편과 자책을 솔직히 털어 놓고 그 개선방안까지 제시하여 100% 오픈하는 셀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안개속처럼 알듯 모를듯 감추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른 솔직한 셀러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오히려 믿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바이어의 모습을 보는 것도 정말 신선하다.

새내기 오피서들에게 "고객의 만족"과 "정확한 일처리" 모두를 강조하다 보면 두가지를 함께 할 수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모순에 봉착할 때 안타깝다.

지난 봄 대충 넘어가지 못한 에스크로 오피서의 깐깐함 때문에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하신 H선생님의 불편하셨던 말씀 때문에 마음 한 구석이 늘 편치 않았는데 며칠 전 기막히게 싸게 나온 매물을 잘 좀 '꼼꼼히' 에스크로를 해달하고 부탁해 묵은 체증을 내리게 되었다. 쿨한 에스크로 오피서보다 인정 사정없는 오피서가 왜 필요하셨을까?

▷문의: (213)365-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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