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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본선거 릴레이 인터뷰] (3) 존 코자인(민주) 뉴저지주지사…'소수계 인재 등용하겠다'

New York

2009.10.2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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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는 말을 요즘 존 코자인 뉴저지 주지사(61·민주) 만큼 실감하고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막바지 여론조사에서 판세를 뒤집기는 했지만 초반부터 선거기간 내내 크리스 크리스티 공화당 후보에 밀려 추격전을 벌이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그의 재선가도에 예기치 않았던 복병으로 작용한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전력이었다.

월스트릿 출신이라는 경력이 ‘경제를 살리고 보자’ 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지난 선거 때는 승리의 원동력이었지만, 월스트릿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진원지라는 인식으로 바뀜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맞수 크리스티 후보가 여기에 주안점을 둔 네거티브 캠페인에 불을 지핀 것도 한 몫했다.

존 코자인 주지사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소수계 인재를 적극 등용하겠다” 고 밝혔다.

-뉴저지주는 소수계 출신 인재들이 많다. 특히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이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재선되면 소수계 인재를 등용할 생각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주민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주정부에는 히스패닉·흑인·아시안 등 소수계 인재들이 활동하고 있다. 소수계에는 여성도 포함된다. 지난 4년 동안 주정부 고위직에 여성 8명을 임용했다.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소수계 채용을 점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추석맞이 행사, 올 한인인구조사추진위원회 발족식 등 한인 행사에 자주 모습을 보였다.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좀 넓어졌나.

"한인들의 근면성과 높은 교육열은 다른 커뮤니티에 귀감이 되고 있으며 이를 높이 평가한다. 인구 조사는 언어 장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많은 참여를 당부한다. 추석잔치는 한국 문화를 미국 사회에 알릴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생각해 방문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민자를 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이민자를 위해 그들의 고유 언어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양한 소수계 노동력은 뉴저지 경제의 가장 큰 자산이다. 이민자들이 많이 종사하는 소규모 비즈니스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주정부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직업교육과 인턴십을 제공하고 있다.

정확한 이민자들의 센서스 데이터를 분석한 후 영어가 아닌 고유 언어로 교육이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이민자들도 주정부가 이미 제공하고 있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바란다."

코자인 주지사는 임기동안 교육환경 개선, 어린이보험 적용 확대 등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2006년 이후 교육 예산을 18억달러 이상 늘리면서 학교 신축·특수교육 프로그램 도입·조기 교육 활성화 등 교육환경 기반을 다지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흑인과 백인 학생간 학력 차이가 줄고, 고교생 수학·영어 평균 성적이 전국 3위에 오른 것이 그 같은 노력의 결실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모든 어린이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관련 법을 개정한 것도 ‘잘한 일’ 에 속한다. 그는 이를 뉴저지 전주민 건강보험 가입을 위한 첫 걸음으로 삼아, 가구의 연소득 제한 범위를 확대해 3년 이내에 전주민이 혜택을 받도록 만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안전밸트 위반 사건이 그것이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그는 당시 안전밸트를 매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입장이 곤란해지자 직접 공익광고에 출연해 안전벨트 착용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 점도 실책으로 간주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정치력에 가장 큰 상처를 남긴 것은 공직자 스캔들. 지난 7월 민주당 소속 정치인을 포함한 공직자 40여명이 부정부패 혐의로 무더기 체포됨으로써 도덕성에 타격을 안겨 주었다.

크리스티 후보가 초반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약점을 이용한 흠집내기 작전이 주민들에게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뉴저지주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실업률이 1977년 이후 최고치인 9.8%에 이르고 있다. 크리스티 후보는 월스트릿 출신인 코자인 주지사가 경제회생을 책임질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경제를 살릴 방안이 있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직업 창출과 비즈니스 환경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뉴저지는 50개 주 가운데 가장 먼저 ‘경제 회복 지원 계획’을 실행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주정부는 고용주가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1년 이상 유지하면 신규 일자리 1개당 3000달러를 지원하고 설비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성과가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지난 1년 동안 민간 분야에서 1만6000개가 넘는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또 고속도로·브리지 등 대중교통 기반시설 공사와 학교 신축 등에 투자를 확대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건설 관련 신규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또한 뉴욕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철도 터널공사를 통해 건설 직종 4만4000개 일자리와 환경 관련 직업 2만개가 새롭게 생길 예정이다."

-뉴저지 경제를 이끄는 중심축은 소상인이다. 소상인과 중산층을 위한 세금 감면, 자금 지원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앞서 말했듯이 소상인과 중산층은 뉴저지 경제의 뿌리다. 그들을 지원하는 것은 주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라고 믿는다. 뉴저지는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자금 170억달러를 지원받아 소상인 지원, 세금 감면, 친환경 사업 등에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인은 주정부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적극 문의하길 바란다. 또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에게 난방비·전기세 지원을 늘리고 푸드뱅크와 파산 보호를 위한 무료 법률 서비스 지원도 확대하겠다."

현재 독주가 예상됐던 크리스티 후보의 지지율 거품이 빠지면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9월까지 10%포인트 이상 뒤졌던 코자인 주지사의 지지율이 역전세로 바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코자인 일병 구하기’ 식 지원사격과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의 손들어주기가 약효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코자인 주지자를 “뉴저지에 필요한 리더”라며 “앞으로 4년 동안 예산 문제와 정부의 부정부패를 척결할 것”이라며 코자인 주지자를 지지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마음 놓을 수 없는 불안한 리드다. 오차 범위 내에서의 혼전세여서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존 코자인 주지사는…

47년 일리노이주 테일러빌 출생. 아버지는 농부이자 보험 세일즈맨, 어머니는 교사였다. 테일러빌고교와 일리노이주립대(어바나-샴페인) 를 졸업,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해군 복무. 75년 뉴저지로 이주, 94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2001~2006년 뉴저지 연방상원의원. 제54대 주지사로 선출됐다. 2003년 아내 조앤 덕허티와 이혼했으며 세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호보큰 거주.

공완섭 편집국장·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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