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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기록 10년까지…'범죄자 낙인'

Los Angeles

2009.11.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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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인 체포자 883명으로 50% 증가
2차·3차 옮기다가 적발되는 경우 많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한인 체포자 수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가주 법무부가 밝힌 체포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총 2043명의 한인이 체포됐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883명의 한인이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이는 지난 2007년에 비해 50% 증가한 수치로 음주 운전으로 체포되는 한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06년엔 510명이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한인 음주운전 체포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 관계자들은 '한인들의 관대한 음주 문화'와 '음주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부족'을 꼽았다.

형법 전문 변호사는 "미국에는 한국처럼 매일 음주 운전 검문이 있는 것도 아니라 대부분 몇 잔 안 마시고 운전하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미국의 경우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적발되면 처벌의 강도가 한국과 다르고 사회적 인식의 차이도 크다"며 "아무리 음주 운전이 경범 혐의라고 해도 기록이 10년까지 남아 범죄자로 낙인이 찍힌다"고 덧붙였다.

교통법 전문 변호사는 "대부분 LA한인타운에 밀집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한인들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당연히 운전대를 잡는다"며 "특히 2차 3차로 이어지는 한국식 술문화로 이어 자리를 옮기다가 음주운전에 적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장 회식일 경우 상사가 술취한 부하직원을 버젓이 음주운전 시키는 일이 많다"며 "이런 경우에는 부하직원도 당당히 '노'를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벌 갈수록 강화…상습범엔 면허증 영구 박탈 추진
LA카운티·새크라멘토, 음주측정기 부착 의무


가주에서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는 주민들이 늘면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9월 가주 하원은 LA카운티와 새크라멘토 알라메다 지역등에서 음주 운전 적발자의 자동차에 의무적으로 음주측정기를 부착하는 운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지난 달엔 아놀드 슈워제네거 가주 주지사가 첫번째 음주운전 위반자라도 차량에 의무적으로 음주 측정기를 부착하는 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7월1일부터 LA카운티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는 차량에 음주 측정기를 반드시 부착해야 운전이 가능하다. 음주측정기는 약 10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와 더불어 상습 음주운전자는 상습 음주운전자가 다시는 운전을 못하도록하는 처벌 법안을 추진중이다.

아무리 많은 음주 운전 적발 기록이 있어도 음주운전으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면허증을 영구히 박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추방시키는 법안까지 상정됐다.

현재는 영주권자라도 음주운전 혐의 자체로는 추방되지 않고 있지만 국무부는 지난 2007년 7월부터 음주운전이나 음주로 인한 범죄 기록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비자 심사를 강화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7월엔 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최소 15년에서 종신형까지의 형량이 선고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종전엔 3~5년의 형량이 선고됐다. 음주 운전자가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여성 위반자 급증…한인타운 2년새 3배

음주운전에 적발되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으며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또한 프리웨이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 뒤에는 여성 음주운전자가 적지 않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지난 해 술이나 약물을 복용한 뒤 운전을 하다 적발된 여성 운전자의 수는 10년 전인 1998년보다 28.8% 늘었다.

또한 LA한인타운에 있는 한 운전학교의 음주운전 교육생 중 30%정도가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3년전 여성 음주운전자 비율이 10%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약물 예방 및 음주운전 방지의 톰 마이어 디렉터는 "최근 여성 음주 운전자들 특히 아이를 차에 태운 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타운 내 운전학교 관계자는 "여성들에게 술은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 중 하나가 됐다"며 "여성들의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 이상의 만취 상태에서 적발되는 경우가 많아 늘 대형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달 애너하임 지역에서 여성 운전자가 몰던 픽업트럭이 프리웨이를 역주행해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119' 절주하세요

연말연시를 앞두고 한국 부산시가 음주로 인한 폐해를 알리고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이색 캠페인을 벌이기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시가 벌이는 '119절주 캠페인'은 1차에서 1가지 술로 9시 이전에 마치는 것을 의미한다.

연말까지를 '음주 폐해 예방기간'으로 지정해 '블랙아웃(Blackout.일시적 기억 상실)과 음주운전 예방'을 주제로 공익광고나 공공기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하는 한편 보건소 알코올상담센터와 연계한 절주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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