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제이 권의 에스크로 기간] '점심 시간'

Los Angeles

2009.11.23 18:4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제이 권/프리마 에스크로 대표
가까운 친지나 거래처에서 점심 약속을 하자고 하면 덜컥 겁부터 난다. 본의 아니게 워낙 약속 시간에 대한 신용(?)이 떨어진 지라 걱정부터 앞서는데 미리 해놓은 약속시간에 맞춰 준비하고 나서려면 예기치 않은 급한 손님이 들이 닥친다. 지금 당장 에스크로를 오픈해야 한다고 손님이 셀러와 함께 나타나면 표정관리가 잘 안될 때가 많다.

점심 약속하기가 겁나서 점심을 '뚝딱' 떼울 때가 많다. 대부분의 에스크로 오피서들은 만성 위장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침에 큰맘 먹고 챙겨온 바나나 혹은 넛트 등으로 대신하다 보니 만성 '화장실 고통(No.2)'이 따른다. 점심을 제대로 여유있게 먹지 못하니 저녁은 당연히 황제처럼 포식이다. 오랜 세월 에스크로를 해온 친구들을 보면 다른 데는 몰라도 복부 비만은 맷돌 수준이라고 서로 농담한다.

손님이 편리한 시간에 모든 스케줄을 맞추다 보니 늘 점심 시간은 황금 시간이 된다. 직장에 다니는 셀러나 바이어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나 모두 점심 시간을 선호한다.

문제는 시간을 어떻게 맞추는가에 있다. 손님이 점심 시간 외에는 절대(?) 시간약속이 불가능 하다고 해 원하는 12시30분으로 약속을 하고 기다리면 손님은 식사를 마치고 1시가 넘어 도착을 한다.

당연히 다음 손님을 기다리게 해야하는 불손함을 피할 수 없다. 오피서가 자신의 점심 시간을 어떻게 했는 지는 손님의 관심 밖이다. 정신없이 다음 손님의 기다리는 불편을 최소화 하기위해 오피서는 서두르게 되면서 여유있게 설명하고 친절하게 절차를 안내할 기회를 잃는다.

그래도 경륜있는 오피서의 경우에는 노련함을 발휘하기도 하겠지만 새내기 오피서들은 때론 당황하는 일이 더 많다.

계속 연이은 전화와 시간을 맞추어야 하는 업무의 특정상 자신의 점심을 잃어 버린 어린 오피서들을 보면 가엾기 짝이 없다. 정식으로 예약을 하고 기다리는 손님보다 늦게 허겁지겁 들어온 손님이 프론트의 안내를 받기보다 직행으로 "통과"하기가 일쑤다. 그리고 먼저 기다리는 손님보다 5분을 인내하기가 더욱 어렵다.

에스크로의 성격상 완벽한 서류의 작성이 훨씬 과정을 순조롭게 만든다. 더욱이 불충분한 설명으로 후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고 원망하는 손님도 있다.

두세번 반복은 하지 못했다 해도 오피서들은 필요한 설명은 습관적으로 짚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속문화에 익숙한 세련된(?) 손님들은 약속시간에 맞춰 여유있게 도착하고 자신들의 주어진 시간을 맘껏 활용하고 싶어한다. 설명과 질문을 충분히 주고 받는데 불필요한 전화나 다른 불청객들의 접근을 불쾌해 하므로 더욱 조심스럽다.

약속시간을 지켜 도착한 손님이 핸드폰을 끄며 앉으면 오피서는 전화나 메시지 블럭 요청을 프론트에 하게 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매너이기 때문이다.

▷문의:(213)365-808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