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측면'과 '면'
배를 건조하거나 건물을 지으려면 우선 설계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설계도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정면도(正面圖)·배면도(背面圖)·측면도(側面圖) 등이다. 정면·배면·측면을 쉬운 우리말로 하면 앞면·뒷면·옆면이다.측면은 이렇게 정면·배면과 함께 쓰일 때 그 개념이 정확히 드러난다.
그런데 신문 기사 등에서는 이 측면을 ‘사물이나 현상의 한 부분 또는 한 분야’라는 뜻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경제적·문화적으로는 선진국 못지않다. 그런데 유독 남녀평등 측면에선 여전히 격차가 심하다.” “이름을 잘못 붙이는 바람에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든 측면이 있다.”
이처럼 신문 등에서 ‘측면’을 ‘면(面)’의 뜻으로 계속 사용해 와서 그런지 표준국어대사전도 ‘측면’에 ‘사물이나 현상의 한 부분 또는 한쪽 면’이란 풀이를 해 주었다. ‘측면’과 ‘면’이 같은 뜻이 돼 버린 것이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말하면 ‘측면’은 ‘정면’이나 ‘배면’ 등과 함께 쓰일 때 가장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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