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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의 에스크로 기간] 마음의 선물

Los Angeles

2010.01.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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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권/프리마 에스크로 대표
해마다 한 해를 보내는 이맘 때가 되면 나이를 먹어가는 필자에게도 기다려지는 산타 클로즈가 계시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용케도 살짝 선물을 놓고 가시고는 전화도 받지 않으시는 우리 산타 할아버지는 그렇게 십 년하고도 몇 해가 지나도록 잊지 않고 찾아 오신다.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게 유난스러웠던 젊은 오피서 시절 어려운 문제로 에스크로에 찾아 오셨던 바이어 Y선생님은 사람을 잘 믿지 못하리 만큼 많은 고초를 겪으신 몹씨 피곤하고 지친 모습이셨다.

누가 보아도 가시돋힌 모습으로 직원들과 마찰을 겪고 계셨다. 성의껏 말씀을 경청하고 "우리 아버지"를 떠올리며 도와드렸다. 감사하게도 필자의 도움으로 일이 잘 마무리되고 어려운 일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Y 선생님의 산타 할아버지 생활이 시작되신 것이다.

직원들에게 '마음이 담긴 서비스'를 늘 강조하는 필자는 그것을 일터의 신조로 삼고 잇다. 내 집의 서류를 다루는 마음으로 내 재산이 달린 일처럼 나의 가족이 연관된 에스크로라는 생각을 하면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히 대충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실수를 하지 않으려 '보고 또 보고' 애정을 담은 에스크로가 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그런 오피서의 모습을 손님이 먼저 간파한다는 것이다. 내 일처럼 섬세하게 신경을 써주는 우리 변호사나 가족처럼 자상하게 지도해 주는 우리 CPA 자신의 재산처럼 정확하게 서류를 챙겨주는 에스크로 오피서와 누구나 가까이 하고 싶어한다.

멋적은 모습으로 혹은 부끄러워서 불쑥 내밀고 가시는 Y 선생님의 선물안에는 탱글 탱글한 알 밤이 가득할 때도 있고 갓 캐어 흙냄새가 풀풀나는 고구마가 들어있는 때도 있다.

한 해에는 알 크기가 고르지 않은 상품가치없는 사과가 잔뜩 들어 있었다.

보기에 썩 탐스럽지 않아 직원들 다 나눠주고 몇 개 집에 갖다 먹어보니 "아뿔사 실수!" 처음 먹어 본 진짜 맛있는 사과였다.

어느 해인가는 옥수수를 자루로 갖다 주시어서 하는 수 없이 냉장고 탓으로 나눠 먹긴했지만 '슈가 콘'의 맛을 잊지 못한다.농사가 직업이 아니신 Y선생님이 어떻게 기막힌 것을 구해오시는 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수고하시는 마음을 알고도 남음이어서 그 사랑에 일 년을 버티는 것같다.

오랜 고객이신 O선생님은 뒷마당에서 재배한 상추랑 깻잎을 잔뜩 따다 주시기도 한다. C부동산 회사의 사장님이신 K여사님은 손수 구우신 따끈한 과자를 한 소쿠리 올해는 기막힌 라자냐를 해주시었다.

먹을 것이 아니더라도 또 물건이 아닐 지라도 만지고 만져서 끝이 널널해지고 때가 꼬깃 꼬깃 묻은 카드에 담긴 메세지는 하루가 너무 행복하다.

"답답했을텐데 자상하게 도와 주어 정말 감사합니다. 가족이랑 꼭 식사하러 내려 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문의:(213)365-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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