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사회에는 사람이 뿌린 독물을 비롯 먹어서는 안 될 먹이를 가려내는 역할을 하는 직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디스커버리 채널이 보도했다.
영국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 대학 연구진은 개미들이 기근 때 자칫 독이 든 먹이까지 먹지 않게 하려고 일부 개미들에게 시식(試食) 역할을 맡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동물행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도싯 지역에서 잡은 4개의 템노토락스 알비페니스(Themnothorax albipennis) 개미 군락을 인공 집에 가둬 놓고 48시간 동안 먹이와 물을 주지 않아 '야생 개미의 통상적인 배고픔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일부 개미들은 최고 8개월 동안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
연구진은 사흘째 되는 날 먹이를 주기 전후에 각 일개미들의 행동을 추적했는데 기근 때는 평소 집 밖에서 활동하던 일부 일개미들이 집에 들어앉아 양식을 지키고 먹이를 물어오는 개미들로부터 양식을 받아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가 다른 개미들이 먹이가 꼭 필요할 때가 되면 집에 머무르던 개미들은 먹은 것을 토해내는 방법으로 먹이를 다른 개미들과 나누는 '살아있는 양식 창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런 개미들은 "먹이에 독이 들었는지 시식하는 역할과 양식 창고 역할을 겸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런 역할은 주로 나이 많은 개미가 맡아 젊은 층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개미 가운데 95%는 먹이 나누기가 시작된 지 30분 안에 최소한 한 차례 먹이를 얻어먹는데 이때 분배되는 먹이는 이미 섞여 희석됨으로써 독성을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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