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시장이 예전같지 않다는것은 많은 분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으로 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이제는 예전처럼 과도한 투자를 주택에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곤두박질 치기 전인 3년 전만해도 일단 사고보자는 무리한 주택구입이 많았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무리한 융자승인이었다.
그 때만해도 융자를 받으려는 고객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수입이 얼마라고 적기만하면 은행에서는 “네, 그렀습니까”하며 눈감고 감사하다는 식으로 융자승인을 해줬다. 그렇게 무리한 융자승인을 요구하는 고객들과 그 고객들의 융자승인을 받아주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브로커들 그리고 모든걸 알면서 애써 눈감아주며 융자승인을 해주었던 은행들의 삼박자가 이후 부동산 시장 붕괴의 시발점이 됐다.
▷가능한 융자를 먼저 확인하는 고객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이젠 융자승인이 확실하지 않은 고객에게 집을 보여주는 수고를 하려하지 않는다. 열심히 집을 보여주고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줘도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정도의 집을 구입할 수 있는지 다운페이는 어느 정도 해야 융자가 가능한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거기에 맞추어 집을 찾아준다. 예전처럼 무조건 맘에 드는 집을 골라 융자승인을 쥐어짜내 듯 받아내려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자신의 수입에 맞는 맞춤융자-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대부분의 첫 상담에서 첫마디는 “이 정도 가격대의 집을 구입하려는데 가능할까요?” 또는 “제가 어느 정도까지 융자가 가능할까요?”이다. 예전처럼 악조건에서도 무조건 융자승인이 가능하다는 브로커에게 능력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젠 고객들도 자신의 상황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또는 융자가 힘들다는 정도는 다 알고있는 듯 하다. 크게 무리하면서 융자를 받으려 하지도 않는다. 몇년간의 힘든 시기를 격으면서 혹은 주변에서 모기지로 힘겨워하는 분들을 많이 지켜보면서 융자승인이 가능하다 하여도 금액을 낮추는 분들이 많아졌다.
▷적당한 세금보고- 특히 자영업이 많은 한인사회에서는 세금보고를 최소화 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제 지나치게 적은 세금보고는 더 많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것을 아는 분들이 많다. 집을 구입할 때는 물론이고 비지니스의 확장 또는 새로운 비지니스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세금보고는 필수적이다. 또한 현재 소유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팔기 위해서도 적당한 세금보고는 필수사항이 되었다.
지금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무리한 융자를 받으려는 사람과 그 융자를 받을 수 있게 유도해준 사람, 무리한 융자를 승인해준 은행 등 모두의 잘못이다. 지금은 이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어려움을 겪으며 많은 은행들도 위기극복을 하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이제야 바른 길로 가고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생각도, 융자회사의 생각도, 그리고 은행들의 자세도 모두 변했고, 이 모든 변화가 다시 안정된 주택시장을 위한 힘겨운 첫 걸음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