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사설]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의미

Los Angeles

2010.02.17 20:4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한국 젊은이들의 질주가 눈부시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메달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승훈이 남자 5000m에서 은메달 모태범이 남자 500m에서 금메달 이상화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스스로 믿기지 않았고 보는 사람은 놀란 쾌거다.

이들의 질주가 금메달 혹은 은메달이었기에 쾌거인 것은 아니다. '우린 안 돼'라던 오랜 생각의 벽을 깼기 때문에 쾌거다. 모태범과 이상화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땄다. 한 국가가 500m에서 동반 우승한 것도 처음이다.

흔히 이 종목은 육상의 100m에 비교된다. 한국 선수가 여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100m 경기에서 우승했다고 상상해 보라. 그것도 남자와 여자 선수가 모두. 이들 우승의 의미와 감격을 느낄 수 있다.

이승훈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고정관념을 깼다. 아시아 선수는 한 번도 겨울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의 5000m 이상 장거리 경기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걸 이승훈이 깼다.

한 국가가 한 인종이 오랜 실패의 기억을 쌓아 만든 벽을 깨는 일은 지난한 일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그 지난한 일을 해낸 것이다. 그래서 더욱 놀랍고 자랑스럽다. 수영의 박태환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그리고 스피드 스케이팅의 삼총사…. 이들은 하나같이 체격 조건 자체가 불리하다고 지레 포기했던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섰다.

이들의 쾌거는 생각 자체를 바꾸게 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혁명이라 부를 수 있다. 이민자여서 한계를 느낄 때 인종의 천장에 부딪칠 때 문화와 언어의 벽에 막힐 때 이들을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열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도 그들처럼 달릴 수 있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