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우리가 자주 들은 내용이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각자의 목표가 있고 또 그 목표에 가는 길이 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이 힘이 들거나 불안할 때 우리는 다른 길에 대해서 동경을 한다. '내가 만약에 그 때 그 길을 갔더라면...' 그런데 사실 이러한 생각은 현재 내가 걸어가는 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생에서 우리는 많은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그 갈림길 앞에서 많은 고민과 갈등을 한다. 그리고 한 길만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간다. 인생은 이렇게 많은 길을 만나게 되고 또 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먼 훗날에 걸어온 길을 보면서 잘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할 것이다.
우리 신앙인들은 죽음이라는 종착점을 뛰어넘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영원한 생명을 향한 구원의 길이다. 우리는 이 천년 전에 이 땅에 오셨고 우리와 함께 사셨던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함께 걷고자 하는 것이다.
"당신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 말없는 어린양처럼 걸어가신 길.
외로이 걸으신 그 고통의 길 이젠 그 길을 내가 걸어가리라.
내가 가는 길 십자가의 길 그러나 그 길은 사랑의 길 부르심의 길.
그 은총의 길 당신을 따르는 길 생명으로 가는 길."
'그 길'이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이다. 내용이 좋아서 자주 부르곤 하는 노래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은 부귀영화나 출세가 보장된 영광의 길이 아니라 고난의 길이요 십자가의 길이었다.
우리는 바로 그 길을 걷고자 신앙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신앙공동체에 나오는 이들 중에서는 지금 자신이 걷고자 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저 사람은 왜 여기에 나오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신앙이 없는 이들과 다를 바 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교회의 전례력으로 보면 우리는 사순시기를 살고 있다. 이 사순시기를 살면서 지금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나는 예수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 100302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