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방문하면서 놀랐던 것은 한국 사회 전체가 '포인트 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는 모든 물건마다 포인트가 따라 붙었다.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포인트가 많이 쌓이는 쪽을 택하게 되고 쌓인 '포인트'는 현금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서울시가 재미있는 시도를 시작한다. 이른바 'S(seoul)-머니'라는 것을 만든단다. 자신의 노동과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무료로 베푼 뒤 받는 일종의 '포인트'다. 서울 시민을 위한 '레츠'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레츠'는 'Local Exchange Trading System (LETS)'의 줄임말이다. 우리 말로는 지역화폐 품앗이 등으로 불린다.
'레츠'는 자신의 재화나 노동을 다른 사람의 것과 교환하는 것을 원리로 삼고 있다. '레츠' 운동은 이미 국가 간의 장벽마저 무너뜨린 거대한 세계 경제체제의 영향아래서 인간의 공동체성을 찾아보려는 몸부림에서부터 출발했다. '돈'의 많고 적음으로 사람의 가치를 결정해버리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소박한 저항운동인 것이다.
대부분의 부부 싸움을 비롯해 삶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상당부분 '돈'과 연관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교회싸움 또한 종국에는 '재산분쟁'으로 귀결되는 것을 보면서 '돈'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돈' 자체가 '악'은 아니다. 돈을 잘 사용하면 '약'이 되고 잘 못 사용하면 '악'이 되는 것이다.
성경은 두 주인을 섬기지 말라고 말씀하면서 또 다른 주인을 돈이라고 말씀한다(눅16:3). 주머니에 돈이 두둑하면 세상이 다 내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기고 주머니에 돈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마치 버림받은 인생인 것 같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기도와 말씀 없이는 살아도 돈 없으면 하루도 살수 없다고 말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부자는 부러움의 대상은 되어도 존경의 대상은 아니다. '돈'이 '돌'처럼 보일 때 비로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도를 '득도'한 것이다. 이땅의 'Seoul-머니'를 하늘의 'Soul-머니'로 부지런히 환전하는 지혜로운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디모데전서 6:10)"
# 100302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