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극적으로 증자 성공, 서바이벌 새한은행···대형투자자 힘모았다

Los Angeles

2010.03.08 19:3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일단 살리자" 막판까지 의견 조율 진통
당국 제재 피했지만 이사회 구성 바뀔 듯
새한은행의 증자 성공은 작년의 옛 미래은행에 이어 한인은행가의 두번째 폐쇄은행 사례가 나올 경우 크게 흔들릴 수 있었던 한인은행권 전반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새한의 증자 과정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다함이텍 동양피엔에프 등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견기업들이 투자에 나섰고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모기지 회사 'PMC뱅콥'의 윌리엄 박 회장을 비롯한 재력가들이 전면에 나서 투자자를 모았다.

이날 하루 수금된 자금 규모가 총 증자액의 25%에 달하는 1500만달러에 달했다는 사실은 증자가 얼마나 극적으로 성공됐는지를 잘 보여준다.

일부 투자자들은 은행 측이 투자유치 활동을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회생 가능성에 회의적이었지만 대형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큰 투자가 하나둘씩 성사되며 분위기는 반전됐고 투자유치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에 당초 투자를 하지 않겠다던 투자자들도 다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 마감일인 8일 오후까지도 은행 측과 투자자들은 마지막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일단 은행을 살리고 보자'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연방준비은행(Fed)은 이번 증자를 통해 발행할 신주에 옵션으로 붙은 워런트(신주매입권)까지도 지분 계산에 포함한다고 지적해 은행 측이 급하게 신주 가격을 주당 0.50달러에서 0.35달러로 낮추는 등 돌발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Fed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가 걸린 다함이텍 안응수 회장은 일단 지분 9.9%에 해당하는 650만달러만 이번 증자에 참여하고 나머지 1050만달러는 Fed 심사를 거치기로 했다.

익명의 로컬 소식통은 "대형 투자자들이 중심을 잡아줬기에 소액 투자자들이 마음놓고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면서도 "모두가 은행이 잘되기 위해 이번 증자에 나섰다는 대의명분이 컸다"고 말했다.

새한은 경제 전반에 걸쳐 거품이 극에 달했던 2006~2007년 무리하게 외형성장을 추구하다 이번 금융위기와 불경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늘었고 이는 대출손실로 이어져 은행 자본비율이 감독국에서 정한 마지노선 이하로 내려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새한은 지난 12월 7일자로 티어1 레버리지 자본비율을 60일 안에 8% 이상 90일안에 10% 이상으로 유지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캘리포니아 금융감독국(CDFI)으로부터 받았다.

새한이 이번 증자 성공으로 감독 당국의 제재라는 그물에서는 빠져나올 수 있게 됐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번 증자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10~12% 정도에 그치게 되는만큼 이사회 구성이 크게 바뀔 수 있다. 또 앞으로 추가로 터져나올 부실 자산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를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염승은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