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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증자 성공' 새한은행 육증훈 행장…"경영·이사진 기득권 내려놓겠다" 설득

Los Angeles

2010.03.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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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취적으로 시장 접근…부실대출 과감히 정리
취임 이후 한순간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던 새한은행의 육증훈 행장은 오랫만에 마음껏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지난 3개월여간 은행을 살리기 위해 은행 관계자들이 만난 투자자들의 수만 600여명 정도 된다고 하니 이번 증자가 얼마나 어렵게 성사될 수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증자 절차를 마무리 짓는데 여념이 없는 육 행장을 만나봤다.

-증자는 됐지만 외부 환경에는 변화가 없다. 어떤 방향으로 은행을 운영할 계획인가?

"은행이 정상화된 만큼 그간 소극적이었던 모습을 버리고 보다 진취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려 한다. 이번 증자에 참여한 여러 투자자들이 추가 투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좋은 은행을 만들어보자고 하더라.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은행업에서는 자본금 싸움이 되는데 어려움 속에 성사된 증자는 자금 외에도 큰 지원군을 가져온 셈이다."

-새 자본금으로 어떤 영업을 할 계획인가?

"증자 문제가 해결된 만큼 감독국의 시정명령은 자산건전성만 조금 더 개선하면 될 듯 하다. 일단 자본비율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던 부실대출을 과감하게 정리해 자산건전성 개선에 노력할 생각이다.

이번 증자를 위해 한국을 오가며 한인 은행의 IT가 너무 떨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의 저축은행들과 비교해도 생산성이 크게 낮았다. 일단 IT 부문에 투자해 업무와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면 생산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은행이 어렵게 증자에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은행장 입장에서의 소감은 어떤가?

"증자 초기부터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경제여건도 안 좋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많아 선뜻 나서는 투자자도 없었다. 사모 증자의 성격상 투자유치 대상도 한정적이었고 불경기와 금융위기에 재력가들이 은행 투자를 매우 꺼렸지만 한국 대형 투자자들의 투자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모두가 증자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고 실제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했을 듯 하다. 성공 요인이 무엇이었나?

"경제 전망이 밝지도 않고 한인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집중도가 높아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은행 경영진과 이사회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전권을 새 투자자들에게 주기로 한 게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한은 상황이 절박했던 것도 사실이다. 여러 한인 은행들이 증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주가 희석이나 이사회 구성 등에서 기득권을 버리지 않으려 한다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한인 커뮤니티가 새한을 살려준 게 아닌가?

"한국과 미국에서 절반씩 하고자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6000만달러 가운데 5000만달러 가까이가 한인들의 돈이다. 상장 은행들이 월가 투자기관의 돈을 가져오는데 반해 새한은 100% 다 한인들의 돈이니 진정한 의미의 커뮤니티 은행이라 하겠다. 이번 일이 직원과 고객 모두가 은행에 로얄티를 확인하고 이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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