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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300년 전 멸종된 거대 조류 되살릴 수 있을까

Los Angeles

2010.03.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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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3~4미터 달하는 모아 새 알 화석서 DNA 추출 성공
약 3백 년 전 사람의 손에 의해 멸종된 거대한 새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호주의 과학자들이 최근 오늘날의 타조보다 훨씬 몸집이 컸던 멸종된 새들의 알에서 유전물질(DNA)을 뽑아내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 머독 대학의 마이클 브룬스 박사팀은 최근 화석화된 '모아'와 '코끼리 새' 등의 알에서 소량의 DNA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모아는 18세기 후반 뉴질랜드에서 멸종된 새다. 발에서 머리 끝까지 키가 약 4m에 달하는 거대한 새다. '코끼리 새'는 아프리카 동부의 마다가스카르 섬에 서식하다가 유럽의 식민주의자들이 상륙한 뒤로 남획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역시 키가 큰 것은 3m로 타조보다 훨씬 컸다.

모아나 코끼리 새 둘 다 타조처럼 날지 못하는 새였다. 이들 두 종류의 새는 멸종됐지만 알을 남아 있다. 화석화된 상태로 보관되고 있는 이 알들은 대략 농구공만한 크기에 타원형 모양을 하고 있다. 브룬스 박사팀은 이들 거대 조류 외에 1만9000년 가량 된 에뮤의 알에서도 유전물질을 뽑아냈다.

지금까지 멸종된 생물의 유전물질은 흔히 뼈에서 추출됐다. 또 머리카락 같은 체모도 자주 이용됐다.

그러나 화석화된 알에서 유전물질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알이 유전물질을 보호하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룬스 박사팀의 개가로 이제는 알에서도 많은 유전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연구를 멸종된 새를 복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즉 멸종된 새의 DNA를 알에서 뽑아내 닭이나 다른 조류의 알에 주입하면 이미 사라진 조류를 복원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에 얻은 DNA는 양이 극도로 적어 그 자체로는 복원 작업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브룬스 박사는 "향후 더 많은 DNA를 얻어 복원할 수 있게 된다 해도 윤리적으로 옳은 일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장 복원은 어렵더라도 이번 연구 결과는 새의 진화 등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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