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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의 의미

오랫동안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원칙으로 삼았다. 범죄학을 공부하면서 형벌은 복수가 아니라 제도라는 점을 배웠고, 법은 감정 위에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문장은 내가 범죄를 바라보는 기준이 됐다.   16건의 아동 성범죄로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데이비드 앨런 펀스턴(64)의 가석방 관련 기사를 최근 다룬 적이 있다. 기사 작성을 위해 과거 범행을 들춰보며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사건 발생은 1990년대, 아동을 차량으로 유인해 성범죄를 저질렀다.피해자는 모두 7세 이하의 아동들이었다. 당시 법원은 그의 유죄를 인정해 25년 이상의 종신형 3건, 그리고 추가로 20년형을 더 선고해 그는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고령의 수감자에게 가석방 심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가 있다. 50세 이상으로 20년 이상 복역한 수감자, 또는 60세 이상으로 25년 이상 복역한 수감자는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된다.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해당 수감자가 공공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다.     펀스턴도 이런 절차에 따랐다. 그의 형 집행 기간, 가석방 심사 과정, 사건 내용 등의 기록을 정리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범죄와 범죄자를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었다.   범죄는 개념이 아니라 결과다. 피해자의 삶에는 사건이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범죄자를 미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고 분노가 판단의 기준이 될 수도 없다. 가석방은 법적 절차의 결과다. 형벌은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 안전을 위한 제도다. 만약 사회가 감정을 기준으로 형 집행을 결정한다면, 법은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보면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감정이 법을 대체하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즉, 분노가 정의는 아니라는 의미다.   형벌은 법에 따른다. 특정 범죄자를 인간의 범주 밖으로 밀어내려 한다면, 그 기준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가. 특정 범죄자에 대한 배제를 정당화 한다면, 그 논리가 다른 범죄 유형에까지 확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석방 제도는 본질적으로 위험성 평가에 기반을 둔다. 과거의 범죄가 아니라 현재의 위험을 본다. 이는 범죄의 무게를 가볍게 보겠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형벌의 목적을 복수가 아니라 사회로부터 격리를 통한 교정에 두겠다는 것이다. 이 구조를 부정한다면 가석방 제도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 감정으로 예외를 만들기 시작하면 제도는 점차 자의적으로 변하게 된다.   물론 가석방 제도가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다. 위험성 평가는 오류 가능성을 내포한다. 재범 가능성이 없다는 것도 확률적 계산될 뿐, 절대적인 확신을 주지는 못한다. 그 불완전성이 불안감을 낳은 것이다. 특히 피해자가 여러명이라면  그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다. 그렇다고 가석방의 판단 기준을 감정으로 대체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만든다.   펀스턴의 가석방 과정을 보면서 한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의미가 도덕적 관용이 아니라 제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다. 감정을 배제하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요구다.   펀스턴의 범죄는 여전히 용서받지 못할 행위다. 그러나 그에 대한 형벌의 범위는 법이 정한다.     법은 차갑게 작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정에 따라 흔들린다.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는 감정을 억누르라는 것이 아니라, 판단 기준을 명확하게 하라는 주문이다.  송윤서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죄인 의미 가석방 심사위원회 가석방 제도 가석방 과정

2026.03.0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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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업주 살해한 갱단 출신, 징계 46건에도 가석방 논란

20년 전 한인 업주를 총격 살해 해 종신형을 선고 받은 갱단 출신 범인이 가석방 승인을 받았다.   그는 수감 생활 중 수십 건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개선의 의지가 보인다”는 이유로 가석방을 승인 받았지만, 검찰 측은 재범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파블로 카람보트(40)의 가석방 요청을 승인했다. 카람보트는 지난 2005년 11월 21일 매사추세츠주에서 뷰티 서플라이 업소를 운영하던 김영만(당시 64세)씨를 총격 살해했다. 이후 카람보트는 2급 살인, 무장강도, 불법 총기 소지 등의 혐의로 2008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문제는 카람보트가 심사위원회의 가석방 요청 기각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카람보트는 2021년 처음 가석방 심사를 요청했지만 ‘전반적으로 교도소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당시 카람보트는 폭력 행위, 무기 사용, 마약 등 교도소 내 징계 보고서만 46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년 뒤 열린 두 번째 심사에서 교정 당국은 카람보트가 약물치료(MAT) 프로그램 참여, 교정 프로그램 수료 등을 통해 “개선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카람보트의 가석방을 승인했다.   검찰 측은 즉각 반발했다. 매사추세츠주 햄든 카운티 검찰은 “약물 중독과 갱 활동은 평생 반복된 패턴”이라며 “(교도소 내) 갱단과의 연계가 끊긴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 측은 “석방되면 사회에서 다시 무기 소지나 마약 거래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건 당시 20세였던 카람보트는 공범 로돌포 멜렌데스와 함께 김영만씨가 운영하던 뷰티 서플라이 업소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 발각되자 김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김씨는 이들을 막기 위해  야구방망이를 휘둘렀고, 이 과정에서 카람보트가 김씨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범행 후 카람보트는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코네티컷강에 버렸다.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카람보트는 어릴 때부터 약물에 의존했고, 12세부터 갱단 활동을 시작했다. 16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후에도 강도와 마약 거래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람보트는 체포 직후 조사에서 “범행 당시 사용했던 총기는 마약 거래 중 신변 보호용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가석방 승인을 받은 카람보트는 석방 후 최소 6개월간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한다. 약물 및 알코올 검사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김씨 유가족과의 접촉은 금지되며, 주 3회 알코올중독자 모임과 마약중독자 모임 참석도 의무사항이다.   한편 카람보트는 2019년 교도소 내에서 약물·밀주 제조로 징계를 받았지만, 약물치료 프로그램 참여 후 “완전한 금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심사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에게 끼친 아픔은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며 “내 행동이 한 가정을 악몽 속에 살게 했고, 하나님의 법과 인간의 법을 모두 어겼다”고 말했다. 강한길 기자살해범 가석방 가석방 심사위원회 가석방 가능 약물치료 프로그램

2025.11.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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