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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업주 살해범 무리한 가석방 논란

Los Angeles

2025.11.16 18:04 2025.11.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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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범행으로 종신형
수감 중에도 46차례 징계
검찰도 재범 등 우려 반발
20년 전 한인 업주를 총격 살해 해 종신형을 선고 받은 갱단 출신 범인이 가석방 승인을 받았다.
 
그는 수감 생활 중 수십 건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개선의 의지가 보인다”는 이유로 가석방을 승인 받았지만, 검찰 측은 재범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파블로 카람보트(40)의 가석방 요청을 승인했다. 카람보트는 지난 2005년 11월 21일 매사추세츠주에서 뷰티 서플라이 업소를 운영하던 김영만(당시 64세)씨를 총격 살해했다. 이후 카람보트는 2급 살인, 무장강도, 불법 총기 소지 등의 혐의로 2008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문제는 카람보트가 심사위원회의 가석방 요청 기각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카람보트는 2021년 처음 가석방 심사를 요청했지만 ‘전반적으로 교도소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당시 카람보트는 폭력 행위, 무기 사용, 마약 등 교도소 내 징계 보고서만 46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년 뒤 열린 두 번째 심사에서 교정 당국은 카람보트가 약물치료(MAT) 프로그램 참여, 교정 프로그램 수료 등을 통해 “개선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카람보트의 가석방을 승인했다.
 
검찰 측은 즉각 반발했다. 매사추세츠주 햄든 카운티 검찰은 “약물 중독과 갱 활동은 평생 반복된 패턴”이라며 “(교도소 내) 갱단과의 연계가 끊긴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 측은 “석방되면 사회에서 다시 무기 소지나 마약 거래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건 당시 20세였던 카람보트는 공범 로돌포 멜렌데스와 함께 김영만씨가 운영하던 뷰티 서플라이 업소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다 발각되자 김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김씨는 이들을 막기 위해  야구방망이를 휘둘렀고, 이 과정에서 카람보트가 김씨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범행 후 카람보트는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코네티컷강에 버렸다.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카람보트는 어릴 때부터 약물에 의존했고, 12세부터 갱단 활동을 시작했다. 16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후에도 강도와 마약 거래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람보트는 체포 직후 조사에서 “범행 당시 사용했던 총기는 마약 거래 중 신변 보호용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가석방 승인을 받은 카람보트는 석방 후 최소 6개월간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한다. 약물 및 알코올 검사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김씨 유가족과의 접촉은 금지되며, 주 3회 알코올중독자 모임과 마약중독자 모임 참석도 의무사항이다.
 
한편 카람보트는 2019년 교도소 내에서 약물·밀주 제조로 징계를 받았지만, 약물치료 프로그램 참여 후 “완전한 금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심사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에게 끼친 아픔은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며 “내 행동이 한 가정을 악몽 속에 살게 했고, 하나님의 법과 인간의 법을 모두 어겼다”고 말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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