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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확실성에…10명 중 7명 "은퇴 미룬다"

#. 풀러턴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자영업자 유씨는 지난해부터 은퇴 계획을 세워왔다. 그러나 그는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출가하지 않고 집에 아직 함께 사는 성인 자녀 두 명을 부양하는 데다 최근 급격히 오른 물가 탓에 그동안 모아온 저축금이 부족해질까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50세 이상 근로자 10명 중 7명이 은퇴 시점을 연기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및 연금사인 F&G 어뉴이티스 앤 라이프가 최근 50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중 70%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금융 불안에 은퇴 계획을 이미 미뤘거나 미루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전체의 23%는 은퇴 시점을 확실히 늦췄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은퇴를 미루겠다고 답한 이들 중 절반(50%)은 금융 불확실성과 경제 변동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증가한 비율이다.     이어 48%는 은퇴 후 자금 부족 우려를 골랐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든 비율도 44%나 됐다. 42%는 더 많은 금융적 선택지와 안전망 확보, 경기 침체나 주식시장 하락 가능성을 우려한 이들의 비율은 34%로 조사됐다.   관세 등 물가 상승 우려에 이미 은퇴한 사람 중에서도 29%는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을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X세대 조기 은퇴자들 가운데 54%가 재취업을 고려하고 있어,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28%)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이 다시 일하려는 이유로는 42%가 지적 자극과 도전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답했지만, 이와 비슷한 40%는 추가적인 재정적 여유를 위해서, 36%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고 답했다.   F&G의 크리스 블런트 최고경영자(CEO)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젊은 은퇴 예정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을 주면서, 더 많은 이들이 은퇴 시점을 늦추거나 노동시장에 남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의 은퇴 준비에 대한 자신감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2%는 자신의 은퇴 금융 준비 상태를 C등급 이하로 평가했다. A등급을 준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불확실한 경제에 예비 은퇴자들 다수는 노후 대비 저축금에도 손을 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은퇴자협회(AARP)의 데이비드 존 수석 정책 자문은 “은퇴를 앞둔 다수의 근로자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노후에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고령층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나 인플레이션 압박을 견디기 위해 은퇴 저축을 줄이거나 인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훈식 기자불확실성 경제 경제적 불확실성 금융 불확실성 은퇴 금융

2025.07.2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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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페니 퇴출 조치가 남긴 질문

샌프란시스코 유학 시절, 거리 곳곳에 1센트짜리 동전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한국에선 IMF 사태로 환율이 두 배 이상 급등해 1센트는 20원 상당의 가치가 있었는데 아무도 줍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수업을 같이 듣던 타인종들에게 왜 아무도 동전을 안 줍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줍는 데 드는 칼로리를 돈으로 환산하면 손해야” “여긴 언덕이 많아서 줍기 귀찮아” 등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최근 불경기 탓인지 동전을 줍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데이터 분석업체 유고브가 지난해 297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8명은 길에 떨어진 동전을 줍겠다고 답했다. 단돈 1센트를 줍기 위해 기꺼이 몸을 굽힐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0%나 됐다. 사람들이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무시했던 동전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페니(Penny)로 불리는 1센트 동전은 1793년 처음 발행된 이후, 230년 넘게 미국 경제의 일부로 자리 잡아 왔다. 특히 1909년 에이브러햄 링컨의 초상이 새겨진 이후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화폐로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대다수가 페니를 거스름돈으로 받아도 잘 사용하지 않고, 주머니나 서랍 속에 방치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지난해 주조된 31억7200만 개를 포함해 약 1140억 개의 페니가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 조폐국은 2024 회계연도에 페니 하나를 생산, 유통하는데 약 3.69센트의 비용이 투입돼 853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들어 낼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적 비효율성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재무부에 페니 생산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그의 결정은 경제학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벤틀리대 경제학과 데이비드 걸리 교수는 “페니 하나를 만드는 데 추정비용이 3센트로 경제적 부담이 되고 매년 수백만 개가 사라지기 때문에 조폐국은 지속해서 대체 동전을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1센트 동전을 폐지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페니가 사라질 경우 소액 상품의 가격 증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최소 화폐 기준이 5센트로 되면 9.96달러짜리 제품 가격이 10달러로 반올림돼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가격을 반올림할지, 반내림할지는 불분명하지만, 비즈니스 목적이 이윤 추구에 있으므로 반올림될 가능성이 더 크다.   또한 페니 퇴출은 현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국내 현금 사용 비율은 20% 이하로 줄었지만, 여전히 은행 계좌가 없거나 카드 결제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동전이 중요할 수 있다.   웨이크 포레스트대 경영대학원 아자이 파텔 교수는 디지털 결제가 보편화된 계층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현금 거래에 의존하는 계층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와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페니의 주조 중단이 바로 사용 중지가 되는 것은 아니나 시대가 바뀌면서 그 역할이 점점 미미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5센트 동전인 ‘니클(Nickel)’의 주조 중단도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니클을 제조하는 데 11센트가 들기 때문에 페니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비효율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페니의 운명은 사실상 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여파는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이 고착화되고 서민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작은 동전 하나가 주는 상징성과 경제적 여파를 고려할 때 페니 퇴출이 과연 현명한 결정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언젠가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줍겠느냐는 질문조차 사라질 날이 올 수도 있을 듯싶다. 박낙희/경제부장중앙칼럼 퇴출 조치 경제적 비효율성 경제적 불확실성 페니 1센트 니클 5센트 동전 주조 조폐국 폐지 #koreadailyus #California #Korean #한인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가주 미국 OC LA

2025.02.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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