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심화·자금 부족 등 불안감 커져 X세대 조기 은퇴자 절반 이상 재취업 고려 저축 인출↑…"노후 대비 성적 C 이하" 32%
#. 풀러턴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자영업자 유씨는 지난해부터 은퇴 계획을 세워왔다. 그러나 그는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출가하지 않고 집에 아직 함께 사는 성인 자녀 두 명을 부양하는 데다 최근 급격히 오른 물가 탓에 그동안 모아온 저축금이 부족해질까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50세 이상 근로자 10명 중 7명이 은퇴 시점을 연기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및 연금사인 F&G 어뉴이티스 앤 라이프가 최근 50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중 70%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금융 불안에 은퇴 계획을 이미 미뤘거나 미루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전체의 23%는 은퇴 시점을 확실히 늦췄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은퇴를 미루겠다고 답한 이들 중 절반(50%)은 금융 불확실성과 경제 변동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증가한 비율이다.
이어 48%는 은퇴 후 자금 부족 우려를 골랐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든 비율도 44%나 됐다. 42%는 더 많은 금융적 선택지와 안전망 확보, 경기 침체나 주식시장 하락 가능성을 우려한 이들의 비율은 34%로 조사됐다.
관세 등 물가 상승 우려에 이미 은퇴한 사람 중에서도 29%는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을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X세대 조기 은퇴자들 가운데 54%가 재취업을 고려하고 있어,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28%)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이 다시 일하려는 이유로는 42%가 지적 자극과 도전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답했지만, 이와 비슷한 40%는 추가적인 재정적 여유를 위해서, 36%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고 답했다.
F&G의 크리스 블런트 최고경영자(CEO)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젊은 은퇴 예정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을 주면서, 더 많은 이들이 은퇴 시점을 늦추거나 노동시장에 남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의 은퇴 준비에 대한 자신감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2%는 자신의 은퇴 금융 준비 상태를 C등급 이하로 평가했다. A등급을 준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불확실한 경제에 예비 은퇴자들 다수는 노후 대비 저축금에도 손을 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은퇴자협회(AARP)의 데이비드 존 수석 정책 자문은 “은퇴를 앞둔 다수의 근로자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노후에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고령층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나 인플레이션 압박을 견디기 위해 은퇴 저축을 줄이거나 인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