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채텀 카운티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지역 경찰과 함께 순찰을 돌며 이민자들을 색출하고 구금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경찰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6월 채텀 카운티에서 ICE 요원들이 지역 경찰과 공조하거나 순찰차에 동승해 이민 단속을 벌였다고 19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추방 숫자를 늘리기 위해 ICE에 할당량을 배정하는 등 체포 압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ICE 요원이 지역 경찰 순찰차에 탑승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신문은 전했다. ICE에 대한 지역 셰리프와 경찰의 협력은 카운티 교도소에서 수감자의 체류신분 확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난 6월 11일 오전 6시 30분쯤 채텀 카운티 경찰은 사바나 외곽에서 녹색 픽업트럭을 멈춰 세웠다. 이유는 “트럭이 견인 중이던 유틸리티 트레일러의 번호판이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관은 보고서에 “ICE 요원이 운전자와 동승한 자가 불법 체류자로 생각했다”고 적었다. ICE 요원은 곧 두 사람에게 수갑을 채워 순찰차 뒷좌석에 태운 후 구치소로 이송했다.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두 번째 단속은 이민자 6명을 태우고 있던 흰색 작업용 밴을 타깃으로 삼았다. ICE가 지역 경찰과 함께 현장에서 단속을 벌였다. 운전자는 운전면허증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멕시코 신분증을 건넸다. 지역 경찰은 ICE 요원의 요청에 따라 이들을 구금하는 것을 도왔고, 6명 모두 심문을 위해 이민국 본부로 이송됐다. 채텀 카운티 경찰 대변인은 지난 6월 첫 번째 단속을 일회성 사건으로 규정했으며, 카운티 경찰과 이민국 합동으로 이민자를 체포한 것은 두 건이 전부라고 밝혔다. 작년부터 시행된 조지아주의 외국인 등록법에 따라 이민자들이 교통 위반 등의 이유로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되면 체류 신분을 확인해 불체자로 드러날 경우 ICE에 통보된다. AJC는 “ICE 요원들이 경찰차에 탑승해 단속하는 것은 법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ICE 요원이 순찰차에 동승해 다니며 단속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라틴계 커뮤니티는 “처음부터 이런 단속이 계속 있었던 것” 아니냐며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국토안보부(DHS)는 AJC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ICE는 단속 작전의 의도된 대상이 아닌 사람들을 구금하는 것을 ‘부수적 체포(collateral arrest)’라고 부른다. AJC는 이러한 부수적 체포가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더 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바나 지역 이민자들에게 식량, 의료 등을 지원하는 ‘그로우(GROW) 이니셔티브’의 로지 해리슨 설립자는 최근 이민자 구금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매우 빨라진 점을 언급하며 지역 경찰과 ICE 간의 공조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라틴계 주민들이 자주 오가거나 거주하는 지역에서 이런 식의 교통 단속을 벌이는 것이 인종 프로파일링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윤지아 기자순찰차 요원 ice 요원들 카운티 경찰 경찰 보고서
2025.08.19. 15:37
유나이티드헬스그룹(UHC)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50) 최고경영자(CEO)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맨지오니(26·사진)는 체포 당시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소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선언문에는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뉴욕 경찰의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경찰 보고서는 맨지오니가 톰슨 CEO의 살해를 상징적인 제거이자 제약업계의 부패 및 ‘파워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여겼다고 평가했다. 맨지오니는 선언문에서 자신이 단독으로 범행했다고 언급하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을 사과한다. 하지만 그것은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맨지오니는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술문명을 반대하며 폭탄 테러범이 된 테드 카진스키를 흠모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유나바머(Unabomber)’란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카진스키는 1978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의 대학과 항공사 등에 소포로 사제폭탄을 보내 3명을 숨지게 한 테러범이다. 맨지오니는 SNS에서 카진스키를 “극단주의적 정치 혁명가”라 칭하고 그의 선언문 산업사회와 미래를 두고 “선견지명이 있다”고 칭송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제시카 티쉬 뉴욕경찰청장은 NBC 인터뷰에서 “세 쪽으로 된 선언문에는 반기업 정서와 의료보험 업계와 관련된 많은 문제 관련 내용이 담겼다”라며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향후 몇주 또는 몇 달간 이뤄질 수사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케니 뉴욕경찰청 수사국장도 브리핑에서 맨지오니에 대해 “‘코퍼레이트 아메리카’(Corporate America)에 악의를 품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코퍼레이트 아메리카는 미국의 대기업 또는 미국의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지칭하는 용어다. 맨지오니는 이날 범죄인 인도 심문이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블레어카운티 법원에 도착한 뒤 기자들을 향해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미국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외쳤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법원은 이날 맨지오니 변호인이 신청한 보석 허가를 거부했다. 한편 맨지오니는 지난 4일 오전 6시 44분께 뉴욕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톰슨 CEO를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본지 12월5일자 A-4면〉 관련기사 유나이티드헬스 CEO 맨해튼서 피격 사망건강보험사 기생충 선언문 산업사회 코퍼레이트 아메리카 경찰 보고서
2024.12.10. 20:19
한 백인 여성이 흑인 혼혈 딸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가 인신매매범으로 몰려 경찰까지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사자는 항공사가 인종으로 차별 대우를 했다고 주장했다. 8일 CNN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매리 매카시란 여성은 지난달 22일 남동생이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딸 모이라(10)와 함께 덴버로 가는 마지막 사우스웨스트 항공기를 탔다. 모녀는 새너제이에서 경유하면서 떨어져 앉아야 했지만, 딸이 갑작스러운 삼촌의 죽음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다른 승객들의 배려로 나란히 앉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덴버 도착 직후 일어났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경찰관 2명이 이들 모녀에게 다가왔다. 매카시는 "너무 놀랐다"며 "전날 남동생을 잃기도 했고, 가족 중 또 다른 누군가 죽어서 경찰이 그 소식을 전하러 온 줄 알았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딸은 더욱 겁에 질린 상태였다. 삼촌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에다가 그동안 뉴스를 통해 경찰들이 흑인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모녀가 탑승 전후 수상한 행동을 했다는 보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했다. 매카시는 사건 발생 2주가 지나서야 경찰 보고서를 통해 당시 자신이 인신매매범으로 오해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고서에는 모녀 모두 결백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사실과 함께, 사우스웨스트 항공 승무원이 그의 인신매매 가능성을 신고했다고 적혀 있었다. 매카시는 항공사가 인종을 기준으로 분류해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인종 프로파일링'(racial profiling)을 했다며 응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항공사 측에 해당 사건에 대한 서면 사과, 항공권 전액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과 함께 '무고한 가족, 특히 슬픔에 빠진 10살짜리 흑인 소녀에게 가해진 정신적 충격에 대한 추가 보상'을 요구했다. 그의 변호인은 CNN에 "만약 아이가 백인이었다면,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공사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당사자에게 연락하겠다고 CNN에 밝혔다. 연합뉴스. 인신매매범 흑인혼혈 항공사 측은 경찰 보고서 매리 매카시
2021.11.09. 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