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의 녹지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커뮤니티와 정치권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학교 부지 활용, 방치된 공공부지 재정비, 투명한 공원 수수료 사용 등 실질적인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빌 로빈슨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 의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인타운은 LA에서 녹지 공간이 가장 부족한 지역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아파트가 대거 들어섰지만, 아파트 유닛당 부과되는 공원 수수료(park fee)가 녹지 공간 확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해당 자금이 실제로 공원 확장에 쓰였는지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빈슨 의장은 녹지 공간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학교 부지 활용을 제안했다. 그는 한인타운 내 많은 학교들이 넓은 부지를 보유하고도 학생 수는 줄고 있다며, 이는 LA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시정부가 LA통합교육구(LAUSD)와 협력하거나 일부 부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전환한다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교 부지를 공원과 연계할 경우, 지역 내 부족한 녹지 면적을 효과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다른 방안으로 버몬트 애비뉴와 6가에 위치한 한미박물관 예정 부지의 활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해당 부지는 LA시가 제공했지만 수년째 박물관 건립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 커뮤니티의 ‘재팬 가든’, 중국 커뮤니티의 ‘차이니즈 가든’처럼 한인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반영한 전통문화 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사업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예산 지원을 받을 여지도 있다”며 실현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원 수만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토질 개선과 환경 정비를 통한 지속 가능한 조성 방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원 조성과 동시에 토양 오염 여부를 점검하고,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생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한인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 장기적인 녹지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로빈슨 의장은 주민의회 차원에서 LA한인회 등 주요 한인 단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도 제시했다. 또한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헤더 허트(10지구) LA시의원과 긴밀히 협의 중이며, 관련 방안이 LA시정부와 시의회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허트 시의원은 지난해 9월 서울국제공원 확장안을 발의한 뒤, 꾸준히 녹지 공간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안은 샌마리노 스트리트와 노먼디 애비뉴 사이의 아이롤로 스트리트, 그리고 올림픽 불러바드와 아이롤로 스트리트 사이의 노먼디 애비뉴 구간을 영구 폐쇄하고, 해당 구역을 공원으로 재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허트 시의원은 “서울국제공원은 수천 명이 찾는 소중한 공간”이라며, “확장을 통해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는 현대적인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녹지 확장과 함께 소상공인 지원, 치안 강화, 쓰레기 문제 해결 등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국제공원 확장안은 존 이(12지구) 시의원도 공개 지지하고 있다. 그는 “한인타운은 LA에서 가장 역사적인 지역 중 하나이며, 주민들이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시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허트 시의원의 커뮤니티 중심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하며, 이번 계획이 반드시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준 기자공원 기사 한인타운 공공부지 한인타운 녹지 공공부지 활용 녹지 공간
2025.07.09. 20:26
LA 한인타운 심장부에 자리한 서울국제공원은 단순한 도시 공원이 아니다. 한인들을 비롯한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삶과 정서가 밀접하게 녹아 있는 공원이다. 아침마다 산책로를 따라 하루를 여는 시니어 세대부터, 매년 가을 한인축제를 계기로 공원을 찾는 사람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원에서 공동체의 온기를 나누고 있다. 최기열(79)씨에게 서울국제공원은 이민자로서의 뿌리를 되새기고 심적, 육체적으로 충전을 하는 곳이다. 35년 전 미국에 이민 온 그는 지난 10년간 이 공원을 하루도 빠짐없이 찾고 있다. 최씨는 한인타운 내에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서울국제공원의 필요성, 중요성 등을 더더욱 강조한다. 그는 “20~30분씩 걷는 이 시간이 하루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루틴”이라며 “LA 한인타운에서 걷기 좋은 곳을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서울국제공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책은 그에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 조용히 걷는 시간 동안 생각을 정리하거나 마음을 비우며 안정을 되찾는다고 했다. 최씨는 “요즘처럼 부정적인 뉴스가 많은 시대엔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최씨는 산책 중 종종 고향인 한국의 서울 서초구를 떠올린다. 그는 “이민 온 지 벌써 35년이나 됐지만, 요즘 따라 유독 고향이 그립다”며 “공원을 걸을 때면 낙엽 밟는 소리 등 바람결에 문득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서울국제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비단 최씨만이 아니다. 최씨는 “코리아타운 시니어 & 커뮤니티 센터가 바로 옆에 있다 보니 다른 시니어들도 공원에서 산책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며 “서로 말은 많이 나누지 않더라도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최씨는 서울국제공원을 “한인타운에서 가장 큰 공원이자, 공동체의 중심이며 정서적 교류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한인축제가 열리고, 시니어 산책 모임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장소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씨는 “서울국제공원에 녹지 공간이 지금보다 더 확대되고, 산책길도 더 길어져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시니어들은 거동이 불편해 타 지역을 쉽게 다니기 어렵다”며 “서울국제공원을 중심으로 한인타운 내 녹지 공간이 더 많이 생겨 접근성이 제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서울국제공원 개발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만큼 한인타운 내 녹지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보다 나무가 더 많아지고, 산책길이 조금만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이 활력을 얻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서울국제공원을 주로 축제의 공간으로 기억하는 이들도 있다. 7년째 한인타운에 거주 중인 김서영(32)씨는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리는 한인축제를 매년 즐기고 있다. 김씨는 “서울국제공원이 아니었다면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한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국제공원을 배경으로 열리는 한인축제의 풍경은 활기 그 자체다. 떡볶이, 닭꼬치 같은 분식부터 김, 오미자 주스 등 한국 특산품을 판매하는 부스까지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펼쳐진다. 김씨는 “길거리 음식 냄새와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K-팝이 어우러진 분위기 속에서 마치 한국의 지역 축제나 대학 축제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국제공원이 단순히 휴식 공간을 넘어, 한인 사회가 문화를 공유하고 정체성을 되새기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인타운만의 공원에서 한인축제를 통해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예전에는 축제 때만 찾았지만, 이제는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위해서라도 자주 가고 있다”며 “이곳이 한인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의미 있는 일상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LA 한인타운 녹지 공간 맨해튼 비해서도 태부족 김경준 기자공원 기사 서울국제공원 한인 서울국제공원 한인들 가을 한인축제 la 한인타운
2025.05.18.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