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독립운동사를 상징하는 공간인 LA 흥사단 옛 본부 건물(단소) 리모델링 공사가 11일(오늘) 시작되는 가운데, 아직도 완공 이후 운영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리모델링 과정과 향후 운영에 한인사회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도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태호 의원(국민의힘)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훈부는 단소 리모델링 이후 운영 방안에 대해 “추후 검토 예정”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독립운동 유산 공간 복원에서 핵심인 전시 콘텐트 구성 방향이나 교육·기념 기능 설정 등이 공사 이전 단계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보훈부는 리모델링 공사와 완공 이후 운영을 위해 LA총영사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협의해 운영 방안을 잘 수립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제시했다. 단소가 LA에 위치한 만큼 총영사관과의 실질적 조율이 필수적임에도 구체적 협업 절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LA총영사관의 권민 보훈 담당 영사는 10일 “보훈부가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총영사관과 어디까지 공유되는지는 모르겠다”며 “공사 관련 대부분을 보훈부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총영사관이 리모델링 계획을 공유받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 두 기관 간 소통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본지 1월 30일자 A-1면〉 관련기사 “흥사단 단소 8월 재단장 착수, 내년 말 개관” 보훈부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단소 리모델링이 ‘부처 해외 직접사업’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김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보훈부는 직접 입찰을 통해 설계(페이지 앤 턴불), 건설관리(랜드마크 PM), 시공(하워드) 등 참여사를 선정했다. 단소 관리 및 리모델링 총괄을 위해 프로젝트 관리업체 헤리티지스마트컨설팅그룹과도 계약했다. 보훈부는 LA 흥사단 관리 협력을 위해 지난해 1월 한미유산재단과 합의각서(MOA)를 체결했지만, 사업 전문성 확보를 이유로 같은 해 12월 해지 의사를 통보한 바 있다. 보훈부는 “단소가 2023년 LA시 사적지로 등재돼 있어 미국 내무부 역사보존 기준과 LA시 문화유산 조례를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계약된 업체들이 “역사 보존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업 통제·점검 방식, 한국 역사 전문가의 개입 여부, 프로젝트 관리업체와의 계약 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한인사회 의견 반영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보훈부는 지난 9월 제출한 자료에서 독립운동 유물 전시, 최신 전시기법 적용, 한인 2세 활동 공간 조성, 대한인국민회관과 연계 등 한인 단체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제출 자료에는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흥사단 LA지부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는 사실만 언급됐을 뿐, 어떤 의견이 제시됐고 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한 한인 단체 관계자는 “보훈부가 한인사회와 함께 흥사단을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를 설명하긴 했지만, 실제로 의견이 어떻게 실행될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은 “LA 흥사단 단소는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피땀을 흘린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애환이 서린 역사적 장소”라며 “단소가 미주 한인 이민사와 독립운동사의 가치를 제대로 조명하고 한인들의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LA 흥사단 리모델링 운영 방안 감감 국가보훈부 LA총영사관 김태호 의원 독립운동 독립운동사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김경준 기자
2025.12.10. 20:49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들의 역사가 잊히고 있다. 한인 역사 단체 관계자들의 노령화, 후손들의 사망 및 소재 파악의 어려움, 역사 연구에 대한 무관심 등이 맞물리면서 향후 독립유공자들의 묘소가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인역사박물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파악된 LA 인근 주요 묘지에 묻혀 있는 독립유공자는 총 58명이다. 묘지별로 보면 ▶LA 로즈데일묘지(31명) ▶할리우드 포리스트론(17명) ▶잉글우드묘지(3명) ▶위티어 로즈힐 메모리얼파크(3명) ▶랜초팔로스버디스 그린힐스 메모리얼파크(1명) ▶글렌데일 포리스트론(1명) ▶LA 에버그린묘지(1명) ▶리버사이드 국립묘지(1명) 등에 독립유공자들이 묻혀 있다. 〈표 참조〉 일례로 그린힐스 메모리얼파크의 이범영(1982년 별세) 선생은 3·1운동 당시 대한인국민회 다뉴바 지방회 회장으로서 독립선언 지지문을 발표하고 독립기금을 모아 이승만 박사의 구미위원부로 보낸 인물이다. 문제는 한국 국가보훈부와 한인 단체들이 확인한 독립유공자 묘소보다 아직 파악하지 못한 묘소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보훈부에 따르면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멕시코·쿠바 포함)는 총 434명이다. 지난 27일 2명의 독립유공자가 더 추가된 것이 최근 통계다. 한인역사박물관 민병용 관장은 “독립유공자가 수백 명에 이르지만 묘소가 파악된 경우는 극히 적다”고 말했다. 민 관장은 “중가주 리들리를 비롯한 가주 지역 외에도 전국 곳곳 어딘가에 묘소가 있겠지만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악을 하려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도 연락이 돼야 하는데 이제는 그들도 3~4대에 이르면서 소재를 찾는 게 어려워졌고 이를 연구하고 조사하는 단체도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애국 관련 단체에 한인 2세 등 차세대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문제다. 이는 곧 1세대 한인들의 미주 지역 독립운동 역사와 묘소 관리의 부실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현재 LA 인근 독립유공자 묘소는 일부 후손들 외에는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측이 주로 관리하고 있다. 이 재단의 클라라 원 이사장은 “현재 3·1절, 광복절 등이 되면 재단 측이 묘소도 방문하고 종종 잡초 제거도 하고 있다”며 “문제는 지금 재단 이사들도 대부분 1세대인데다, 2세들의 참여가 거의 없어 앞으로 독립유공자에 대한 묘소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UC 리버사이드 장태한 교수는 “도산기념사업회의 경우 올해 주요 사업으로 차세대 교육에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며 “역사적 사실을 차세대에게 알리는 일은 지금 너무나 시급한 문제”라고 전했다. 애국 단체들의 노령화는 활동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일례로 지난 2002년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구성돼 로즈데일 묘지에서 애국선열 추모제가 개최됐었다. 이후 2007년까지 매년 추모제가 이어지다가 단체 관계자들의 고령화와 차세대 및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참여가 저조해 중단됐다. 민 관장은 “그러다가 지난 2016년부터 대한인국민회가 간간이 참배 행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이어갈 후임 단체 등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며 “소수의 초기 이민자 후손 모임이 있긴 하지만 회원이 상당히 줄었고, 한인 2~3세들은 관심이 너무 없기 때문에 (독립유공자 묘소에 대한 관리 및 추모 행사가) 이대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 묘소 파악, 기록 보존, 추모 사업 등을 위해 체계적인 조사와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 관계자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무관심은 더 넓은 의미에서 한인 이민 역사가 점점 잊히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1세대가 저무는 과정에서 단체들이 지금이라도 힘을 모아 독립유공자 등 이민 역사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자료를 축적해 나갈 수 있는 2~3세 학자들을 키워낼 수 있도록 한인 사회 차원에서 지원 기금 같은 걸 만들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발걸음이 끊기면 묘소엔 잡초가 무성해진다. 독립 유공자들의 족적도 지금 그렇게 덮이고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유공자 독립유공자 장열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대한인국민회 로즈데일묘지 국가보훈부 한인역사박물관 민병용
2025.03.02.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