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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뉴요커 40%, 재정적 어려움

전국적으로 인구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뉴욕시 거주 60세 이상 고령층 약 절반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시 노인국이 최근 발표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응답자의 41.2%가 “매달 렌트·식비·신용카드 비용 등 고정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경제적인 부담은 고령층의 건강 문제와도 직결된다. 뉴욕시 노인 3명 중 1명은 “가격이 너무 비싸 건강한 음식을 구매할 여유가 없다”고 답해, 식생활 불균형에 놓여 있는 현실을 드러냈다.   주거 불안정도 심각한 수준이다. 응답자 4명 중 1명(26.5%)은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 없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9.4%는 주거 공간이 있지만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며 7.1%는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     사회적 고립과 정신 건강 문제도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22%는 “원하는 만큼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고 했으며, 17.6%는 높은 수준의 불안 또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고령층을 돌보는 젊은 세대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60세 미만의 돌봄 제공자 약 30%는 미성년 자녀와 고령 부모를 동시에 돌보는 ‘샌드위치 세대’로 나타났다.   이들 중 86%는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약 55%는 매주 15시간 이상을 돌봄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을 향한 차별 문제도 여전한 문제로 제기됐다. 뉴욕시 노인 8명 중 1명은 직장에서 나이를 이유로 차별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12%는 대인 관계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약 15%는 나이를 이유로 크고 작은 범죄의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도 노인들의 일상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60세 이상 노인의 30% 이상은 컴퓨터나 태블릿을 소유하지 않거나, 가지고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해 디지털 소외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로레인 코르테스-바스케스 뉴욕시 노인국장은 “고령층은 이미 다양한 측면에서 일상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복지 축소안이 현실화될 경우, 메디케이드와 SNAP(푸드스탬프) 같은 필수 복지가 타격을 받아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뉴요커 어려움 뉴욕시 노인국 차별 문제 건강 문제

2025.07.29. 20:50

[취재일기]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그 노인은 뭐가 두려웠을까

"필요한 노인에게 가는지는 미지수다."   취재차 만난 노인복지 종사자의 말이다. 뉴욕시 노인국의 서비스 감시 대상이 누가 되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 경로회관은 가정급식서비스(Citymeals-on-Wheels)를 통해 시 지정 구역 내 노인에게 일주일에 세 번 밥을 배달한다. 초기 30~40명대로 시작한 급식 봉사에 현재는 수백명이 참여한다. 한인노인도 있지만 한식이 좋아 노인국에 한식을 요구한 타민족도 있다. KCS에 따르면, 한식 제공 단체는 이곳뿐이다.   주방은 ▶생선전 ▶술떡 등 이른바 '특식'을 마련했다. 이 때문에 배달이 차례로 밀리자 배달차 전화통은 그야말로 불이 나게 울렸다.     한 중국계 노인은 전화로 언성을 높이기도 했는데, "calm down"을 말하자 진정했다. 취재차 종일 동행한 배달 봉사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밥도 거른채 한순간도 쉬지 못했다. 하지만, 수십 곳의 빠듯한 배달 일정에도 그의 방문만이 대화의 전부일지 모를 노인을 위해 밝게 배달했다.   노인은 대면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열일 제쳐놓고 기다렸다. 밥차가 오는 시간에 집에 없다면 사전고지해야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데, 집에 없을 때가 많다. 모순적이지만 현실이다. 여행이나 자녀 집 방문 등 사유가 있지만 집 앞 외출이 더 많다.   노인국은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 중 수혜자를 선정한다. 질병의 정도가 심하거나 이동이 불편한 걸 증명한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노인국 서비스 매니저가 구역별 가구를 방문해 심사한다.   운영을 맡은 KCS 등 단체들은 밥을 받기로 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없다면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려야 한다. 대면 프로토콜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국은 연방·주정부의 지시를 거쳐 비영리단체 등에 노인 서비스 제공 정도를 계약단계서 나눈다. 계약단체를 까다롭게 모니터링하는 것도 복지 혜택이 제대로 되는지 감시하는 것이다.   다만 이미 수혜자가 된 노인들에게도 까다로운 모니터링이 적용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무릎수술로 거동이 불편했지만 수년이 흘러 회복돼 매일 대중교통을 타고 외출하는 H할머니 ▶요리는 못하겠다던 K부부 ▶대저택에 사는 P할아버지는 노인국의 까다로운 심사 방향이 누구를 향하는지 어리둥절하게 한다.     요리를 하다 맨발로 배달을 받고 집에 들어오라 초대한 후 수시간이 흘러 갑작스레 시에 신고한 K할머니는 어떤가.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 공자는 "허물이 있다면 버리기 두려워말라"고 했다.     자진해서 초대했던 손님을 한순간에 감시 대상으로 만들어버릴만큼 그 노인은 무엇이 두려웠을까.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  강민혜 / 취재팀 기자취재일기 노인 노인국 서비스 뉴욕시 노인국 노인복지 종사자

2024.01.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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