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호텔 도쿄 앳 오테마치·하얏트 리젠시 도쿄·나인아워즈 단풍이 절정으로 물드는 이 시기, 도쿄 여행에서 숙소 선택은 여행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도쿄는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부터 실용적인 중급 호텔, 독창적인 콘셉트의 캡슐호텔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여행 목적과 예산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대표적인 세 곳을 소개한다. 포시즌스 오테마치는 일본의 공간 미학을 가장 현대적으로 풀어낸 호텔 중 하나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오렌지빛 프레임은 일본 옻칠 상자를 모티프로 하고 있는데, 면 뒤쪽에 일부러 칠하지 않은 흔적을 남겨 두었다. 얼핏 보면 완성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이는 완벽하지 않기에 더 아름답다고 보는 일본의 미학인 ‘와비사비’와, 매일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삶의 태도를 뜻하는 ‘카이젠’ 철학을 녹여냈다. 39층 로비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황궁 해자에서 영감을 받은 넓은 수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공간은 호텔 상층부에서 황궁을 룩다운(look-down) 하듯 직접 내려다보지 않도록 시선을 한 번 걸러 주는, 일종의 예의 장치다. 일본 특유의 사려 깊은 미학을 건축적으로 구현한 셈이다. 로비와 라운지를 설계한 마이클 개티는 일본식 절제미 위에 유럽적 감성을 더해 포시즌스가 추구하는 ‘현지 문화를 천천히 소개하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호텔은 복합빌딩 최상층부의 6개 층에 자리해 전 객실, 레스토랑, 스파에서 황궁 숲과 도쿄 도심을 동시에 바라보는 압도적인 전망을 제공한다. 특히 가을철 황궁 숲이 붉게 물들면 창밖으로 계절의 레이어가 겹겹이 펼쳐져 더욱 아름답다. 해질 무렵 조명이 켜진 스테인리스 스틸 마감의 수영장은 도시의 하늘과 수면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포시즌스는 2022년 리브랜딩을 통해 전통적 럭셔리에서 현대적·감정적 럭셔리로 철학을 전환했다. 더 섬세한 상호작용을 더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는 서비스와 캐나다식 따뜻함 그리고 일본식 오모테나시가 결합된 새로운 감정적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 가을의 도쿄에서 자연과 도시, 절제와 현대적 감성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가장 완성도 높은 선택이다.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세 개의 거대한 스와로브스키 샹들리에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약 115,000개의 크리스털로 제작된 이 작품은 여덟 층 높이의 아트리움을 장식하며, 파노라마 엘리베이터 너머로 펼쳐지는 신주쿠 전망과 함께 호텔의 첫인상을 극적으로 완성한다. 1980년 일본 최초의 하얏트로 문을 연 이 호텔은 최근 약 700개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을 아우르는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리뉴얼된 ‘1980 라운지 & 바’, ‘크로스로드 키친’, 20종 이상의 일본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오드비’, 업그레이드된 리젠시 클럽 라운지 등 주요 공간은 신주쿠 특유의 에너지와 일본적 세련미를 현대적으로 담아냈다. 셰프 스테이션에서 샤오롱바오, 탄탄면, 비프 웰링턴, 아오모리 오리 요리를 즉석 제공하는 새로운 다이닝 콘셉트는 기존의 뷔페를 보다 역동적이고 고급스럽게 진화시켰다. 객실은 신주쿠의 전통 염색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블루·그레이 톤 월 커버링, 오픈형 옷장, 쿼츠 스톤 바닥재, 최신 욕실 레이아웃 등으로 완전히 새로워졌다. ‘도시 여행자를 위한 편안한 집’이라는 호텔의 목표가 공간에 잘 드러난다. 신주쿠역, 도쿄도청 전망대, 신오쿠보 등 인기 스폿으로의 이동이 쉬운 입지는 여전히 큰 장점이며, 무료 셔틀 서비스도 편리함을 더한다. 가을철 신주쿠 중앙공원이 단풍으로 물들면 호텔 주변 산책만으로도 도심 속 계절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편안함과 뛰어난 위치, 균형 잡힌 가성비를 모두 원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한 호텔이다. 나인아워즈(Nine Hours) - 미니멀·가성비·슬립테크까지 갖춘 미래형 캡슐호텔 나인아워즈는 캡슐호텔 중에서도 디자인과 기능을 가장 세련되게 결합한 브랜드로 손꼽힌다.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 인테리어, 폭 106cm·길이 7피트 이상의 넓은 캡슐, 부드러운 조명, 프라이버시 커튼, USB 충전, 깔끔한 락커 시스템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 여성 전용 지점(칸다·신주쿠)과 남성 전용 지점(신가와역)을 포함해 현재 도쿄에 총 8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며, 나리타, 아카사카, 스이도바시, 하마마츠초, 닌교초 등은 남녀 공용으로 여행 동선에 맞춰 선택하기 편리하다. 요금대는 3,800엔부터 30,000엔까지 다양하지만, 청결도, 접근성, 가성비 면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수면 분석 서비스다. 일본 NTT데이터와 협업해 적외선 카메라, 마이크, 움직임 센서를 통해 뒤척임, 수면 시간, 호흡, 심박, 코골이 여부 등을 자동 측정하고 개인별 수면 리포트를 제공한다. 연구 협력에 동의한 투숙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Fitbit을 활용한 일상 수면 분석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디자인은 캡슐 내부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구성해 폐쇄감을 줄이고 안정감을 높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미래형 수면 포드에 가까운 분위기를 지녔지만, 캡슐 특성상 1인 전용 구조이므로 가족 단위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가성비, 프라이버시, 미래적 분위기, 색다른 숙박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훌륭한 선택지다. 도쿄의 가을은 여행자에게 다양한 방식의 도시 경험을 선사한다.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꿈꾸는지에 따라 이 세 곳은 전혀 다른 매력을 펼쳐 보일 것이다. [도쿄]밴쿠버 중앙일보=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도쿄 숙소 호텔 도쿄 숙소 선택 시기 도쿄
2025.12.12. 19:01
사상 유례없는 엔저로 일본 여행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진과 태풍 등 악재에도 여행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한인여행사에 지진 발생 직후 수건의 일본 여행 취소 문의나 요청이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다수의 여행사가 향후 일본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대지진 주의보 종료를 발표하면서 투어 문의가 다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투어 스티브 조 전무는 “일본 투어 예약자 중 현재까지 취소한 손님은 없다. 한국의 여러 여행사도 지진, 태풍에 일부만 취소하고 큰 요동은 없다고 한다. 일본 남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이라 인기 관광지 중 한 곳인 후쿠오카 지역은 영향이 있겠지만, 한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도쿄, 오사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성수기인 가을 시즌에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9~10월 모국방문 예약 손님 500여명 중 200여명이 일본 투어에 나서는데 일본 정부가 주의보 종료를 발표하기 전에 4명만 취소했을 뿐이다. 계속 상황을 주시하겠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팀장은 “지진 소식 직후 이달 출발 예정인 가족 3개 팀이 취소를 요청해 와 항공권을 제외한 일정을 처리해 줬다. 숙박의 경우 현지 호텔에서 특수 상황임을 고려해 페널티 없이 취소해 줬다. 9월 이후 출발 상품을 예약한 한인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들”이라고 말했다. 푸른투어 박태준 이사는 “오는 10월 출발 예정 1건이 최근 취소를 요청해 왔을 뿐이다. 엔화가 반등해 엔저 효과가 약해졌지만, 추가 지진만 없으면 일본 여행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홀세일업체 다원투어의 윤기연 대표는 “이번 지진으로 천재지변으로 인한 취소에 대해 보험정책이나 환불 규정에 대한 문의들이 있었다. 여행업은 자연재해, 질병, 국제정세 등 다양한 이슈와 리스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상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진, 태풍으로 주춤하지만, 여전히 엔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모국 방문길에 일본 투어에 나서려는 한인들 여행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NHK에 따르면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인근 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후 거대 지진 주의보를 발령했던 일본 기상청이 지난 15일 오후 5시(현지시각) 주의보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으나 난카이 대지진이 향후 30년 내 70~80% 확률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평소 지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지진 일본 여행 취소 태풍 일본여행 투어 여행 엔저 도쿄 오사카 여행사 삼호 아주 푸른 춘추 다원 모국방문 로스앤젤레스 가주 미국 OC LA CA US NAKI KoreaDaily
2024.08.15. 22:05
LA의 가장 큰 매력을 꼽으라고 한다면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아가며 만들어 내는 다양한 문화와 특색 있는 커뮤니티들일 것이다. 덕분에 LA는 한마디로 규정지을 수 없는 독특한 문화와 바이브를 형성하고 있는 데 그중에서도 오랜 시간 그 명맥을 유지해온 리틀도쿄를 빼놓을 수 없다. 리틀도쿄에 가면 오래된 도쿄 한 동네를 재현해 놓은 듯 레트로 감성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데 특히 LA 대표 맛집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즐비해 주말이면 늘 많은 이들로 붐비는 LA 대표 핫플이다. ▶뭘하며 놀까 오전에 리틀 도쿄에 도착했다면 재패니즈 가든에서부터 일정을 시작해 보자. 일본 문화센터(Japanese American Cultural & Community Center) 소재 어바인 일본 정원(James Irvine Japanese Garden)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수 있다. 이곳에선 분주한 LA다운타운 한가운데 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한 녹음과 일본 정원 특유의 아기자기함을 즐길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특별 이벤트가 있을 시엔 폐관하기도 하므로 방문 전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원 산책을 마친 후엔 티마스터(Tea Master)나 미도리 카페(Midori Cafe) 같은 찻집에 들러 정통 일본 말차를 음미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곤 재패니즈 빌리지 플라자(Japanese Village Plaza)로 가 상점을 구경하면 된다. 플라자에는 맛집과 마켓, 옷가게, 디저트 전문점, 카페 등이 몰려 있는데 특히 팬시용품을 좋아한다면 마네키네코(Maneki Neko), 메이크아소비(Make Asobi)를 방문해 일본 장난감, 미용 제품 등을 쇼핑할 수 있다. 또 헬로키티 마니아라면 산리오(Sanrio) 스토어 방문도 잊지 말자. 최근 뜨고 있는 액세서리 DIY 스토어 핑크유(pinkulittletokyo.com)도 방문해 볼만하다. 다양한 비즈를 이용해 머리핀, 휴대폰 케이스, 액세서리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이곳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웹사이트에서 방문 시간을 미리 예약해야 한다. 일본 최대 서점 체인의 리틀도쿄점인 키노쿠니야(Kinokuniya)도 리틀도쿄에 갔다면 꼭 들러보자. 미국에 16개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키노쿠니야 서점은 일본 문학, 미술 및 디자인 서적, 아동 도서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어로 된 책들도 있다. ▶맛집 리틀 도쿄를 가는 목적은 바로 맛집 투어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틀도쿄 명물 중 하나는 고라쿠(Kouraku) 라멘 가게. 1976년 창업한 이곳은 미국 최초이자 가장 오래된 라멘 가게다. 라멘 외에도 타코야키, 야키소바, 마파두부와 같은 일본식 중국요리도 맛볼 수 있다. 카페 둘체(Cafe Dulce)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핫플. 이곳에선 에그타르트, 딸기크림 도넛, 베트남 커피, 홍콩식 밀크티 등 다양한 아시안 베이커리 및 음료를 만나볼 수 있다. 우동 마니아라면 마루가메 몬조(Marugame Monzo)가 안성맞춤. 전통 수제 우동 전문점인 이곳은 두툼하고 쫄깃한 면발로 유명한 맛집이다. 주방 통창을 통해 우동 면발 만드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유부를 얹은 키츠네 우동과 차가운 붓가케 우동, 미소 카르보나라 우동이 인기 메뉴. LA 유명 우동 전문점이므로 대기줄은 각오하고 방문해야 한다. ▶쇼핑 리틀 도쿄에 갔다면 마켓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마루카이 마켓(Marukai Market)과 니지야 마켓(Nijiya Market)이 있는데 두 곳 모두 일본 음식과 일본 디저트 및 스낵을 구매하기에 최적의 장소. 특히 재패니즈 빌리지 플라자 내 니지야 마켓은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마켓 직영 농장에서 공수하는 유기농 농산물로 유명하다. 또 포장된 돈가스, 카레, 함박스테이크 등도 구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최신 일본산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도 구매할 수 있다. 만약 일본식 식기나 찻잔에 관심이 많다면 '우츠와 노 야카타(Utsuwa no Yakata)'에 들러보자. 이곳에선 일본식 식기 및 주방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다기, 사케 세트, 컵, 머그 등 일본식 식기가 인기다. 또 아기자기한 젓가락과 수저받침 역시 쇼핑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일본 빈티지 패션 트렌드에 관심이 있다면 팝킬러(Popkiller)로 향하자. 이곳엔 일본과 미국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빈티지 의류 및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재밌는 상상력으로 똘똘 뭉친 일러스트레이션과 레터링이 그려진 티셔츠는 보는 순간 지름신과 조우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주현 객원기자리틀도쿄 도쿄 마켓 옷가게 리틀 도쿄 레트로 감성
2024.07.04.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