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발견되는 동물 사체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향하고 있다. 얼핏 보면 마치 정부 정책이 실패한 것처럼 들린다. 올해 상반기 LA시에 접수된 동물 사체 수거 요청은 1만36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건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5년 연속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본지 7월 21일자 A-3면〉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 문제는 정책보다 실생활의 어려움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관련기사 버려진 반려동물, 거리서 죽어간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은 예방을 위한 지출이다. 사람들은 건강검진과 자동차 정비를 미루듯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과 예방접종도 뒤로 미룬다.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게 미뤄진 선택이 결국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중성화되지 않은 동물은 번식이 늘고, 유기된 동물은 보호소로 몰린다. 보호소는 수용 한계를 넘어서고, 거리에는 주인을 잃은 동물이 많아진다. 그 끝에서 시가 치우는 것은 살아 있는 동물이 아니라 도로 위의 사체다. 지금 LA에서 벌어지는 일은 갑자기 동물이 많이 죽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몇 년 동안 누적된 비용 절감과 돌봄의 공백이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다. 사람들은 흔히 유기를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만 바라본다. 물론 책임감 없이 생명을 버리는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도 있다. 치솟은 임대료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집으로 이사하는 사람, 수천 달러에 이르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족,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사룟값조차 부담스러워진 가정도 적지 않다. 경제적 압박은 결국 가장 약한 존재에게 먼저 전달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증했던 입양은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출근은 재개됐고 물가와 집값, 월세는 치솟았다. 반려동물은 그대로인데 사람들의 형편만 달라진 것이다.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도 많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다. 보호소는 이미 과밀 상태이고, 비싼 진료비는 중성화와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예산을 늘려도 동물병원이 바우처 사용을 중단하면 정책은 현장에서 힘을 잃는다. 결국 이 문제는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동물복지는 경기 상황에 따라 줄일 수 있는 부수적인 행정이 아니다. 중성화 지원과 저비용 진료는 유기와 보호소 과밀을 막는 예방 정책이다. 아끼려 했던 비용은 결국 사체 수거와 보호소 운영 등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 뒤늦게 치르는 비용은 더 많이 들고, 되돌릴 수 없는 생명의 희생까지 남긴다.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명을 들이는 순간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은 분명하지만,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 역시 필요하다.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있는 중성화 수술과 기본 진료를 늘리고, 위기에 처한 가정이 동물을 곧바로 보호소에 넘기지 않도록 사료와 단기 위탁을 지원해야 한다. 주거 문제로 반려동물을 포기하지 않도록 임대주택의 과도한 반려동물 제한과 추가 비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버려진 뒤 구조하는 것보다 버려지지 않게 하는 편이 생명과 예산을 모두 지키는 길이다. 거리에서 발견되는 동물 사체는 단순한 청소 민원이 아니다. 그것은 한 도시가 생명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회가 여유를 잃을수록 가장 약한 존재는 먼저 보호망 밖으로 밀려난다. 그 결과는 어느 날 도로 위에서 숫자로 집계된다. 불경기의 여파는 동물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미친다. 동물 사체가 늘어난다는 것은 단지 동물이 많이 죽었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가 얼마나 팍팍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다. 송윤서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불경기 동물 동물 사체 저비용 진료 사회적 비용
2026.07.27. 18:09
올해 LA시에서 동물 사체 제거 민원이 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포화상태인 LA시의 동물보호시설들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3일 크로스타운은 민원서비스 ‘MyLA311’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7월까지 올해 7개월간 접수된 동물 사체 제거는 1만8859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1만6363건)보다 15.3% 증가했으며, 동기간 비교했을 때 지난 2017년(1만394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매체에 따르면 LA시 위생부(Bureau of Sanitation)는 무료로 동물 사체 제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숨진 애완동물부터 차량이나 포식자에 사망한 야생 동물까지 모두 포함된다. 최근 동물 사체 제거 서비스 요청은 급증했고 지난 7월에는 한 달간 3221건의 요청이 접수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월 3000건을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5월, 6월, 7월까지 연속으로 역대 최고 월간 수치를 기록했다. 동물 사체가 급증하는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동물의 개체 수가 서서히 증가하다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따뜻한 계절에 더 많이 번식하는 고양이와 같은 포유류는 최근 기온 상승으로 번식 주기가 길어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겨울철 사망률 감소로 인해 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키튼 시즌(고양이 번식 시즌)’과도 관련이 있다. LA의 경우 4~10월까지로, 들고양이나 개, 그리고 다른 동물들도 교배하여 새끼를 낳는 시기다. 이 시기에 일부는 사람들에게 발견돼 보호소로 옮겨지지만, 야생에 방치되어 포식자의 먹이가 되거나 도로 위를 다니다 차량에 부딪혀 죽으면서 사체도 그만큼 많이 발생한다. 한 동물 서비스 관계자는 최근 포화된 동물 셸터들이 유기 동물이나 새로운 동물을 받지 못하면서 더 많은 동물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물 사체 제거 요청이 많은 지역은 자연과 인접하여 야생 동물 출몰이 잦은 곳이었다. 노스리지는 5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접한 밴 나이스(508건), 실마(502건)가 뒤를 이었다. 그 외에도 샌피드로(483건)와 보일하이츠(447건), 파코이마(437건), 그라나다 힐스(404건), 리시다(403건) 등이 포함됐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동물 사체 동물 사체 동물 서비스 야생 동물
2024.09.04.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