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과 데종필름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일 오후 6시 30분 문화원 아리홀(5505 Wilshire Blvd.)에서 한국 드라마 ‘웨스턴 애비뉴’ 특별 상영회를 개최한다. 드라마는 할리우드의 유리 천정을 깨고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한인 영화 제작자들의 좌절, 역경, 꿈과 희망에 대해 다룬다. ‘웨스턴 애비뉴’는 한국 제작사가 아닌 할리우드에 있는 한인 제작사 ‘데종필름’의 작품이며, 해외에서 한인들이 제작한 첫 한국 드라마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드라마 연출은 베니스 단편영화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종유석 감독이 맡았으며 김종만, 이안 오, 테레사 보미 김, 헤이든 원 등 한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종 감독과 김종만 배우는 특별 상영회에 참석해 드라마 상영 이후 관객들과 제작 과정, 작품 제작 계기, 비하인드 스토리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이번 드라마는 2022년에 크랭크인했는데 디지털 치과기업인 트루어버트먼트가 투자했으며 수익금은 해피빌리지와 어린이재단을 통해 기부할 예정이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이번 특별 상영회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한인이 제작한 첫 번째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 한국과 미국, 나아가 전 세계에 한국 문화와 이민자의 삶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데종필름은 필름프로덕션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드라마 영화 및 TV 쇼 콘텐트를 제작하는 제작스튜디오다. 웨딩영상 사업부분과 광고영상 제작프로덕션 그리고 드라마 및 영화 제작스튜디오로 나눠져 있다. 종 감독이 유학생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프리랜서로 웨딩영상을 시작했던 게 지금의 데종필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약 : www.kccla.org 김경준 기자게시판 할리우드 드라마 한국 제작사 할리우드 제작 한국 드라마
2025.02.06. 20:30
당신의 이메일을 받았을 때, 마치 기분 좋은 무감각으로 빠져들면서 긴장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사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많이 걱정했어요. 당신이 뉴욕을 떠나 중국으로 간 후 전혀 연락이 없었잖아요. 중국에서 인터넷이 끊겼을 거라고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아마도 인터넷이 전기처럼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거예요. 인터넷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없으면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려야 하죠. 오래전 미국에 온 후로, 나는 서울에 살다가 2014년에 돌아가신 아버지께 일주일에 한두 번 편지를 쓰곤 했어요. 만약 아직도 살아계신다면, 여전히 편지를 쓰고 있을까요? 아버지는 이메일을 사용할 줄 모르셨어요. 나이가 들면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어린 당신을 생각하면 내가 처음 뉴욕에 왔을 때가 떠올라요. 한때 나도 지금의 당신처럼 젊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물론, 나의 뉴욕 학창 시절(1981~1984)은 당신의 뉴욕 학창 시절(2011~2014)과는 매우 달랐죠. 내가 유학 올 때만 해도 인터넷이 없었으니까요. 미국에 있는 어느 대학으로 갈까? 고민할 때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1974년)가 떠올랐어요. 그 영화의 배경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거든요. 뉴욕에 가면 그렇게 멋진 곳에서 살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어요. 부푼 풍선처럼 희망을 품고 롱아일랜드 가든 시티에 있는 아델파이 대학에 입학했어요.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멋진 저택은 어디에 있는지? 대신 아프리카에서 온 룸메이트와 함께 붉은 벽돌 기숙사에서 어두운 날들을 보냈지요. 나는 당신의 가냘픈 몸매와 오목조목한 작은 얼굴을 처음 봤을 때, 요즈음 한국에서 인기 있는 연예인이 아닌가 착각했어요. 예쁘고 어린 당신과 내가 전시회 파트너로 공동 작업할 수 있을까? 무척 고민하는 나에게 당신은 반기며 말했어요. “안녕하세요. 언니, 함께 전시하게 되어 반가워요.”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말을 배웠다니!. 놀라웠어요. “중전마마, 상감마마, 대왕대비 마마도 알아요. 언니” 어머머! 나는 놀라고 당신은 나에게 ‘언니, 언니’ 하면서 서로가 맘을 열었지요. 그리고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친구가 되었어요. 우리는 전시회 공동 작업에는 열중하지 않고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과 위상에 열광하며 드라마 이야기만 했지요. “내년 3월 전시회에서 언니를 만날 때는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고 한국말을 더 잘할 거예요.”라는 당신의 말에 나는 감격했습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드라마 세계 k드라마 위상 한국 드라마 드라마 이야기
2024.11.28. 18:18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이 14일 라인 LA 호텔에서 200여 명의 한인 리더들과 함께 기부와 나눔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빙 서밋(Giving Summit)’을 개최했다. 올해 처음 LA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인 첫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민주·뉴저지), 킴버 림 코리안아메리칸리더스 인 할리우드 설립자, 캐서린 염 한인가정상담소장, 줄리 하 ‘프리 철수 리’의 감독 등이 패널로 참석해 눈부신 성장을 이룬 한인 사회가 이제 남을 위해 베푸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경복 KACF 회장은 “힘든 위치에 있는 개인과 가정이 자립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는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이미 K팝과 K뷰티, K드라마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이제는 K기빙(Giving·나눔)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앤디 김 하원의원은 나눔이라 함은 대부분 돈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치인으로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을 듣고 이들이 원하는 것을 함께 이뤄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인 사회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들이 많다며 ‘입양인 시민권 법안(Adoptee Citizenship Act)’, 반아시안 정서 퇴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한인이라고 해서 한인 사회 문제에만 국한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미국 전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더 많은 지지와 동의를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티 차 이블린앤월터하스 펀드 대표 역시 한인 리더들이 나눔 정신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한인만을 위한 나눔으로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인의 투표 독려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다른 19개 언어로도 똑같은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이 더욱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판매된 200석이 매진됐다. KACF측 관계자는 “한인 1세는 물론, 1.5세와 2세 등 다양한 리더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기빙 서밋은 2017년 뉴욕에서 시작된 KACF의 연례행사다. 김영남 기자미국 드라마 한인 리더들 한인가정상담소장 줄리 한인 사회
2024.09.15. 19:42
이민 2세는 궁금하다. 한국에 살던 우리 부모의 모습은 어땠을까. 고국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내가 한국에서 자랐다면 어떤 모습일까. 부모가 잊은 이 질문에 답해주는 건 한국 드라마다. ‘응답하라 1988’에서 40년 전 엄마의 학창시절을 그려보고, ‘미생’에서 한국 직장 문화를 엿본다.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경북 포항이라는 낯선 어촌마을에서의 생활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한인 2세 지니 장(한국명 장유진.사진) 결혼·가족상담치료사(LMFT) 겸 임상심리전문가(CCTP)가 저서 ‘K-드라마가 당신의 삶을 바꾸는 방법’을 들고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찾아갔다. 지난 1992년 18세의 나이에 드라마 ‘질투’를 보고 최진실 배우를 롤모델로 삼았다는 그는 1980년대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사였던 배창호 감독의 조카이기도 하다. 비영리단체 캐털리스트 코울리션 주최 아시아태평양계(AAPI) 청소년 정신건강 주간 행사를 마친 그를 11일 둘루스 지역 한 호텔에서 만났다. 서울에서 태어나 생후 5개월 만에 필라델피아로 이주한 그는 “부모가 한국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며 “한때 온전한 미국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장씨는 연세대학교에서 여름 학기 수업을 듣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가 최진실과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한 90년대 한국 대중문화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VHS 테이프를 사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며 “사건 줄거리보다 인물의 트라우마, 기쁨, 치유에 집중하는 한국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방식이 와 닿았다”고 전했다. 그에게 한국 드라마는 가족의 비밀을 푸는 열쇠였다. 어릴 적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의 관습적 행동, 할머니가 어린 그에게 누누이 당부했던 ‘눈치’의 뜻을 비로소 알게 됐다. 수십 년이 지나 네 아이의 엄마가 된 다음에도 한국 드라마를 통해 육아를 배웠다. 그는 “드라마를 보며 ‘나도 저런 강한 여성이 되어야지’ 생각했다”며 “평범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희망과 회복력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상담치료사로서 드라마는 다른 사람의 내면을 여는 열쇠이기도 했다. 장씨는 “‘최근 드라마 뭐 봤어?’라는 질문이야말로 정신건강을 쉽게 이야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예를 들었다. 그는 “드라마 주인공 우영우는 ‘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본인을 소개한다”며 “누구나 ‘나는 우울증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인물들도 우울증을 앓는다. 장씨는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이민으로 인한 세대 간 트라우마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한국 드라마를 같이 시청하면 ‘아, 우리도 그런 일을 겪었지’라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K-드라마를 생생한 현실로 가져오는 작업을 수행하는 전문가다. 지난해 9월부터 한국에서 드라마 촬영지 여행 가이드 프로그램을 본인이 설립한 여행사 ‘누나’s 눈치’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작년 2회의 한국 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6회, 내년 10회의 단체 관광이 예정돼 있다”며 “서울을 비롯한 전주, 포항 등 전국 6개 도시를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전역과 유럽 각국 등지에서 매회 20여명의 참가 신청을 받는다. 회사와 동일한 이름의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를 취재한 외신 기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는 상담 요청을 보내오기도 했다”며 “드라마를 매개로 전 세계 사람들이 정신 건강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장채원 기자정신건강 드라마 정신건강 열쇠 한국 드라마 청소년 정신건강
2024.08.29. 20:28
여행사 설립, 드라마 촬영지 투어도 이민 2세는 궁금하다. 한국에 살던 우리 부모의 모습은 어땠을까. 고국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내가 한국에서 자랐다면 어떤 모습일까. 부모가 잊은 이 질문에 답해주는 건 한국 드라마다. ‘응답하라 1988’에서 40년 전 엄마의 학창시절을 그려보고, ‘미생’에서 한국 직장 문화를 엿본다.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경북 포항이라는 낯선 어촌마을에서의 생활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한인 2세 지니 장(한국명 장유진) 결혼·가족상담치료사(LMFT) 겸 임상심리전문가(CCTP)가 저서 ‘K-드라마가 당신의 삶을 바꾸는 방법’을 들고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찾았다. 1992년 18세의 나이에 드라마 ‘질투’를 보고 최진실 배우를 롤모델로 삼았다는 그는 1980년대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사였던 배창호 감독의 조카이기도 하다. 비영리단체 캐털리스트 코울리션 주최 아시아태평양계(AAPI) 청소년 정신건강 주간 행사를 마친 그를 11일 둘루스 한 호텔에서 만났다. 서울에서 태어나 생후 5개월만에 필라델피아로 이주한 그는 "부모가 한국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한때 온전한 미국인이 되고 싶었다'는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여름 학기 수업을 듣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가 최진실과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한 90년대 한국 대중문화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VHS 테이프를 사와 드라마를 봤다”며 “사건 줄거리보다 인물의 트라우마, 기쁨, 치유에 집중하는 한국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방식이 와닿았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한국 드라마는 가족의 비밀을 푸는 열쇠였다. 어릴적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의 관습적 행동, 할머니가 어린 그에게 누누이 당부했던 ‘눈치’의 뜻을 비로소 알게됐다. 수십 년이 지나 네 아이의 엄마가 된 다음에도 한국 드라마를 통해 육아를 배웠다. 그는 “드라마를 보며 ‘나도 저런 강한 여성이 되어야지’ 생각했다며 "평범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희망과 회복력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상담치료사로서 드라마는 다른 사람의 내면을 여는 열쇠이기도 했다. 장 치료사는 “'최근 드라마 뭐 봤어?’라는 질문이야말로 정신건강을 쉽게 이야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예를 들었다. “드라마 주인공 우영우는 ‘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본인을 소개하죠. 내가 겪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은 ‘나는 괜찮다’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누구나 ‘나는 우울증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인물들도 우울증을 앓는다. 그는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이민으로 인한 세대간 트라우마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한국 드라마를 같이 시청하면 ‘아, 우리도 그런 일을 겪었지’라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K-드라마를 생생한 현실로 가져오는 작업을 수행하는 전문가다. 지난해 9월부터 한국에서 드라마 촬영지 여행 가이드 프로그램을 본인이 설립한 여행사 ‘누나’s 눈치’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작년 2회의 한국 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6회, 내년 10회의 단체 관광이 예정돼 있다”며 “서울을 비롯한 전주, 포항 등 전국 6개 도시를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전역과 유럽 각국 등지에서 매회 20여명의 참가 신청을 받는다. 회사와 동일한 이름의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2022년 이태원 참사를 취재한 외신 기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는 상담 요청을 보내오기도 했다”며 “드라마를 매개로 전세계 사람들이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드라마 한인 한국 드라마 드라마 주인공 최근 드라마
2024.08.20. 14:31
한국 드라마는 한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기는 한국 노래가 중심에 있을지 모르나, 세대를 아우르고 남녀를 아우르는 인기의 중심에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의외의 곳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만납니다. 겨울연가의 인기가 일본을 휘몰아쳤고, 가을동화의 인기가 대만을, 대장금과 주몽의 인기가 중국, 몽골, 동남아시아를 넘고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넘어갔습니다. 도깨비, 태양의 후예, 사랑의 불시착은 세상에 사랑을 알려주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은 그야말로 게임을 바꾸어주었습니다. 이제 한국 드라마는 세계 드라마의 중심입니다. 한국 드라마를 한 번 보면 헤어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국 드라마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과 탄탄한 이야기의 구성, 화면과 배경음악 등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할 겁니다. 예상을 뒤엎는 이야기의 반전은 늘 조마조마하게 만들죠. 종종 지나칠 때도 있지만요. ‘미스터 선샤인’의 화면은 정말 감탄하며 봐야 했습니다. ‘도깨비’의 배경음악은 어떤가요? 크러쉬와 에일리의 노래는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멜로디 속에서 밀물처럼 다가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보여준 배우의 연기는 대단했습니다. 배우의 이름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감동을 주는 연기자의 자연스러움은 한국 드라마의 힘입니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연배우뿐 아니라 조연의 연기에도 감동합니다. 그리고 그 조연은 서서히 주연의 자리로 올라옵니다. 조연을 응원합니다. 긴 시간 드라마 속에서 힘을 기른 연기자들을 응원합니다. 조연이 주연이 되는 세상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한국 드라마의 힘은 대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드라마를 볼 때 대사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언어의 마술이 펼쳐지는 현장이 바로 드라마입니다. 노래가 짧은 호흡이라면, 영화는 중간 호흡이고, 드라마는 긴 호흡입니다. 드라마의 긴 호흡을 숨죽이며 따라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대사입니다. 사랑의 속삭임 같은 간지러운 대화도 있지만, 힘든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위로의 대사도 있습니다. 저는 사랑의 대화, 칭찬의 대화, 감사의 대화도 좋아합니다.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언어의 향연입니다. 이왕이면 더 좋은 말, 더 예쁜 말을 사용하며 살 수 있기 바랍니다. 한편 나를 감동시키고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대사는 위로의 말입니다. 우리는 위로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만히 안아주고, 가만히 어깨 토닥여주고, 함께 울어주는 것만큼 큰 위로가 없습니다. 허나 때로는 말 한마디는 정신을 번쩍 나게 하고,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줍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위로입니다. 어둡고, 흐린 날에는 나의 아저씨 대사만 들어도 위로를 받습니다. 왜 많은 이에게 ‘나의 아저씨’가 인생 드라마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삶에 희망을 얻었다는 외국인을 만납니다. 일본에 많은 여성분이 한국 드라마를 만난 후 삶을 긍정적으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보고 싶은 한국 드라마가 많아서 오래 살아야겠다는 90세가 넘은 일본 할머니도 본 적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학생도 한국 드라마에서 희망을 만납니다. 중동에서 사극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사극이 외국인에게 인기가 좋다는 게 신기합니다. ‘낭만 닥터’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좋아한다는 태국 의사도 만났습니다. 관심에 따라 좋아하는 드라마의 폭도 넓어집니다. 엄마 따라 한국 드라마를 보고, 아내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 간에 대화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사람도 만났습니다. 같이 웃고, 울면서 드라마를 보고, 이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세상을 한층 아름답게 만들기 바랍니다. 한국 드라마는 아름다운 힘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드라마 한국 한국 드라마 세계 드라마 시간 드라마
2024.08.11. 17:58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1인 4역을 맡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드라마 ‘동조자’가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14일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스트리밍 서비스 맥스에서 첫 방영을 시작한 ‘동조자’는 단순한 첩보 스릴러를 넘어 베트남 전쟁의 상흔과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다룬 작품으로 시청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동조자’는 맥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에 올랐다. 노르웨이, 폴란드, 스페인 등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리뷰 집계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87%의 높은 신선도 지수를 기록했다.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미국으로 망명한 북베트남 스파이의 이중생활을 그린 첩보 스릴러 드라마다.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샌드라 오 등 정상급 배우들이 참여해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교수, 영화감독, 중앙정보국(CIA) 요원, 하원의원 등 1인 4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박 감독은 이번 작품의 공동 쇼러너(총괄 프로듀서)로 제작, 각본과 첫 3화의 연출을 맡았다. 정하은 기자박찬욱 드라마 신작 드라마 박찬욱 감독 글로벌 2위
2024.05.01. 19:18
북한 드라마 한국 드라마
2024.01.30. 14:02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며 가장 프랑스적인 도시 퀘벡의 명성은 그리 새삼스러울 일 없지만 겨울 퀘벡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LA에서는 보기 힘든 눈 내린 도시 풍경 속 관광객들 많지 않은 고요함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성수기보다 훨씬 저렴한 항공료와 숙박비는 덤이다. ▶어디를 가볼까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퀘벡으로 향한 이유, 바로 올드타운(Vieux-Quebec)에서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올드타운은 그리 크지 않은 지역이다 보니 반나절이면 교회와 성당 등 유서깊은 건축물을 다 구경할 수 있다. 특히 드라마 '도깨비' 무대가 됐던 샤토 프롱트낙 호텔(Fairmont Le Chateau Frontenac) 방문을 잊지 말자. 겨울철엔 객실 요금도 저렴한 편이어서 이곳에 투숙하는 것도 퀘벡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올드타운을 제대로 즐기려면 특정 관광지를 방문한다기보다 그저 산책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다 지치면 카페나 식당에서 몸을 녹이며 따뜻한 커피 한잔 혹은 간단한 식사를 하며 하릴없이 보내는 것이 가장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 그리고 퀘벡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성곽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잊지 말자. 길이 약 2.8마일에 이르는 퀘벡 성벽은 1608~1871년 사이에 건축됐는데 벽을 따라 걷다보면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펼쳐진 도시 전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렇게 올드타운을 구경했다면 퀘벡 하면 떠오르는 그곳, 쁘띠 샹 플랭(Quartier du Petit Champlain)으로 향하자. 북미에서 가장 유럽스러운 지역인 이곳은 좁은 골목을 따라 클래식한 상점과 식당들이 즐비한데 예쁜 골목도 그러하지만 '도깨비' 촬영지로도 유명해 촬영 스팟을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쁘띠 샹 플랭에서 유명한 맛집은 바로 퀘벡 전통요리를 맛볼 수 있는 '라팡 소떼(Lapin Saute)'인데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토끼고기 푸틴. 또 이곳에 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라 쁘띠 카반 아 수크레(La Petite Cabane a Sucre)'에서는 캐나다식 달고나인 메이플 테피(Maple Taffy)를 먹어볼 만하다. 만약 스키어라면 몽트랑블랑(Mont Tremblant)에서 스키를 즐기는 것도 여행 계획에 꼭 넣자. 퀘벡 주 로렌시아 산맥에 위치한 몽트랑블랑은 많은 적설량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 눈 제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전세계 스키어들에게 사랑받는 스키장이다. 만약 올해 2월 초 퀘벡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2월 3일~12일까지 열리는 '퀘벡 윈터 카니발'을 구경할 수 있다. 1894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이 유서깊은 겨울 축제에서는 야간 퍼레이드부터 얼음조각 전시, 스케이팅, 아이스 카누 레이싱 등 다양한 전시와 대회를 만나볼 수 있다. ▶뭘 먹을까 퀘벡은 미식 도시로도 각광받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감자튀김에 치즈와 그레이비를 곁들인 푸틴(Poutine) 맛집은 '스낵바 생장(Snack Bar Saint-Jean)'이 유명하다. '푸틴 위크'라 명명된 2월 둘째주에 퀘벡에 간다면 더 다양한 종류의 푸틴을 로컬 식당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곳에 왔다면 전통 요리를 맛봐야 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페브 오 라르(Feves au lard)'. 이 음식은 불어로 '지방이 많은 콩'이라는 뜻. 메이플 시럽을 곁들여 구운 콩으로 캐나다에서는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 메뉴다. 또 퀘벡의 아침식사 메뉴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크레톤(Creton)'인데 이는 짭짤한 돼지고기 스프레드로 현지인들은 이것을 토스트에 발라 먹는다. 겉보기엔 이상해보이지만 먹어보면 보기보다 훨씬 맛있다. 퀘벡 버전 셰퍼드 파이인 '빠떼 시누아(Pate Chinois)'는 중국 파이란 뜻으로 19세기 중국 철도 건설 노동자들이 감자와 옥수수, 쇠고기, 양파 등을 파이에 넣어 먹은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퀘벡 스타일의 고기 파이인 '뚜띠에르(Tourtiere)'는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새해까지 자주 먹는 명절 음식. 40년 전통의 유명 식당 '오 오스 캐나디앙(Aux Anciens Canadiens)'에 가면 소박한 가정식 고기 파이를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설탕 파이란 뜻의 '타르트 오 수크라(Tarte au Sucre)', 기본 재료에 충실하고 푹신한 '푸딩 쇼뫼르(Pouding chomeu)' 등도 퀘벡에 갔다면 꼭 맛봐야 할 디저트 중 하나다. 글=이주현 객원기자·사진=퀘벡 관광청 제공드라마 도깨비 퀘벡 전통요리 드라마 도깨비 겨울 퀘벡
2024.01.04. 20:34
케이팝모터스(총괄회장 황요섭)는 드라마작가 최완규 작품 올인2에 5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글로벌시장에 한류K콘텐츠 보급은 물론 케이팝모터스의 전제품이 24부작의 올인2의 드라마에 소품 등으로 등장시키는 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인2(가제 Not Over)는 현재 4부작의 시나리오를 마친상태이며, 내년 상반기에 넷플릭스(Netflix)등에 방영예정이다. 황회장은 이를 위하여 올인2의 제작사인 주식회사 보민엔터테인먼트(대표 김영준)와 함께 국내 초특급 남자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하고 여자배우는 신인배우로 공개 캐스팅 경쟁을 통하여 차후 미국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급 영화에 주연 여배우로 성장시키어 진정한 케이팝모터스의 제품이 글로벌한류를 이끌어 가고, 한류 K컨텐츠 확장에 큰 역할을 하는 2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이다. 드라마 올인2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촬영세트장 설치를 할 수 있는 대지를 준비하였고 제주특별자치도 및 전주시에서 촬영유치협조를 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 한편 케이팝모터스는 내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전세계 기후협약국가 84개국에 15,550개의 대규모 전시판매장 설치에 나서며 내년 하반기 내에 세계증권시장의 주무대인 나스닥(NASDAQ)증권시장에 상장을 중비중이다. 케이팝모터스는 이를 위하여 이미 대한민국 11개소 미국 일본지역 15개소, 동남아 15개소에 대규모 전시판매장 준비를 위하여 일부 부동산매입 및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동희 기자 ([email protected])드라마 제작비 제작비 투자 드라마작가 최완규 드라마 올인2
2023.08.06. 19:58
최근 한국의 불법방송 사이트 '누누티비'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북미에서도 불법 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청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1000만 사용자를 거느린 '누누티비'가 한국정부의 단속에 적발돼 결국 사이트를 폐쇄하는 일이 발생했다. 24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미에서도 불법으로 한국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업체가 최소 5곳에서 많게는 10곳 이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사이트란 개인 사업자들이 한국방송 또는 미국방송을 정당한 콘텐츠 사용료 지불 없이 시청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불법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해킹을 당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이 경우 피해자의 은행계좌에서 거액의 돈을 몰래 인출해가는 금전적 피해도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사용료를 미리 받은 후 사이트를 폐쇄하고 사업자가 잠적하는 경우도 있어 사용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난 1월, 남가주를 근거로 셋톱박스 사업을 하던 B사가 월 20달러 가량의 이용료를 걷은 뒤 돌연 서비스를 중단해 한인사회에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LA중앙일보 1월6일자 참조〉 무엇보다 이들 불법 사이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정부가 연방법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저작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으로, 적발될 경우 수천만 달러의 배상금을 물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불법 서비스인 ‘TV패드’의 제조·판매사와 LA의 한인 유통업자가 한국 방송 3사에 66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배상하라는 연방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이 당시 사업자뿐 아니라 시청자까지 추가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한인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합법인척 시청자들을 속이는 불법 사이트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이용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한편 남가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디맨드코리아의 경우 지난 2011년에 시작해 10년 넘게 한인사회에 한국 드라마, 예능, 영화, 뉴스 등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온디맨드코리아 관계자는 "미주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가장 많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곳은 온디맨드코리아다"라며 "불안한 마음으로 불법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고 100% 합법이며 안전한 온디맨드코리아에서 한국방송을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855-720-2203 홈페이지: www.ondemandkorea.com드라마 불법 한국 드라마 불법 서비스 불법방송 사이트
2023.05.01. 14:43
#.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 경기 시작 4분 52초 만에 포르투갈 대표팀이 허를 찌르듯 첫 골을 넣자 한인들 얼굴에 어두운 기운이 드리웠다. ‘강호’ 포르투갈이란 명성은 괜한 말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인기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팀 아니던가. 어두운 기운은 26분 42초 환호로 바뀌었다. 1대 1 동점 골! ‘해볼 만하다. 흥미진진하다.’ 경기를 지켜보던 한인 응원단 얼굴에 아드레날린 효과가 나타났다. 그리고 드디어 후반 45분 16초, 손흥민 선수가 70m 거리를 6명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단독 드리블하자 여기저기 ‘어어어!’ 소리가 터져 나왔다. 45분 27초, 축구공이 포르투갈 대표팀 골대로 들어가자 한인들 모두가 벌떡 일어났다. 상상하지 못했던 역전극, 믿기지 않은 듯 서로를 바라본다. 뭉클한 감동, 벅차오른 환희. 한인 응원단은 “대~한~민국! 기적이다!”를 외쳤다. 2일 오전 8시 50분. LA한인타운과 한인 가정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을 2대 1로 이겼다. 이날 한인사회 단체응원전은 코리아타운 플라자, 해마루 식당, 풀러턴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렸다. 1대 1 무승부로 끝날 것이란 아쉬움과 16강 진출 바람이 또 꺾일 것이란 분위기가 엄습해서였을까. 경기 후반 45분 손흥민의 영화 같은 드리블 돌파에 축구공을 이어받은 황희찬이 결승 골을 터트리자 코리아타운 플라자, 한인타운 아파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은 꿈 같은 현실을 만끽하는 분위기로 돌변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코리아타운 플라자 실내 3층에는 한인 약 300명이 모여 단체 응원전을 펼쳤다.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와 LA시의회 10지구 사무실은 공동으로 200인치 대형 스크린을 준비해 3차전 경기를 중계했다. 진 최 발레스쿨은 북 두 개를 준비해 경기 내내 흥을 돋웠다. 주최 측은 손으로 흔들 태극기 150개, 빨간색 티셔츠 250개를 준비해 응원장을 찾은 이들을 반겼다. 응원객 대부분 10~80대 한인이었지만, 한인 친구와 함께 온 백인과 라틴계도 눈에 띄었다. 경기 전반 5분도 안 돼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선제골을 내주자 코리아타운 3층은 침묵이 흘렀다. 일부는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역부족’일 수 있다는 체념도 드리웠다. 이른 아침 내리는 비를 뚫고 단체응원 현장에 나온 이들 얼굴에서 실망감도 엿보였다. 하지만 전반 26분 김영권이 동점 골을 뽑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자 분위기가 살아났다. ‘해볼 만하다’는 응원전이 시작됐다. 오전 7시부터 자리를 지킨 김선아(40대)씨 남매는 “우리 팀이 이겨서 16강에 가면 좋겠다. 양측 모두 잘하긴 잘한다”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딸과 응원전에 나선 미셸 서(50대)씨가 “우리 팀이 16강에 진출할 것 같다”고 말하는 순간 결승 골이 터지자 서씨는 “단체 응원 나오길 정말 잘했다. 경기도 정말 좋았고 (단체응원전) 주최 측이 설명도 잘해줬다”며 기뻐했다. 결승 골이 터진 뒤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한인사회 곳곳은 잔치 분위기였다. 단체응원에 나선 서수연씨(20대)는 “원래 축구를 잘 몰랐지만, 한국팀이 이기니까 너무 뿌듯하고 좋다. 16강 가서도 잘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경기를 봤다는 제임스 민(41)씨는 “축구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도 쫄깃했다. 마지막 결승 골 넣을 때는 울컥했다. ‘내가 한국 사람은 맞구나’ 싶다”며 감동을 전했다. 타인종 주민들도 한국 대표팀 16강 진출을 축하하는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코리아타운 플라자를 찾은 백인 시오 린더(20대)는 “이렇게 포르투갈팀을 이긴 한국팀이 대단하다. 한 골 더 넣었으면 더 좋았겠다. 한국팀이 ‘언더독’이라는 소리는 들었지만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서 카페 입체(IPTCHE)를 운영하는 전경미씨는 “점심시간이 지나서까지 타인종 손님들이 ‘코리아 윈!’이라며 같이 축하해줘서 기분이 좋다. 예상하지 못한 장면과 기적을 보여주는 월드컵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드라마 실망 코리아타운 플라자 한인 응원단 이날 한인사회
2022.12.02. 22:39
한인 배우 레이먼드 리(35)가 19일부터 방영하는 NBC 방송의 새 드라마 '퀀텀 리프(Quantum Leap.양자 도약)'에서 주연을 맡았다. NBC는 주요 TV 네트워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아시아계 배우를 기용한 것은 드문 일이라며 레이먼드 리를 캐스팅한 배경을 소개했다. 퀀텀 리프는 NBC 방송이 1989~93년 방영한 동명의 SF 시리즈 후속작이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인 물리학자 벤 송 박사(레이먼드 리 분)가 양자 도약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면서 겪는 모험을 다뤘다. 벤 박사는 시간 여행을 할 경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로 설정됐다. 이 드라마를 만든 마틴 제로 프로듀서는 원작에선 주연 배우가 백인 남성이었지만, 후속작에서는 인종과 성별을 초월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배우가 필요했고 레이먼드 리가 이 역할에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레이먼드 리는 한인이라는 배경과 자신의 외모가 언젠가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이번 배역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리는 대학 시절 연극을 전공했고, 드라마 '모던 패밀리', '스캔들', '히어 앤드 나우'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올해 최대의 흥행 영화 '탑건:매버릭'에서는 로건 리 중위 역으로 출연했다.레이먼드 드라마 한국계 레이먼드 드라마 퀀텀 nbc 드라마
2022.09.20. 17:37
어바인 세종학당(이하 세종학당, 학당장 태미 김)이 한국 드라마(K-드라마)를 한국어, 한국 역사와 문화 교재로 활용해 수강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세종학당 측은 150여 명의 수강생이 참여한 여름학기 중 ‘19세기 말, 초기 한미관계’란 주제의 역사 강좌를 마련했다. 이 강좌는 한국의 주진오 전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장이 진행했다. 줌을 통해 강좌에 참가한 수강생들은 역사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장면들을 통해 한국과 미국, 일본의 관계를 살펴 봤다. 이 강좌를 동시 통역한 에스더 이 교사(노스우드 고교 한국어 및 역사 담당)는 “한인 2세로서 한국과 미국의 역사적 첫 만남(신미양요)이 무척 흥미로웠다. 한국이 왜 미국을 ‘아름다운 나라’로 불렀는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인 외교 관계 등에 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즐겨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장면들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K-드라마를 통해 한국말 실력을 늘리려는 시도도 이루어졌다. 한국어, 한국 문화 동아리 ‘해바라기’ 학생들은 김수지 지도교사의 도움을 받아 여름학기 중 특별한 드라마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류 드라마의 역사를 살펴 보고 대화 톤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드라마 속 대사를 직접 연습하며 한국어 실력을 키웠다. 이미경 세종학당 코디네이터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 특히 청소년이 K-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시청하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 역사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드라마 콘텐트는 오래 기억되기 때문에 수업에 활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라고 말했다. 세종학당은 금주부터 10주 과정 가을학기를 시작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어바인 KAC 한국학교 수업도 이번 주에 시작한다.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koreanamericancenter.org)를 참고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드라마 한국어 역사 드라마 한국 드라마 한국어 실력
2022.09.13. 18:00
요즘 미국 정치권 모습을 보면 한국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전 정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슈화되고, 의원들은 중요한 민생법안 표결에도 충실히 당의 노선에 따른다. 미국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형이라는 게 차이점이라고 할까. 아무튼 한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익숙한 일이지만 미국은 초유의 상황이라 파문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지난주가 숨 가쁜 한 주였다. 그를 향한 ‘3종 수사 세트’가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시간대 별로 보면 8일 마라라고 자택 압수 수색이 진행됐고, 다음 날에는 1·6 의회난입사건의 공개 청문회가 열렸다. 10일엔 자산조작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한가지씩 내용을 요약해 보면 ‘압수 수색’은 대통령 공식 기록물의 무단 반출이 이유다. 압수 수색 후 연방법무부는 최고 기밀이 담긴 특수정보(SCI) 문건 1건, 극비 문건 4건, 비밀과 기밀로 분류된 문건 각 3건 등 총 11가지 문건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1·6 청문회’는 트럼프가 패배한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에 관한 것이다. 당연히 초점은 트럼프의 관련성 여부다. ‘자산조작혐의’는 트럼프 운영 기업에 관한 것이다. 트럼프 그룹이 과거 은행 대출을 받을 때는 자산가치를 부풀리고 세금보고 때는 자산가치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이들 3종 세트 가운데 가장 정치적 파장이 큰 것은 압수 수색이다. 전 대통령의 자택 수색이라는 소재 자체가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찬반 여론이 들끓었다. 여기에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과 트럼프의 악연도 양념 구실을 했다. 갈런드 장관은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에 지명했지만 공화당 측의 비토로 300일 가까이 인사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고 끝났다.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트럼프는 보수적 인물인 닐 고서치를 지명했고 결국 그가 대법관이 됐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압수 수색 자체를 정치적 탄압이라 주장하며 지지세력 규합에 나섰다. 이런 상황을 우려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압수 수색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다”고 밝혔고 갈런드 법부장관도 “압수 수색 영장 청구는 내가 승인한 것”이라며 정치적 이슈로 비화되지 않도록 차단막을 쳤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소용없는 일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왜 기밀서류들을 굳이 보관하고 있었을까?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지에 소개된 기사가 눈길을 끈다. 첫 번째 이유는 본인의 대통령직 수행과 관련된 것을 기념물로 보관하고 싶어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사업가 출신인 만큼 서류들을 이용해 나중에 수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뭔가 감추고 싶은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강공 모드로 맞서고 있다. 그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의회 다수당이 되면 이번 일을 철저히 따질 것”이라며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관련 서류들을 잘 보관하고 있어야 할 것이며, 선거 후의 일정은 비워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다음 달에는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갈런드 법무부 장관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그는 1·6 의회난입사건 청문회에 참석 “전 대통령도 수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강한 어조로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답한 바 있다. 미국의 정치 시계는 점점 11월 중간선거로 향하고 있다. 선거 후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면 트럼프 3종 세트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겠지만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11월 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 상당수가 트럼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채 100일도 남지 않은 중간선거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그나저나 ‘정치 보복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하면 국민만 피곤해진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미국 드라마 트럼프 지지자들 대통령 선거 트럼프 그룹
2022.08.18. 19:22
1988년 공개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반딧불이의 묘’는 주인공 세이타·세츠코 남매가 2차 세계대전 중 겪는 피란 생활을 다룬다. 일본 해군 대위인 남매의 아버지는 전사하고, 어머니도 미군 공습으로 목숨을 잃는다. 이후 떠돌이 생활을 하던 남매가 영양실조로 비참하게 죽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완성도가 빼어나 세계 애니메이션사에 남을 명작으로 꼽힌다. 한국에선 2005년 개봉이 추진됐지만, 배급사 측이 “국민 정서에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기했다. 2014년 개봉 뒤에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논란 때문이다. 그러나 원작 소설의 작가 노사카 아키유키는 2015년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이 나라에 태평양 전쟁 전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이 확실하다”며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다. 일본이 피해자라는 걸 강조할 의도는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반일감정 때문에 명작을 외면한 꼴이 됐다. 반일 코드는 국내에서 오랜 기간 흥행과 평판의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2020년 간담회에서 “150만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던 소설가 조정래는 우리 문학계의 상징 같은 존재다. 그가 쓴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 등 근현대사 대하소설 3부작은 1550만 부가 팔렸다. 2019년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반일감정의 파도를 적기에 올라탄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며 반일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개봉했다. 예상대로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종이의 집 한국판’을 두고 일각에서 반일 코드 논쟁이 일고 있다. 주인공 도쿄가 “왜 이름을 도쿄로 지었느냐”는 질문에 “그야, 나쁜 짓을 할 거잖아”라고 대답한 장면이 논쟁 포인트다. 스페인 원작에서는 “일본에 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도쿄의 작명 이유로 강조됐다. 이 때문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국판에서 억지로 반일 코드를 심었다” “문제없다”는 의견으로 논쟁을 벌이는 이들도 있다. 작품에 어떤 대사를 넣는지는 전적으로 창작자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논쟁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작품 속에 심어진 반일 코드만으로 인기를 끄는 시대는 지나고 있는 것 같다. 한영익 / 한국 중앙일보 정치에디터J네트워크 반일코드 드라마 이번 논쟁 반일감정 때문 반일 코드
2022.06.28. 18:33
2020년 봄 코로나19로 모든 여행 계획이 취소되고 집콕이 시작되면서 우연히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삼국지’였다. 끝나고 나니까 이젠 무슨 낙으로 살까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중국에서 만들어져 KBS에서 더빙으로 방영됐던 95부작 드라마로 현재도 많이 인용되고 있는 고사성어의 역사적 배경이 담겨있어 더 흥미로웠다. 삼국지가 끝난 후 드라마 ‘초한지’를 선택함으로써 중국 역사물을 이어서 보게 되었다. 초한지를 삼국지보다 먼저 봤어야 시대적 흐름을 따라잡기가 쉬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초한지 역시 촬영 규모, 스토리 전개 그리고 출연진의 연기력에 매료되어 컴퓨터 안으로 빨려 들어갈 지경이었다. 이어서 입에 붙은 칭기즈칸 노래가 생각나 조그만 동네 골목대장 같은 친근함으로 드라마 ‘칭기즈칸’을 보게 되었다. 나의 얕은 상식과는 달리 그는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땅을 많이 넓힌 군주로, 몽골 제국 초대 대칸이 된 인물이었다. 다음 드라마 ‘와신상담’에서는 ‘장작에 누워 복수를 다짐하고 곰의 쓸개를 핥으며 노력해서 고난을 이겨낸’ 월왕 구천의 서슬 퍼런 인내가 참으로 오싹했다. 하루에 한 회 이상은 안 본다는 규칙을 잘 지키며 코로나 기간을 나름 헛되지 않게 보낸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문득 내 나라 역사물도 좋은 것이 많을 텐데 싶어 검색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찾아낸 드라마가 백제의 영웅 ‘근초고왕’이다. 근초고왕은 백제의 전성기를 이끈 정복 군주임에도 그의 재위 기간 동안의 기록이 없어 ‘일본서기’에 남아 있는 왜곡된 기록을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그의 업적을 가늠할 수 있었다니 참으로 씁쓸했다. 내 나라 역사를 아는 뿌듯함을 이어가고 싶어 ‘광개토태왕’을 보았고 그다음 선택한 드라마가 ‘태조 왕건’이다. 지금까지 본 것 중 다음 호를 가장 기다리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특징이라면 극 중 인물이나 장면 중 역사적 기록에 의한 내용인지 혹은 픽션이 가미되었는지 내레이션을 통해 적절히 언급해 준다는 점이다. 총 200부작으로 이제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스토리 중심은 궁예이다.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막강한지 드라마 이름이 ‘태조 왕건’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지경이다. 궁예는 신라 경문왕 후궁의 아들로 태어나 정실부인들의 시샘과 권력다툼으로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한 화랑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그 과정에서 한쪽 눈을 잃게 된다. 그 후 유리걸식하다가 승려가 되었고 수행자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고, 미륵 신앙과 초강력 카리스마로 고려를 건국한다. 생불과 같은 인품에 임금으로서 갖춰야 할 냉철한 이성까지 갖춘 궁예의 탄탄대로 같던 왕좌가 아지태라는 망상가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면서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선정을 펼치고 모범을 보였기에 백성들이 미륵이라 칭송했던 것을 잊고, 자신이 참 미륵이라는 망상에 빠진 정신이상자이자 사람을 철퇴로 다스리는 살인마로 변해간다. 이 드라마는 사람이 권력 맛에 물이 잘못들면 어디까지 뻔뻔해지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 실감나게 그려놓았다. 한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서인지 드라마를 통한 교훈이 새롭다. 오연희 / 시인이 아침에 드라마 대통령 역사 드라마 대통령 선거 드라마 이름
2022.02.18. 18:58
남가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인 소유 종합 영상제작사인 데종필름(대표 종유석·Yoo Seok Jong)이 한인 이민사회를 소재로 한 드라마(제목 미정)를 제작한다. 3일 데종필름 측은 지난해 말 투자사와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 에피소드가 30분 분량으로 총 5회로 구성되는 시리즈는 LA에 소재한 한인 필름 프로덕션에서 벌어지는 6명의 한인 젊은이들의 열정, 사랑, 도전, 실패 등의 인생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제작자인 종유석 감독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민 청년들의 삶을 이민자 스스로의 눈으로 그려보고 싶다”며 “드라마를 통해 젊은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세대 간의 소통 창구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드라마 제작에 대한 투자는 미국 디지털 치과산업의 대표기업으로 자립 잡은 한인 소유기업 트루어버트먼트(Truabutment-대표 존 김)가 맡게 되며 드라마 흥행으로 얻어지는 수익금은 해피빌리지와 어린이재단(CHOC Foundation)을 통해 기부할 계획이다. 트루어버트먼트사 측은 한인사회와 이제까지 별다른 인연은 없었지만 커뮤니티 기여를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서 제목, 주연배우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제작사와 투자사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서 갖는 기대는 크다. 한인 배우와 작가, 감독을 비롯해 한인제작사, 한인투자사로 이뤄져 한인 이민사회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이제까지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리즈 ‘지옥’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적인 K스토리들이 관심을 끌며 성공을 거둔 상황이고 한인 2세 출신 아이작 정 감독이 영화 ‘미나리’로 이민 얘기를 진솔하게 다루며 배우 윤여정씨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 등이 자극제가 됐다. 종유석 감독은 아시안국제영화제 단편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베니스 단편영화제 신인감독상(공동 수상), LA필름 어워드 특별심사위원장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한인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1995년 7월부터 2000년 4월까지 한국의 SBS에서 제작돼 한국에서 방영된 ‘LA아리랑’ 등이 있을 뿐이다. 다만, 캐나다에서는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인 이민자를 소재로 한 ‘김씨네(Kim’s convenience)’가 제작돼 2016년부터 다섯 시즌 총 65편이 방영된 적이 있고 메이저 제작배급사인 HBO가 미니시리즈 ‘K타운’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제작 K콘텐트가 아니고 해외에서 자체 제작되는 첫 K콘텐트라는 점에서 또한 기대가 크다. 현재 드라마 배우 오디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중이다. ▶문의: [email protected] 장병희 기자이야기 드라마 한인 소유기업 한인제작사 한인투자사 드라마 제작
2022.01.17. 15:57
요즘 지옥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드라마 ‘지옥’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나도 그 드라마를 몰아보면서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떠올렸다. ‘저게 말이 되나. 유아적 망상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말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이비 종교, 공포정치 등이 연상돼서였다. 드라마 속 지옥은 권선징악을 상징하는데, 죄를 지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란 개념은 종교 안에서도 비슷하다. 지옥론이 종교계에서 거론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확실치 않다. 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당시에는 신자들이 문맹이기에 일명 지옥도라는 그림으로 가르침을 준듯하다. 지옥도는 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불교계에도 있다. 드라마를 본 많은 이들은 지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곳인지를 궁금해한다. 오래전부터 무신론자들은 지옥의 존재를 부인해 왔다. ‘지옥’과 ‘사랑이신 신’의 존재가 모순된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신이 자기 창조물을 지옥 불구덩이에 집어 던진다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인생의 불공평성을 놓고 볼 때 지옥의 존재는 잔인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 세상은 태어날 때도, 살아가는 과정도, 죽을 때도 불공평한데, 이렇게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다가 죽는 사람들을 단순한 잣대로 판단하여 지옥행을 결정한다면 그 자체가 잔인한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대개 심리적으로 병적인 종교인이 만든 지옥론에 대한 반박이다. 신학자들에 의하면 지옥은 신이 인간을 버리는 곳이 아니라 신을 버린 인간들이 가는 곳이다. 어둠을 좋아하는 자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곳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신은 자기를 버리고 떠난 사람들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그래서 성인들은 천당에 있지 않고 지옥에서 기도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신이 지옥을 만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게 학대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지옥 같은 가정 안에서 살던 기억이 종교까지 연장돼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간이 신의 뜻을 거역하면 지옥으로 간다는 주장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데, 가장 심각한 것은 공포 신앙이다. 인간을 병들게 하는 것 중에 으뜸은 공포심이다. 군부 독재 통치를 겪어본 사람들은 공포정치가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안다. 위축된 자아, 정신적 질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안감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간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포신앙을 갖는 사람들은 스스로 노예 신분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즉 가학-피학적인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중세가톨릭은 지옥론으로 신자들을 통제하려 하였고, 이런 방법이 지금은 개신교 안에서 재현되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중세에 머무는 그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지옥론은 신자들을 노예화하지만 반대로 교주는 신격화한다. 자신이 사람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판단자인 듯이 선민의식을 가진다. 자신에게 천국행 선발권이 있는 척하면서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이다. 신도들은 교주의 마음에 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고도 오히려 고마워하는 병적인 상태로 전락한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속 ‘화살촉’ 같은 자들이 설친다. 근거 없는 도덕적 잣대를 휘두르면서 열등감과 권력욕을 채우려는 인간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다. 이단이니 악마니 하며 마녀사냥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얀마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선량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자들을 보면서 지옥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만약 그런 자들을 보내는 지옥이 없다면 아무 죄 없이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영원히 구천을 떠돌아야 할 것이다. 미얀마에서 자국민을 학살하는 자들에게 지옥문이 열려서 드라마에 나오는 사자들이 데려가길 학수고대한다. 지금 사는 것이 지옥 같은 사람들에게 지옥은 저세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런 지옥살이를 면하게 해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홍성남 /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기고 드라마 지옥 지옥 불구덩이 요즘 지옥 사이비 종교
2021.12.27. 17:32
요즘 지옥 이야기가 자주 회자한다. 드라마 ‘지옥’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나도 그 드라마를 몰아보면서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떠올렸다. ‘저게 말이 되나. 유아적 망상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말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이비 종교, 전두환 시절의 공포정치, 보안사와 제주 4·3 사건 등이 연상돼서였다. 드라마 속 지옥은 권선징악을 상징하는데, 죄를 지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란 개념은 종교 안에서도 비슷하다. 지옥론이 종교계에서 거론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확실치 않다. 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당시에는 신자들이 문맹이기에 일명 지옥도라는 그림으로 가르침을 준듯하다. 지옥도는 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불교계에도 있는데, 불교계의 지옥이 더 다채롭게 표현된다. 드라마를 본 많은 이들은 지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곳인지를 궁금해한다. 오래전부터 무신론자들은 지옥의 존재를 부인해 왔다. ‘지옥’과 ‘사랑이신 신’의 존재가 모순된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신이 자기 창조물을 지옥 불구덩이에 집어 던진다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인생의 불공평성을 놓고 볼 때 지옥의 존재는 잔인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 세상은 태어날 때도, 살아가는 과정도, 죽을 때도 불공평한데, 이렇게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다가 죽는 사람들을 단순한 잣대로 판단하여 지옥행을 결정한다면 그 자체가 잔인한 행위라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대개 심리적으로 병적인 종교인이 만든 지옥론에 대한 반박이다. 신학자들에 의하면 지옥은 신이 인간을 버리는 곳이 아니라 신을 버린 인간들이 가는 곳이다. 어둠을 좋아하는 자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곳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신은 자기를 버리고 떠난 사람들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그래서 성인들은 천당에 있지 않고 지옥에서 기도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신이 지옥을 만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게 학대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지옥 같은 가정 안에서 살던 기억이 종교까지 연장돼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간이 신의 뜻을 거역하면 지옥으로 간다는 주장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데, 가장 심각한 것은 공포 신앙이다. 인간을 병들게 하는 것 중에 으뜸은 공포심이다. 군부 독재 통치를 겪어본 사람들은 공포정치가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안다. 위축된 자아, 정신적 질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안감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간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포신앙을 갖는 사람들은 스스로 노예 신분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즉 가학-피학적인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중세가톨릭은 지옥론으로 신자들을 통제하려 하였고, 이런 방법이 지금은 개신교 안에서 재현되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중세에 머무는 그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지옥론은 신자들을 노예화하지만 반대로 교주는 신격화한다. 자신이 사람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판단자인 듯이 선민의식을 가진다. ‘14만4000명’처럼 숫자로 사람들을 우롱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천국행 선발권이 있는 척하면서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이다. 신도들은 교주의 마음에 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고도 오히려 고마워하는 병적인 상태로 전락한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속 ‘화살촉’ 같은 자들이 설친다. 근거 없는 도덕적 잣대를 휘두르면서 열등감과 권력욕을 채우려는 인간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다. 이단이니 악마니 하며 마녀사냥을 한다. 동독의 비밀경찰인 슈타지가 종교 안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얀마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선량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자들을 보면서 지옥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만약 그런 자들을 보내는 지옥이 없다면 아무 죄 없이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영원히 구천을 떠돌아야 할 것이다. 미얀마에서 자국민을 학살하는 자들에게 지옥문이 열려서 드라마에 나오는 사자들이 데려가길 학수고대한다. 지금 사는 것이 지옥 같은 사람들에게 지옥은 저세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런 지옥살이를 면하게 해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홍성남 /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속풀이처방 지옥 드라마 지옥 불구덩이 요즘 지옥 공포정치 보안사
2021.12.26.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