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등대 모임’이라는 곳의 초대를 받아 참석한 적이 있다. 조현병과 조울증 자녀를 둔 부모들 모임이다. 부모들은 아직 완치가 힘든 이들 질병의 치료 경향과 신약에 대해 알고 싶어했다. 나는 1960년도 전후 선보인 항정신병 치료제 토라진(Thorazine) 덕택에 산속 정신 병원에 있던 많은 환자가 가족과 지역 사회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설명부터 시작했다. 새 치료제 덕에 산속 정신 병원들이 자취를 감췄고 지역 사회마다 정신 건강 보건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약물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었다. 복용을 중단하거나 가족과의 갈등으로 뛰쳐나가는 환자들이 생겼고, 이들이 갈 곳은 감옥이나 길거리였다. 케네디 대통령이 서명한 ‘지역사회 정신 건강법(Community Mental Health Act)’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필요했지만, 아쉽게도 홈리스의 증가로 끝나고 말았다. 1990년대에는 두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이 시기를 ‘두뇌의 십년(Decade of Brain)’ 이라고도 부른다. 당시 MRI 기계로 두뇌 안을 볼 수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세포들과 시냅스, 그리고 뇌 전파 물질들이 있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 물질들의 불균형 상태 때문에 조현병, 조울증, 주요 우울증, 주의 산만 증세 등이 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생산된 것이 리스페리돈, 올란자핀 등의 2차 항정신병제(Second Generation Antipsychotics), 또는 비정형 항정신병제(Atypical Antipsychotics)들이었다. 이제 3세대 약물이 나오게 되면 양성 증상(망상,환각)과 음성 증상(의욕 저하, 사회적 관계 결여)의 치료는 물론 환자들의 인식 작용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의 생활 습관에 관해 설명할 순서가 됐다. 준비한 자료가 영어로 된 내용이라 참석자 가운데 한국어로 번역해 줄 만한 분을 찾아야 했다. 그때 한 중년 남성이 조용히 일어섰다. 그는 내용을 천천히 읽고, 참석자들에게 한국말로 전달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자 뒤쪽에 앉아 계시던 어머니 한 분이 내게 다가왔다. “제 아들입니다. 대학교 때 병이 났었지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조현병은 대부분 17~18세 무렵 발병해 양성과 음성 증상을 보이는 두뇌 질환이다. 그의 어머니에 따르면 그는 발병한 지 25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약물 복용을 거부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자는 아주 이상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듯했다. 두 사람은 서로 가까이 앉지도 않았고, 서로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중립적이지만, 서로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이 모자를 보면서 수년 전 UCLA 정신연구소(NPI)의 연구 결과가 생각났다. 정신 병원을 퇴원한 환자의 재입원과 가정의 ‘감정 표현도’ 관계를 연구한 내용이다. 감정 표현도 높은 가족은 환자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고, 과잉보호의 양상도 있었다. 반대로 감정 표현도가 낮은 가족은 정서의 완충 지대를 유지하며 지나친 간섭이나 지시를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감정 표현도가 높은 가족의 환자 재입원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에 주목한 이유는 한국인의 높은 감정 표현 때문이다. 정신 질환 가족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간섭을 삼가며, 환자와의 경계(boundary)를 존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다. 또 가끔 환자가 보이는 분노가 반항이 아니라 두뇌의 화학 물질 불균형에 의한 ‘몸의 병’ 증상임을 알고 그대로 받아 줄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그런데 모임에서 관찰한 모자의 중립적이고 쿨(cool)한 모습을 보고 반가웠다. 아마 그러한 환경 덕분에 그 아들은 25년간 충실히 약물치료를 받고, 모임에도 잘 나오고, 본인을 위한 질문도 서슴없이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된 듯하다. 등대 모임은 LA 이외에 토런스와 라스베이거스 등에도 있다고 한다. 김영철 목사님이 치료와 상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등대 비정형 항정신병제 항정신병 치료제 지역사회 정신
2026.04.26. 20:00
글로벌 어린이재단 버지니아 지회(회장 김남숙)가 주최한 'GCF 회원의 날'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 1일 워싱턴 한인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50여명이 참석해 회원간의 단합을 과시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를 다시금 다짐했다. 회원의 날 행사에서는 경매, 특강, 워싱턴 글로리아 크로마 하프단 연주 무대 등이 선보였다. 경매를 통해 모인 기금은 '결식 아동 돕기'에 사용될 예정인 가운데, 특별강연은 한사랑 종합학교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메시아 평생 교육원 등에서 미국사를 강의하는 이기춘 씨가 맡았다. 이 씨는 "대표하는 연방 의원이 없어 세금만 내고 권익을 대표할 이가 없는 워싱턴 DC 주민들의 현실"을 통해 "정치력과 투표권의 중요성"을 회원들에게 이야기 했다. 또한 행사에서는 석은옥 회원이 "어린이들에게 등대처럼 밝은 빛을 비춰달라"며 김남숙 회장에게 '사진 장식 접시'를 선물로 증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 날 김남숙 회장은 "회원님들의 정성과 노고로 전세계의 굶주린 아동들에게 빛과 희망이 전달되고 있다"면서 "더욱 단합된 어머니들의 힘으로 아이들을 위한 등대이자 햇살이 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친교부장으로 전 워싱턴 가요동우회 회장 홍은영 씨가 합류했다. 버지니아지부 현 임원진은 김남숙 회장을 비롯 이명옥, 유숙희, 총무 이수연(이상 부회장), 회계 권미애, 서기 김혜량, 홍보부장 윤애경 등이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단합 등대 글로벌 어린이재단 회장 김남숙 김남숙 회장
2023.04.04.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