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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날…흑인 커뮤니티 목소리를 찾아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언젠가 살게 되는 꿈이 있습니다.” 오늘(1월 셋째 주 월요일)은 세계적인 인권 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탄생(29년 1월15일)을 기리는 연방공휴일이다. 그의 유명한 연설(I Have a Dream)은 지금까지도 인종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수많은 국가 및 민족들에게 ‘등불’같은 진리다. 본지는 ‘우리 모두는 형제’라고 목소리를 높인 킹 목사의 뜻을 기리고, 흑인커뮤니티 시민들의 생생한 소리를 듣고자 지난 13과 14일 사우스 센트럴 지역을 찾았다. 기자는 리커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그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13일 오후 1시 사우스 센트럴 지역에 위치한 레드 리커. 4.29 폭동당시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업주 윤달식씨의 도움속에 기자는 '보조 캐시어'가 돼서 흑인 손님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흑인들이 한인을 보는 시각'을 알아 내는 것이 목표였다. 한 무리의 흑인 여성들이 특유의 활달한 몸짓으로 가게 문을 들어섰다. 그들은 가게일을 보던 윤 사장의 부인 윤정자씨를 '마마'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셰릴이라고 소개한 그에게 '기자'(새로온 종업원)는 대뜸 "한국인을 싫어하나?"란 질문을 전졌다. 우문이었지만 엎지러진 물이었다. 셰릴은 두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 "아니 절대 아니에요. 우린 모두 다 LA시민일 뿐이예요. 여기서 나고 자랐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마(윤정자씨)라고 부르지요 모두 친구입니다. 서로 싸우고 다투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예요." 셰릴 옆에 있던 일행도 그를 거들었다. "우리가 (코리안을) 인종차별을 한다고 색안경을 끼고 보니까 우리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우리는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구요." 한인들을 비하했던 흑인 래퍼 아이스 큐브의 '블랙 코리아'라는 노래를 예로 들며 '솔직히 말하라'고 했다. 그들은 박장대소 했다. "풍자일 뿐이라구요. 가끔씩은 서로가 서로를 흉보자나요. 한인들보다 백인을 비꼬는 음악이 훨씬 더 많을 걸요." 덩치가 매우 큰 흑인 남성 키코가 업소로 들어오자 업주 윤씨는 '저 사람은 질이 썩좋지 않다'고 알려줬다. 되레 그로부터는 진솔한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에게 '왜 많은 흑인들이 한인 업소를 약탈하냐'고 질문했다. 그는 "범인들은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업소가 있고 업소에 물건이 있어 훔친다"고 대답했다. 업소의 주인이 한인일 뿐이라는 것이다. 14일 오전 1시. 케리라는 흑인 남성과 대화를 나눴다. 갱단원이라는 그에게는 기자라는 신분을 털어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에게 한-흑간의 갈등을 조명하고 문제점을 돌아보는 기사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케리는 한흑 커뮤니티 문제는 나중이고 우선 자신들의 커뮤니티 자체가 '문제 투성이'라고 말했다. "이보게 미스터 리포터. 우리는 우리 자신들끼리 싸우고 죽이기에도 바쁘다고. 문제가 너무 많아. 당신도 알자나. 청소년 범죄 낙태 살인 마약 이 모든 것들이 흑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아직도 수많은 문제와 싸우고 있어. 백인과 히스패닉은 물론 당신들 또한 우리를 범죄자로 내몰고 차별하자나. 우리가 다른 인종 모두를 증오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야. 당신들의 그런 편견이 우리를 더욱 고립시키고 고약한 범죄자로 내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 사우스 센트럴 지역을 비롯해 흑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많은 한인 업주들은 흑인들을 '도둑'이라고 부른다. 물건을 훔쳐도 죄책감이 없고 오히려 당당하고 말한다. 사람목숨을 파리목숨으로 알고 각종 범죄를 일삼는다고 손가락질한다. 그러나 흑인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선량한 흑인들마저도 본능적으로 안다고 한다. 짧은 눈빛 말투 제스처 속에 자신들을 범죄자와 동일시하는 인종적 멸시가 들어 있다는 것을. 러스티라는 중년 남성은 "우리는 어려서부터 그런 일(인종차별)을 많이 당해서 금방 눈치챈다"며 "그런 억울함과 답답함을 해소하는 것은 역으로 인종모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종갈등의 도화선은 그런 일상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킹 목사가 외쳤던 인종화합의 무대가 현재는 이웃한 한흑커뮤니티의 과제로 주어진 상황이다. 우리에게도 꿈이 있고 그 꿈은 우리의 아이와 흑인 라티노 백인 아이들이 어깨동무하고 걸어 가는 것이다. 황준민 기자

2010.01.17. 19:53

■ 오늘 킹목사 행사

제25회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인 오늘(18일) LA일원에서는 각종 행사가 마련된다. 흑인 해방운동의 지도자인 마틴 루터 킹 목사는 1968년 암살당하기까지 비폭력주의에 입각한 '공.민권 운동'의 지도자로 활약했으며 1964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킹 목사의 탄생일은 1월 15일이지만 의회의 표결에 의해 1986년부터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이 연방 공휴일로 책정됐다. USC 인근인 마틴 루터 킹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 인근에서는 오전 10시 15분부터 기념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어 가주 흑인 박물관(California African-American Museum.600 State Drive. Los Angeles)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틴 루터 킹 목사 연설 상영회가 진행된다. 그의 유명한 연설인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a a Dream)'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엠마뉴엘 루터 교회(6020 Radford St. North Hollywood)는 오후 5시부터 마틴 루터 킹 데이 기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수많은 인권운동가들과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해 킹목사의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갖게 된다. 황준민 기자

2010.01.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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