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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집으로 가는 길

얼마나 멀리 어디서 헤매다 왔는가   가장 깊은 곳에서 부는 바람이여!       삭막한 어느 겨울날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을 걸었습니다     화강암 모래, 황무한 언덕, 건조하고 광활한 땅   인간의 어떤 소망이나 희망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심장은 고동칩니다       고요함으로 진동하는 현   거대한 침묵 속으로 가라앉는 작은 침묵   우리의 시끄러운 세월은     영원한 침묵의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작열하는 태양열을 받아 반짝이는     모래알 한알, 한알에 쌓인 수천만개의 기억들     소음 되어 사라지고       지금 막 태어난 것처럼 단순하고 단순하게 가벼워집니다       손을 뻗치면 닿을듯한     새까만 별 무더기들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져 나리고       고독한 방랑자     오늘 밤 영원을 꿈꿉니다. 이춘희 / 시인글마당 화강암 모래 사하라 사막 머리 위로

2025.10.16. 21:06

[우리말 바루기] 기지개를 ‘켜야’?, ‘펴야’?

나른한 오후, 잠이 솔솔 몰려오고 피곤이 쌓여 몸이 찌뿌드드한 것같이 느껴지면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기지개’다. 손을 머리 위로 하고 몸을 쭉 펴 주면 몸의 긴장이 풀어지고 정신이 들기도 한다.   “지치고 피곤할 땐 기지개를 한번 켜 보라”고 권유하면, 어떤 이들은 ‘기지개를 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듯하다. ‘기지개를 켜다’ 못지않게 ‘기지개를 펴다’라는 표현도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펴다’는 굽은 것을 곧게 하는 행위, 움츠리거나 오므라든 것을 벌리는 행위를 나타낼 때 쓰는 단어다. 그렇기에 팔다리를 펴는 행위인 ‘기지개’에도 ‘펴다’를 결합시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될 법하다.   그러나 ‘기지개’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피곤할 때 몸을 쭉 펴고 팔다리를 뻗는 일’이라고 풀이돼 있다. 다시 말해 ‘기지개’에는 이미 ‘펴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의미가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펴다’가 아닌 ‘켜다’와 함께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간혹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키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에서와 같이 ‘기지개를 키다’로 쓰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 역시 바르지 못한 표현으로, ‘기지개를 켜다’라고 고쳐 써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기지개 머리 위로

2024.06.2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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