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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만능 시대, 음식 명상 필요하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중략)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스님들이 절에서 식전에 외우는 오관게 구절이 LA에서 영어로 울려 퍼졌다.     지난 22일 LA 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에서 ‘사찰음식 마스터 클래스’가 개최됐다. 사찰음식의 대가로 알려진 정관스님이 직접 나서 불교의 음식 철학부터 사찰음식 문화, 예절 등에 대해 전수했다. 이날 약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어광 바루(Baroo) 셰프, 김지희 페릴라(Perilla) 셰프, 빌 에디슨 LA 타임스 레스토랑 비평가 등 요식업계 전문가들도 총출동해 사찰음식에 관심을 보였다.     정관스님은 이날 음식을 통한 수행에 대한 가르침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그는 “수행이란 ‘나’ 자신을 비우고 스스로를 깨닫게 되는 것”이라며 “음식은 ‘나’를 누군지 알아가는 육체적, 정신적 방법의 결합물”이라고 전했다. 정관스님은 석가모니의 수행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석가모니는 6년 동안 먹지 않고 잠도 안 자면서 고행을 했다”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 음식을 통제했고 이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관스님은 음식명상을 수행의 한 방법으로 소개했다.     그는 “음식 명상이란 음식을 조절함으로써 ‘나’를 절제할 수 있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질 만능 시대에서 음식은 행복이나 쾌락을 충족시켜주는 도구가 된 만큼 음식명상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직접 음식명상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자신 앞에 놓인 연잎밥, 표고버섯 조림, 감말랭이 등의 사찰음식을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조절해 덜어 먹으며 음식명상을 몸소 실천했다. 순두부찌개, 불고기 등만 익숙한 타인종들에게 사찰음식은 새로울 수 있으나, 맛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한 타인종 참석자는 “사찰음식이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며 “석가모니가 6년간 굶으며 수행한 후 밥을 먹었을 때 얼마나 맛있게 먹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고 전했다.   정관스님은 “명상은 집중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식사 중간에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음식을 씹는 소리부터 식기나 그릇 부딪히는 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행동 하나하나 주의를 기울였다. 또 참석자들은 식후에 정좌 자세로 명상을 하기도 했다. 타인종 참석자들은 익숙지 않은 정좌 자세가 불편하지만 이를 꾹 참고 명상에 임했다. 정관스님은 “명상을 통해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게 중요하다”며 “먹은 음식 재료의 다양한 맛과 향을 기억하고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관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빌 에디슨 LA타임스 레스토랑 비평가는 “우리 사회에서 음식은 중요한 매개체이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데 명상을 음식과 연결짓는 게 아름다웠다”며 “그 안에 불교의 가르침이나 원칙을 배울 수 있기도 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찰음식이 한국 문화나 유산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바루의 어광 셰프는 “사찰음식이 가진 철학이 요즘 시대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과 연결되는 점이 많다”며 “종교를 넘어 (채식 기반인) 사찰음식이 타인종들의 일상생활에 충분히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음식 명상 타인종 참석자들 사찰음식 문화 사찰음식 마스터

2024.08.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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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명상하는 법

뉴욕타임즈에 명상의 효과에 관한 기사가 실린 지 이미 오래다. 이제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요가와 태극권보다 명상을 더 흔히 볼 수 있다. 학계나 의료계의 연구를 인용하는 것도 진부하게 느낄 만큼 명상의 효과는 이미 충분이 검증 되었다고 본다.   명상의 궁극적 목적은 고요한 장소에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욕심 경계가 치성한 복잡한 일상에서 마음의 안정과 편안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용한 곳에서조차 고요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복잡한 일상에서 평안을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요한 장소에서 마음의 안정을 단련하는 명상이 필요한 이유다.   명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제법 있지만,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명상의 종류는 종교, 종파, 지도자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주로는 불교를 기반으로 한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일반인들에 맞는 보편적인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명상을 할 때, 보통은 3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자세이다. 다리는 가부좌, 반가부좌를 한다. 핵심은 너무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바닥과 평평하게 하는 것이다. 허리는 곧게 세웠다가 툭 내려놓는다.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리를 피라는 말이지, 허리를 구부려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양손은 가볍게 쥐고 무릎 위에 올려놓거나 양손으로 원을 만들어 아랫배 앞에 놓는다. 초보자는 두 번째 방법이 기운을 모으기에 용이하다. 눈은 가볍게 뜬 상태에서 1.5미터 앞을 바라본다. 원칙은 뜨는 것으로 하되, 졸음에 빠질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한해 눈을 감아도 무방하다.   둘째, 호흡이다. 호흡은 코와 아랫배로 하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한다. 처음부터 무리해서 길고 깊게 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호흡은 자연히 길고 깊어진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 조금 익숙해지면 규칙적으로 하는 연습을 한다. 이를 위해 본인의 체력에 맞게 들숨과 날숨을 각각 3, 4, 또는 5까지 수를 세는 것도 좋다. 호흡이 일정해지면 잡념의 80~90%가  잠잠해 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망념이다. 고요한 곳에서 마음에 집중하게 되면 오히려 평소에 비해 많은 잡념과 망념이 떠오른다. 오늘 저녁 메뉴에서부터 어제 있었던 동료와의 불화, 심지어는 어린 시절의 일상적 기억까지. 살아있기 때문에 자연스런 현상이다. 망념을 인지하게 되면, "아, 망념이구나!" 하고 다시 호흡에 집중하면 된다. 망념이 자주 떠오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망념을 망념인 줄 모르고 한참동안 망념에 끌려 다니는 것이 문제이다.     명상이 단순히 스트레스 감소 같은 단순한 힐링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는 이들도 있지만, 불교적으로도 스트레스 감소와 마음의 평안은 깨달음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중생(세상사람)의 평안에 기여한다면 그것 또한 성불제중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불법에 신심이 있는 사람에게, 업장소멸과 깨달음의 효과까지 있는 명상은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명상 스트레스 감소 가부좌 반가부좌 뉴욕 센트럴파크

2024.08.19. 18:43

‘명상 요가’ 7주 무료 강좌…가든그로브 둥근빛 도서실

원불교 오렌지카운티 교당(주임교무 이정길)이 운영하는 둥근빛 도서실(13091 Brookhurst St, Garden Grove)이 7주 과정의 명상 요가 강좌를 무료로 제공한다.   강좌는 내달 9일부터 5월 21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30분~11시30분까지 열린다. 이 강좌는 지난해에 이어 시니어를 배려한 편안한 요가 동작으로 진행되며, 명상 시간도 포함돼 있다.   강사를 맡은 이정길 주임교무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요가 동작으로 강좌를 구성했기 때문에 초보자도 편하게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은 15명이며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둥근빛 도서실은 강좌 기간 중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 문을 연다. 회원 가입을 하면 5000여 권의 도서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714-638-0404)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명상 요가 무료 강좌 명상 요가 강좌 기간

2024.03.25. 22:00

[명상과 북클럽 모임] '깨달음 이후 빨랫감' 명상 북클럽 회원 모집

정신과 의사 김자성 박사가 온라인 줌(ZOOM)으로 호스트하는 '명상과 북클럽 모임'에서 오는 7일(목)부터 새 책, '깨달음 이후 빨랫감'을 공부한다.   대부분의 영적 수행담이 깨달음에서 막을 내린다면 이 책은 깨달음의 황홀경, 그다음에 만나는 현실의 벽을 어떻게 마주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친절히 안내한다.   세계적인 명상 스승이자 영적 지도자인 잭 콘필드(Jack Kornfield)의 베스트셀러로서 현실의 다양한 전통을 배경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영적 지혜가 페이지마다 가득 담겨있다.     김자성 박사는 "북클럽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현철 스님의 지도로 단체 명상를 체험해보는 시간도 가지게 된다. 일상의 삶에서 명상수행을 실천해 보고 싶은 분, 철학, 종교, 영성에 관심을 가진 모든 초보자들을 환영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명상과 북클럽 모임은 오는 7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8시~9시 30분까지 줌 미팅을 통해 진행된다.      누구나 김자성 전문의에게 이메일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할 때 성명과 전화번호 등 간단한 정보를 기입하고 줌 링크를 받으면 된다.     ▶문의: (213)210-4429   ▶이메일: [email protected] 알뜰탑 북클럽 명상

2023.12.0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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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추수감사절에는 명상을

올해도 어느덧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있다. 정신건강을 해치는 중요한 원인으로는 만성적 스트레스가 있다. 그것은 우리 삶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기인할 수 있다. 다양하지만 이들의 근본 구조는 동일하다. 즉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수준〉과 〈지각되는 현재의 수준〉의 거리만큼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 감축 방법으로 마음 내려놓기가 중요한 훈련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지금 내 처지를 근본적으로 받아들임,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늘 앞으로만, 또는 위로만 나아가려는 습관적인 경향 탓에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적으로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있다.     올해 우리 모두 감사할 것들을 떠올려 보자.     먼저 우리는 지금도 살아 있다. 코비드로 떠난 많은 사람처럼 죽을 수도 있었지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또 지금 이 순간에 지구의 저편에는 양대 전쟁의 와중에 하루하루 생명의 위협을 안고 사는 수천만 명이 있다. 지금 이 순간, 독재정권의 압제에서 신음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또 표현의 자유를 위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현실이지만, 우리 고국이나 미국 모두 민주주의의 뿌리가 내려 자유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날씨는 어떤가? 여기 LA는 참 좋은 날씨이다. 물론 바람이 세찬 때도 있지만, 너무 아름다운 날씨이다. 큰 도시 중심만 빠져나가면 마음껏 좋은 공기를 마시며 푸르른 식물들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공원이나 산, 바다에 얼마든지 쉽게 갈 수 있다. 정말 돈 안 드는 좋은 여건에 살고 있다.     또 완벽하지는 않지만, 저소득층이나 65세 이상이면 기본적인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소한의 보장제는 있어 생존은 보장된다. 더 가지려는 마음의 욕심만 내려 좋으면 기본적인 삶은 유지가 된다.     객관적인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으로는 왜 불행하다는 느낌에 시달릴까?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느끼는, 남과의 비교의 문제가 크다. 온갖 것들이 이런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돈, 성공, 성취도 등등. 학업, 사업, 결혼, 또는 신체적 조건, 미모에서, 남과의 상대적 비교의 감정에 시달린다. 우리가 이런 인간적 가치에 너무 집착하는 데 문제가 있다. 모든 것이 가치가 있겠지만 어떤 특정한 가치에 중독적, 습관적으로 집착, 매달리는 것이 고통의 원인이다.     불행하게 느끼는 마음 상태의 해악을 알면 감사, 만족할 관점을 찾아 긍정적으로 보려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훈련을 위해서 좋은 지침이 있다면 감사하는 연습, 훈련이랄 수 있겠다.     관점이 달라지면 거기에 따르는 느낌, 감정 상태도 달라진다. 이것이 인지 치료의 핵심이다.     감사의 훈련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는 감사일기 쓰기가 있다. 또 마음 매려 놓기, 하루하루 덤으로 산다고 생각하는 것 모두 좋은 연습이다. 부정적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그것을 놓아버리는 연습, 이런 것이 명상 중에 쉬 이루어질 수 있어, 명상 수련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가져다주는 좋은 훈련이며 생존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감사절에는 이런 명상 연습을 실천해 보자.       ▶문의:(213)797-5953   김자성 전문의 / 김자성 정신과건강 칼럼 추수감사절 명상 명상 연습 명상 수련 감사일기 쓰기

2023.11.21. 19:56

[삶과 믿음] 명상의 효과

미국의 한 종합병원 의사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습니다. 병원을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환자 50명을 우선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25명의 환자는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소파에 편히 앉아 녹음된 소설을 30분 정도 들었습니다. 가볍고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다른 25명의 환자는 30분 정도 좌선 수행을 했습니다. 이들은 원래 수행하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단지 의사의 지도에 따라 스트레스 방지와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방법으로 좌선 수행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좌선 안내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었는데, 물론 대다수가 명상의 초보자라서 많은 망상과 잡념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이 두 그룹은 각각의 방법으로 일주일에 4~5번 와서 몇 개월 정도 소설을 편히 듣거나 혹은 좌선 수행을 했습니다.   4개월 뒤, 의사는 두 그룹 사람들의 마음 상태와 변화를 알기 위해 그들의 뇌파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이 될 때 우리 두뇌에서 나오는 뇌파는 알파파이며 주로 두뇌 전두엽에서 발생합니다. 망상은 많았지만, 좌선을 한 그룹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알파파 양이 앉아서 편히 소설을 들은 사람들보다 몇 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사람들이 일주일에 몇 번, 하루에 30분 이하의 명상 수행을 한 경우, 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활동할 때 그들의 마음은 훨씬 안정되고 집중이 잘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실험입니다. 다시 말해, 뇌파를 통해 좌선 혹은 명상의 공덕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우리가 잡념 혹은 망상을 없애기 위해 영화를 본다면 그것이 기분전환은 될지언정, 우리의 정신을 충전시키는 수양은 아닙니다. 방 바깥에서 나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TV 소리를 크게 하거나 큰소리를 지를 수 있지만, 이가 근원적으로 밖의 소리를 없애는 것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수양을 통해 마음의 때를 벗기고 정신을 충전해야 우리 마음이 안정되고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이 좌선 등의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원불교 『정전』에 염불은 ‘우리의 지정한 주문(呪文) 한 귀를 연하여 부르게 함이니, 이는 천지 만엽으로 흩어진 정신을 주문 한 귀에모으되 천념 만념을 오직 일념으로 만들기 위함이요’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염불 혹은 주문의 문구가 나무아미타불이건, 관세음보살이건, 옴마니밧메훔이건, 주기도문이건 사도신경이건 상관이 없습니다. 어떤 경전 문구를 연하여 부르거나 무심으로 읽으면 마음이 집중되고 쉽게 안정이 됩니다. 마음이 집중될 뿐만 아니라 정신이 충전되고 우리 마음이 힘을 얻습니다.     원불교 『정전』에 좌선은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마음과 기운을 단전(丹田)에 주(住) 하되 한 생각이라는 주착도 없이 하여, 오직 원적무별(圓寂無別)한 진경에 그치도록 함이니, 이는 사람의 순연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방법이요’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좌선과 염불의 공덕은 같습니다. 좌선 삼매에 들었거나 염불 삼매에 들었거나 수행자들의 두뇌에서 발생하는 뇌파는 같은 패턴을 보입니다.   원불교 『정전』에 나와 있는 좌선과 염불의 공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경거망동하는 일이 차차 없어지는 것이요. ②육근 동작에 순서를 얻는 것이요. ③병고가 감소하고 얼굴이 윤활하여지는 것이요. ④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이요. ⑤인내력이 생겨나는 것이요. ⑥착심이 없어지는 것이요. ⑦사심이 정심으로 변하는 것이요. ⑧자성의 혜광이 나타나는 것이요. ⑨극락을 수용하는 것이요. ⑩생사에 자유를 얻는 것이니라.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성향 혹은 근기에 따라 염불과 좌선을 번갈아 수행하면 아주 쉽고 효과적으로 정신을 수양하고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명상 좌선과 염불 명상 수행 좌선 수행

2023.10.19. 17:46

[삶의 향기] 명상과 스트레스

유명 스님이 방송설교에서 명상이 본래 목적인 깨달음보다 스트레스 감소나 힐링의 수단으로 치부되는 세태에 안타까움을 토로하셨다.     종교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자. 불교의 궁극 목적이 깨달음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일반인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마음의 평안이나 현실적 행복 등이 '깨달음'에 비해 하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깨달음을 목적으로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스트레스 감소와 힐링을 목적으로 명상을 하는 것, 나아가 육신의 건강을 위해 명상을 한다 해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불교적 맥락에서 깨달음의 장애물은 집착과 어리석음이다. 스트레스 감소를 통한 마음의 평안은 집착과 어리석음을 제거하기 위한 훌륭한 바탕을 제공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명상센터의 표어를 "마음의 평안 / 지혜"로 정한 이유이다. 스트레스 감소는 불가 수행에 있어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스트레스 감소에 명상은 어떻게 작용할까. 스트레스의 원인을 살펴보자. 첫째, 불편한 일 자체이고, 둘째는 그 일에 대한 집착이라고 할 수 있다. 동료와의 언쟁이나 사건 사고 같이 마음을 불편하게 할 '실체'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다. 설사 동료와의 언쟁이나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고 거기에 '집착' 하지 않으면 역시 스트레스가 없거나, 최소한 적을 것이다.     명상은 우리의 본래 성품(자성, 불성)을 회복하는 작업이다. 우리의 본성은 크게 두 가지 특성이 있다. 하나는 고요함이고, 하나는 밝음이다. 마음이 고요하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불편한 일이 생겨도 집착하지 않게 되어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     밝음은 지혜이다. 불가에서 지혜는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 것'을 의미한다. 컴컴한 방 안에서는 쉽게 부딪혀 다치기 일쑤이다. 발 위에 무언가가 짓누르고 있어도 원인을 모르니 참는 수밖에 없다. 불을 밝히면 가구나 벽에 부딪히지 않고 움직일 수 있고, 발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 물건이면 치우면 되고, 사람이면 치워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불가에서 지혜는 방안의 불을 밝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명상을 통해 밝음을 얻게 되면 바르게 판단하고 바르게 취사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할 일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고요함을 얻게 되면 그 일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설사 불편한 일들이 생긴다 해도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 다소 거칠게 설명을 했고, 실제로는 꾸준한 수행이 필요하지만 이론적으로는 명확하다.   부처님께서, "명상이라는 것은 분별과 주착이 없는 각자의 성품을 깨닫는 공부이고, 예로부터 진리공부와 마음공부에 뜻을 둔 사람으로서 명상을 하지 않은 이가 없다"고 하셨다. 마음을 다스리려면 반드시 명상을 해야 하고, 좌선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일들도 일심으로 행하면 명상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다. 선사들이 강조한 '행주좌와 어묵동정'(行住坐臥 語默動靜, 걷고 머물고 앉고 눕고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가만히 있는 일상생활의 모든 순간)과 '무시선 무처선'(無時禪 無處禪ㆍ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선)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물론 좌선이 기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ㆍ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스트레스 명상 스트레스 감소 불가 수행 불교적 맥락

2023.04.03. 18:27

[수필] 나의 명상 그리고 공(空)

지금은 시간이 아니다.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는 치외법권이다. 순서나 앞뒤, 과거나 미래가 들어갈 틈이 없는 정점이다.     또 정오(Noon)나 자정(Midnight)은 지금처럼 오전(AM)이나 오후(PM)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오를 오후 12시로 말하거나 자정을 오전 12시로 말하지 않는다.     그냥 정오, 자정일 뿐이다. 즉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지점이 지금이다. 지금은 순간의 찰나이기도 하지만 또한 영원이다. 영원은 끝없이 지속되는 미래가 아니다. 시간과 끝을 초월한 존재고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밖에 없다.      나의 현존의 삶은 지금뿐이다. 내가 괴로움이나 추억에 물들어 있을 때는 과거의 마음에 잡혀 있는 것이고 염려나 걱정을 할 때는 미래의 마음에 잡혀 있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를 여기로 가져올 때 지금은 사라지는 동시에 괴로움과 걱정거리들로 둘러싸여 현존의 삶을 놓친다. 그럴 때 나의 마음이 시간을 살아 움직이게 하고 시간 안에 포위되어 살게 된다. 지금 여기에서 그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는 줄 모르고 잃는다. 지금 여기 말고 외부 어디든 언제든 실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하는 명상은 고요와 내면에 들어 온전히 지금 여기에 있기다. 생각을 멈추고 시간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과거 혹은 미래의 오가는 기억이나 생각에 마음이 붙잡히면 마음은 도시의 네거리처럼 복잡해지며 지금 여기는 밀려난다. 명상은 생각을 차단하고 번민 괴로움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려는 것이다. 그럴 때라야 나의 본성, 깊은 내 안의 참나에 들어 머물게 된다.      나의 밖, 에고의 세상, 다른 에고들이 만들어낸 이념이나 관념들은 믿을 게 못 된다. 사람들은 명석한 철학자나 종교에서 배운 경전 교리 등으로 자신의 삶의 목표나 의미로 답을 빌려다 쓴다. 자신이 스스로 내면으로 들어가 ‘나는 누구인가’하고 던진 치열한 의문으로부터 얻어낸 답이 아니라 들은 풍월이고 빌려온 것이라면 그들이, 혹은 많은 사람이 변하거나 틀렸다고 하면 뱉어내고 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종교적 교리나 이념은 대부분 습관으로 받아들이고 고정불변으로 못박아두었기 때문에 나는 누구인지 혹은 진리에 대한 의문을 던질 겨를이 없다. 게다가 기존 종교들은 그런 짓(?)을 못하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 치열하게 얻어낸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다.    쾌락이나 즐거움이 있어도 금방 고통이나 괴로움에 시간이 순환하듯이 마음의 자리를 내준다. 이 마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깊은 호흡으로 고요에 들면서 내면으로 내면으로 들어간다. 내면에 모든 문제와 답이 있다. 단 하나의 답, 비움(空)이다. 비움이라는 마스터키 하나로 모든 문을 열 수 있다. 방이든 그릇이든 비어져 공간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쓸모가 생긴다. 비어 있으므로 신성이나 불성의 속성인 고요와 평화가 피어난다. 잡동사니로 가득한 방을 치웠을 때 생겨나는 비움 공간은 어디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다. 본래 거기 있었던 것이다.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힌 수많은 기억과 생각들을 들어내면 본래 거기 있던 공간이 드러나는 것이다. 땅에 구덩이를 파도 같은 비움이 그 속 자체에서 피어난다.      예수의 첫 산상 강연(설교)이 ‘성령 안에서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였다. 마음 비우기를 말한 것이다.     마음을 비운자는 복이 있나니 하고 해석했더라면 간단하고 쉬웠을 것을 안타깝게도 기독교나 천주교에서는 이상하고도 어렵게 성령의 가난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중국 성경의 이 구절 번역이 제대로 됐다고 본다. 허심적인 유복료(虛心的人 有福了) ‘마음이 비어있는 사람이 복이 있다’라고 했다. 허심의 허(虛)가 비운다는 뜻 아닌가. 불교의 주된 사상도 비움-공(空)이다. 불교의 가장 중심이 되는 경전이 반야심경과 금강경이다. 모두 이 비움에 관한 경이다. 예수와 붓다가 공, 비움에서 만나고 결국 마음이라는 같은 얘기들을 하고 있었다.    나의 명상은 108배로 시작한다. 108배는 15분 정도 걸리는 절 요가인데, 15분 동안 그렇게 팔다리 허리 목 등의 전신운동이 되는 게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108 배를 하고 명상을 하면 몰입이 훨씬 잘 된다.     명상은 깊은 호흡으로 시작한다. 깊고 느리게 들숨과 날숨을 한 호흡으로 하고 수를 열 호흡까지 센다. 그리고 다시 하나부터 열까지를 센다. 그렇게 열번을 하면 백 호흡이 되는데 나는 108 호흡을 한다.     이 호흡의 수를 세다 보면 생각이 끼어들 새가 별로 없다. 생각 잡념이 끼어들었다면 그 들어온 생각을 통찰하며 들여다본다. 이 108 호흡 명상도 보통 15분이 걸린다. 절수련도 108 개, 호흡도 108 개, 이렇게 하면 30분 정도가 되는데, 108 호흡 명상을 한번 추가하면 총 45 분 정도 걸린다.     이쯤 되면 대개 호흡도 사라지고 내 손이 어디 있는지 위치와 감각을 놓치고 나도 너도 없는 고요와 공의 경지, 무상 무아에 들 때가 있다.     사실 이때부터가 진짜 몰입이고 명상이랄 수 있다. 나는 때때로 이렇게 명상을 통해 과거와 미래로부터, 그리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찾는다, 지금 여기에서. 김윤기 / 수필가수필 명상 호흡 명상 마음 비우기 생각 잡념

2023.01.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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