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AI 문맹'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이들을 '컴맹'이라 불렀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을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AI 문맹'이라 부른다. 이는 단순히 기술에 대한 무지가 아니라, 정보와 기회의 격차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뉴스 추천, 건강 관리, 고객 응대, 행정 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교육과 정보 접근 기회는 물론 사회 참여 전반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는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AI 활용 능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이라고 말한다. 특히 노년층에게는 이러한 디지털 격차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AI 기술의 진보는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언어의 장벽을 허물며, 건강 관리까지 돕는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 없이 이를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스마트워치, 건강관리 앱, 음성인식 스피커, 키오스크 등은 AI 시대를 상징하는 기술들이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기술을 향한 태도'다. AI를 거부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내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년층이 AI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유튜브, 온라인 강의, 커뮤니티 센터 교육 등 일상 속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마트폰 활용법이나 기본 컴퓨터 사용법부터 차근차근 익힐 수 있다. AI와 친해지려는 노력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 새로운 세상과 연결되는 관문이 된다. 무엇보다 청년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살아온 노인 세대는 그만큼의 지혜와 어휘력,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산이 AI와 만나면, 세대를 넘어선 강력한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다. 디지털 기술 위에 경험이 더해질 때, 노년의 삶은 더 깊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확장하는 기술이다.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익히고 활용하려는 자세가, 디지털 시대의 진정한 주도권을 만들어낼 열쇠다. ▶문의: (310)894-1774(김은조 컴퓨터 교육강사), (310)892-3354(서태석 All-in-one Service)굿라이프 컴퓨터 디지털 문맹 디지털 격차 디지털 기술 디지털 시대
2025.08.07. 22:37
문맹(文盲)이라는 말에는 차별의 감정이 들어있습니다. 글을 못 읽으면 맹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문맹은 퇴치해야 하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말에서는 글을 못 읽으면 까막눈이라고 표현하는데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보고 있지만 못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 문맹입니다. 그렇게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문해력(文解力)이라는 단어에도 차별이 느껴집니다.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문해력은 평가의 대상이 됩니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고, 문해력이 낮은 사람은 부족한 사람 취급을 당합니다. 문해력이 언론에 등장하는 것도 대개는 이런 평가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청소년은 어른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 못 한다고 합니다. 문해력의 문제를 올바로 보려면 소통의 문제를 보아야 하는 겁니다. 문맹을 퇴치하자거나 문해력을 높이자는 문제는 정치와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알고 보면 글의 문제는 정치의 방향과 관련이 됩니다. 예전의 문자는 지배층의 독점 수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글을 아는 것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한자가 어려운 것은 독점의 강화로도 보입니다. 모국어가 아닌 라틴어나 한자가 주요 소통의 수단이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식인만 공유하는 문자 체계를 원했던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 문자 운동은 언제나 혁명적입니다. 기존의 정치체계를 깨뜨리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배층의 문자를 민중의 문자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세종의 한글 창제를 높이 기리는 것은 문자 생활의 대상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한자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문자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특히 우리말에 맞는 문자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죠. 한자의 문제는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한국에서도 고민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한자 사용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한자 없이 쯔놈이라는 문자 체계를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알파벳을 변형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어의 병음 표기도 알파벳입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도 아예 알파벳을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타자기라는 문명 앞에서 한글은 매우 고민거리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용어이지만 2벌식, 3벌식이란 말은 이런 고민을 보여줍니다. 한글이나 한자는 컴퓨터 시대에 와서 다시 더 살아나게 됩니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쉬운 글자와 쉬운 말 쓰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무래도 사회주의 사상이 인민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중국에서 간체자를 사용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한자를 쓰지 않고, 쉬운 말로 바꾸는 ‘말다듬기 운동’을 실시하는 것도 정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글에서도 자연스럽게 한자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데, 모르는 사이에 영어 사용은 폭넓게 들어와 있습니다. 신문이나 책을 보면 한자는 없는데 알파벳은 엄청 많습니다. 저는 한자도 알파벳도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다고 봅니다. 문해력을 높이자고 이야기하면서 청소년, 청년의 언어에 관심이 없는 것은 모순입니다. 일방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문맹이 꼭 나쁜 것도 아닙니다. 문맹 중 많은 사람은 시간이 없어서 못 배운 게 아닙니다. 필요가 적어서 안 배운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종종 글 읽기가 필요한 세상이 좋은 세상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글보다는 말로 소통하는 세상이 어떨까요? 우리는 지나치게 글에 의존하면서 사람 사이의 정을 잃고 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문맹이나 문해력은 내가 원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가 주입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 문맹도 문해력도 어쩌면 정치의 영역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문맹 정치 한자 사용 문자 체계 문자 운동
2024.05.27.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