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최신기사

[독자마당] 겨울 문턱에서 기다리는 봄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아침 공기는 차갑고, 해가 짧아졌다. 겨울의 문턱에 서면 늘 봄이 기다려진다. 봄은 나이 든 사람에게 특히 축복의 계절이다.  따스한 햇살, 새싹이 움튼 나뭇가지, 바람에 팔랑거리는 봄꽃들과 새소리가 그립다.   문득 옛 인도의 경전 『우파니샤드』의 구절이 떠오른다. “우리의 눈이 형체와 색이 있는 쪽으로 향하고, 우리의 귀가 소리 나는 쪽으로 향하도록 하는 찬란한 존재는 누구인가.” 인간이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지만, 그 감각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은 보이지 않는 빛이라는 뜻이다.   세월이 흐르며 시력은 예전 같지 않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눈앞의 것보다 그 너머를 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세상 만물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깃들어 있고, 그것이 질서와 조화를 이루며 작동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봄비를 맞고 피어나는 꽃과 나무, 무더위가 지나가면 열매를 맺고 낙엽이 떨어진 들판에 눈이 내린다. 마법 같은 사계절의 순환이다.   달 또한 그렇다. 돌덩이와 흙더미에 불과하지만, 어두운 밤하늘에서 은빛으로 세상을 비출 때면 떠나온 고향이 그리워진다. 하찮은 나뭇조각으로 만든 피리소리가 어쩌면 그렇게 가슴을 울리는가. 한밤중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젊은 날의 기억을 불러내며,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깨운다.   숲길을 걷다가 신선한 흙 냄새와 나무의 향기를 맡으면 울적했던 기분이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이 맑아진다. 외부의 것들은 마음속과 닿아있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싹을 틔우듯이 말이다.   이 세상에는 아이러니가 공존한다. 잔잔한 호수 위를 우아하게 미끄러지는 백조의 발은 쉼 없이 움직인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전쟁의 역설을 떠올리면 “선과 악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고대의 말이 결코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깨닫는다.   세상에는 풀리지 않는 비밀이 많다. 그러나 그 모든 신비를 굳이 해석하려 들지 않아도 좋다. 다만 보고, 듣고, 느끼며, 주어진 시간 속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 안의 봄 또한 그렇게 다시 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손선애·리버사이드독자마당 겨울 문턱 겨울 문턱 빗방울 소리 나무 무더위

2025.11.16. 18:00

가주 중산층, 내 집 장만 10년 걸린다

가주에서 중간 소득 수준의 주택 구매자가 내 집을 장만하려면 10년 넘게 매달 1100달러 이상 저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분석 업체 ‘리브 더 키 홈바이어스’가 최근 공개한 전국 중간 가격 주택 구매에 필요한 20%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 소요 시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가주에서는 내 집 장만 종잣돈 마련에 10년 6개월이 소요됐다.   이번 보고서는 경제분석국(BEA)과 센서스국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주의 주택 구매 여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주에서는 중간 주택 가격이 지난 2023년 말 기준 72만5800달러, 중간 소득 소비자의 평균 세후 소득은 연 6만9140달러(월 5762달러) 수준이었다.     생활에 필요한 필수 지출을 제외하고 남는 저축 가능 금액은 매달 1150달러로, 이 속도로는 주택 마련의 첫 단계인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모을 때까지 약 10년 6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전국에서 주택 구매가 가장 어려운 주는 하와이였다. 하와이의 중간 주택값은 84만6400달러에 달했으며, 세후 월평균 소득은 4857달러였지만 생계비 지출 후 매달 저축 가능한 금액은 고작 489달러에 불과했다.   따라서 하와이에서는 중간 가격 주택 구매를 위한 20%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평균적으로 28년 10개월을 저축해야 해 내 집 장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리얼터닷컴의 해나 존스 수석 경제 분석가는 “가주와 하와이는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지리적 제약과 엄격한 토지 이용 규제가 주택 건설을 제한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이 고소득자나 세컨드하우스 구매 수요가 많은 시장인 만큼, 현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연방주택국(FHA) 승인 비영리단체 샬롬센터의 이지락 소장은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저축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다운페이먼트 비용이 부족하더라도 정부 보조와 금융기관별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누구나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가주에 이어 유타에서는 주택 가격이 51만7700달러, 평균 세후 소득이 월 4670달러로 집을 마련하는 데 평균 8년 5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의 경우 8년 4개월, 조지아와 오리건은 각각 7년 6개월이 걸렸다.   이어 플로리다, 네바다, 아이다호, 델라웨어 순으로 10위권에 올랐다. 모두 높은 집값과 상대적으로 낮은 여윳돈으로 인해 주택 마련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와이오밍은 중간 집값이 29만8700달러이지만 세후 월 소득이 평균 6058달러로 2년이 채 안 되는 1년 11개월이 걸려 전국에서 주택을 마련하기 가장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훈식 기자 [email protected]중산층 문턱 중간 주택값 주택 구매자 다운페이먼트 금액 부동산 박낙희 가주 주택 내 집 장만 저축 연소득

2025.07.08. 22:19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