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K-BBQ가 한식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최고급 미식의 상징인 '파인 다이닝' 영역에서 한식의 위상이 급부상했다.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 미슐랭의 별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식 파인 다이닝의 성장은 미식의 수도 뉴욕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뉴욕에서만 3스타 '정식(Jungsik)'을 필두로, 2스타에 '아토믹스(Atomix)'와 '고테(COTE)', 1스타에 '꼬치(Kochi)', '녹수(Noksu)', '마리(Mari)','메주(Meju)', '봄(Bom)', '오이지 미(Oiji Mi)', '주아(Jua)', '주옥(Joo Ok)'등 총 11곳이 미슐랭 스타를 획득했다. 특히 '고테'는 마이애미에서도 1스타를 받아, 두 개 도시에서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유일한 한식 레스토랑 그룹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흐름은 서부로도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의 '쌀(Ssal)'과 '산호원(San Ho Won)'이 각각 1스타를 받았고, 한국 3스타 '모수'의 안성재 셰프를 배출한 코리 리 셰프의 '베누(Benu)' 역시 3스타의 영예를 안았다. LA에서는 피코 길에 위치한 '키(Ki)'가 유일한 미슐랭 스타 한식당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기용 셰프는 이전 수년간 6가 길에서 한식 오마카세 전문점 '킨(Kinn)'의 파트너 셰프로 활약한 바 있다. 미슐랭 스타 외에도 주목할 곳은 많다. LA 다운타운의 '바루(Baroo)'는 '2024 LA 타임스 올해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며 독창적인 테이스팅 메뉴와 막걸리, 사케 페어링으로 현지 미식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미국 주류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는 뉴욕 '모모푸쿠(Momofuku)' 식당 그룹의 오너 셰프 데이비드 장이 다운타운에 문 연 퓨전한식 '메이저도모(Majordomo)'도 꼭 한번 시식해볼만한 식당이다. 또한, 세계적인 셰프 아키라 백은 라스베이거스 일식당 옐로테일에 이어 베벌리센터에 한식 바비큐 파인 다이닝 'AB 스테이크하우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모의 대를 이어 미국 파인 다이닝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 2세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한국에서 미슐랭 식당으로 유명한 간장게장 전문점 '게방식당'이 지난 3월 한인타운 올림픽길에 문을 열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유명 일식 레스토랑 체인 가부키를 운영하는 카이젠 다이닝 그룹의 데이비드 이 회장 아들이자 모던 일식 퓨전 레스토랑 히비 창업자인 솔로몬 이 대표가 경영하고 있다. 또 '박대감' 사장의 딸인 엘리자베스 홍 셰프는 미슐랭 스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모짜(Osteria Mozza)'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컬리너리 디렉터로 활약 중이다. '고바우' 사장의 아들인 브라이언 백 셰프도 뉴욕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멜로즈 힐스에 새로운 레스토랑 'Bar 109'를 열었다. 이는 본격적인 파인 다이닝 'Corridor 109'의 전초전으로, 한식과 일식에 기반한 해산물 요리와 칵테일 페어링을 선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미슐랭의 별을 받진 못했지만 미슐랭 가이드가 그 맛을 인정하고 추천한 한식당들도 많다. 용수산, 박대감, 단비, 쿼터스, 정육점, 조선갈비, 다래옥, Liu's Cafe 등이 '스타'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한식의 파인 다이닝 진출은 단순히 메뉴의 고급화를 넘어, 한식 고유의 철학과 섬세한 맛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식 문화로 당당히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1세대가 땀으로 닦아놓은 길 위에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더하는 2세 셰프들의 창의적인 도전은 한식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이들의 활약이 계속될 때, 한식의 세계화는 더 깊고 풍성한 차원으로 나아갈 것이다. 라이언 오 /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K타운 맛따라기 미슐랭 부모 미슐랭 스타 가이드 미슐랭 한식 레스토랑
2025.09.21. 19:00
최근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전문 매체 ‘롭 리포트’가 선정한 ‘파인다이닝업계 영향력 있는 인물 50명’에 한인들도 이름을 올려 주목된다. 셰프를 비롯해 레스토랑 사업가, 식당 전문 디자이너 등 올해 파인다이닝업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이름이 명단에 올랐다. 1위부터 50위 중,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아토믹스(Atomix)’를 운영하는 박정현 셰프와 박정은 매니저 부부가 공동 3위에 올랐다. 한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뉴욕에 있는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아토믹스는 2019년에 미슐랭 1스타를 받고 2020년부터 지금까지 2스타를 유지 중이다. 또 아토믹스는 미슐랭 가이드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미식 평가 기관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선정 2024년 세계 6위 식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베누(Benu)’의 오너셰프 코리 리가 9위에 올랐다. 아시안 컨템포러리 레스토랑인 베누는 지난 2014년 샌프란시스코 지역 식당 중 처음으로 미슐랭 3스타를 획득한 곳이다. 또 리 셰프는 한인 셰프 중 처음으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셰프이기도 하다. 그는 베누와 더불어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슐랭 1스타 한식당 산호원을 운영 중이다. 이어서 레스토랑 사업가 사이먼 김이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뉴욕에 있는 한국식 고기 전문 레스토랑 꽃(COTE)의 대표다. 꽃은 지난 2018년에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유지 중이다. 김 대표는 고급화 전략으로 K-바비큐의 인식을 변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니 권 셰프도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권 셰프는 시카고에서 필리핀계 남편 팀 플로레스와 필리핀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겸 베이커리 ‘카사마(Kasama)’를 운영 중이다. 카사마는 지난 2022년 1스타를 처음 받은 이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권 셰프는 지난해 요식업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틴 키시 셰프가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생후 4개월의 나이로 미국에 입양됐다. 키시 셰프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방영된 유명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 셰프’ 시즌 10의 우승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방영된 ‘탑 셰프’ 시즌 21의 호스트를 맡기도 했다. 김경준 기자영향력 인물 한인들 이름 한인 셰프 미슐랭 스타
2024.12.25. 19:37
주류 사회에서 오랜 시간 인정받아온 유명 셰프 크리스토프 에메가 LA 한인타운에서 실력을 뽐낸다. 9일(오늘) 오후 6시 LA한인타운 내 카페 콘체르토에서 크리스토프 에메 셰프와 콘체르토의 김은상 대표의 협업 갈라 디너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에서 에메 셰프는 정통 프렌치 코스 요리를, 한인 1호 커피 헌터인 김 대표는 와인 및 커피 페어링을 선보일 계획이다. 에메 셰프는 프랑스 파리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따유벙 등 유럽의 여러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실력자다. 이후 LA로 넘어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오르톨랑을 운영하며 미슐랭 1스타를 획득했다. 지금은 LA에서 메뉴 컨설턴트와 프라이빗 다이닝 셰프로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에메 셰프를 초청해 갈라 디너를 개최하는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에메 셰프를 소개받았는데 그가 한인타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평소 할리우드, 베벌리힐스에서 프라이빗 디너 이벤트를 많이 하는 에메 셰프에게 한인타운에서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카페 콘체르토 측은 유명 셰프와의 협업 갈라 디너를 앞으로 매달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매달 갈라 디너를 개최하고 규모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에메 셰프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길 원하고 또 다른 유명 셰프들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앞으로 갈라 디너 행사를 통해 한식의 다양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이번 행사에서는 정통 프렌치 코스 요리를 선보이지만, 앞으로 한식 재료를 활용하는 코스도 구성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타인종에게 한식의 다양성을 소개하고 한인타운 외식업계의 한계점을 뛰어넘는 돌파구 역할을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김경준 기자한인타운 미슐랭 미슐랭 스타 미슐랭 2스타 미슐랭 1스타
2024.07.08. 20:25
일본 라멘 전문점 ‘톤친(Tonchin)’이 동부에 이어 서부 지역에 문을 열어 화제다. LA할리우드점을 총괄하는 크리스 임 대표는 “지난 1월 오픈했는데 고객 반응이 매우 좋다”며 “주말 저녁은 예약 없인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정도로 붐빈다. 최근엔 점심 영업도 시작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에 의하면, 톤친은 일본의 스게노 형제가 1992년 창업해 이미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 매장을 통해 뉴요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20대부터 일본에서 디저트 프랜차이즈로 비즈니스 마인드가 확실한 임 대표는 존 오 수석 셰프와 손잡고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는 일본 레스토랑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오 수석 셰프는 일본 라멘 장인 ‘다이쇼켄’의 제자들로부터 수학했다고 전했다. ‘톤친’은 이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됐다. 임 대표는 “할리우드 셀럽과 스포츠 스타도 찾고 있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인들도 많이 찾는 핫스폿”이라고 소개했다. ‘톤친’은 육수와 면 하나에도 깐깐한 기준을 고집한다. 면을 직접 현장에서 뽑아내는 것은 기본이다. 최고의 식감을 위해 실내 온도는 64도를 유지하고, 습기와 물 온도 하나에도 철저한 기준을 지킨다. 오 수석 셰프는 “면발 하나에도 피시 파우더를 가미해 국물과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톤친’의 시그니처 메뉴는 ‘클래식 도쿄 돈코츠 라멘’이다. 과하지 않게 현장에서 우려낸 육수에 일본식 돈육과 30여 가지의 재료들이 어울려 은은한 맛을 낸다. 애피타이저로 퓨전식 ‘김치 버섯’과 ‘톤친 샐러드’를 곁들이고 일본산 위스키를 더하면 환상적인 맛이 연출된다. 임 대표는 “백 그릇을 파는 것보다 고객 한명의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는 게 경영이념”이라며 “미슐랭 스타 식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재영 기자판매 만족 수석 셰프 미슐랭 스타 라멘 전문점
2023.03.15.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