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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트럼프 쇼…"김정은, 북한을 현실세계로"

새벽 3시의 잘 짜인 '트럼프 쇼'였다. 트럼프 스스로 "매우 이른 시간이다. 하지만 아마도 새벽 3시 TV 시청률로는 역대 최고 기록을 깼을 걸"이라 자신했을 정도다. 주인공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출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조연은 억류됐다 풀려난 3명의 한인이었다. 새벽 2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가, 그리고 2시20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차례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짙은 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멜라니아 여사는 검정 상의에 회색 정장을 각각 착용해 북한에서 고초를 겪고 돌아온 자국 시민들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간부들도 총출동했다. 쌀쌀해진 새벽 날씨. 관객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200여 명의 기자들이었다. 대통령·부통령이 동시에 참석하는 외부 행사라 그런지 기자들은 3시간 동안 펜스로 둘러싸인 공간에 갇혀 꼼짝을 하지 못했다. 북한에 억류됐던 한인 3명을 데리러 갔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탑승한 국무부 전용기가 도착하고, 이어 억류됐던 3명을 태운 별도의 미 전용기가 도착하면서 활주로 부근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미국인 3명을 태운 전용기는 폼페이오가 내린 비행기와는 달리 기자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멜라니아·펜스 부부 등 총출동 그러곤 소방차 2대의 사다리를 연결해 게양한 가로세로 10m의 대형 성조기 바로 앞에 정확히 멈춰 섰다. 이들 모습과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성조기가 정확히 한 앵글에 잡히게끔 방송사 카메라의 각도를 교묘하게 감안한 시나리오였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김학송·김상덕씨를 맞이하기 위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정확히 새벽 3시. 트럼프는 약 5분 후에 이들의 손을 붙잡고 비행기 밖으로 나왔다. 억류됐던 이들 3명은 다소 수척해 보이기는 했지만, 오랜 억류 생활에도 걷고 움직이는 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감격에 벅찬 듯 두 팔을 한껏 들어올렸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옆에 있던 트럼프는 계속 박수를 쳤다. 덩달아 활주로 부근에 모여 있던 볼턴 보좌관,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이 박수에 가세했다. 일부는 환호를 질렀다. 이때부턴 트럼프의 독무대였다. 트럼프는 3명의 미국인과 함께 나란히 기자들이 서 있는 곳으로 성큼 다가오더니 "세 명의 위대한 이들을 위한 특별한 밤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곤 "이 정도까지 온 적이 없었다. (북한과) 지금과 같은 관계가 있었던 적이 없었다"며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자신의 공임을 드러내놓고 강조했다. "석방 빨리 해준 김정은 감사" 그러면서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우리가 전 한반도를 비핵화할 때가 될 것" "진정한 영광은 우리가 핵무기를 제거해 성공을 거두는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자신의 손으로 이뤄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당초 (북·미 정상) 회담 때 이 멋진 3명을 건네받을 줄 알았는데, 회담을 하기 전에 돌려준 것은 매우 나이스했다. 예정보다 앞섰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김정은)가 그의 나라를 현실세계(the real world)로 이끌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한인 3명은 트럼프의 말을 옆에서 들으며 통역으로부터 그 의미를 전달받았다. 영어에는 다소 익숙지 않아 보였다. 폼페이오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트럼프의 말을 듣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날 공항 행사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특징적이었다. 첫째는 만 71세의 미 대통령이 스스로 공항에 나와 억류 미국인을 직접 맞이했다는 점. 워싱턴포스트는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대통령들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둘째, 행사 때마다 취재진의 입장을 막고 기회를 제한하던 백악관이 이날 따라 모든 언론에 취재 문호를 개방했다는 점이다. 취재 개방 … "시청률 기록 깼겠지" 일본 TBS의 한 기자는 "평소에 그렇게 취재 허가를 안 내주더니 이번에는 워싱턴 지국의 8명이 신청을 했는데, 전원에게 취재 허가가 내려졌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날 행사를 자신의 업적으로 선전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 제프 제레니는 "솔직히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 여부는 모르겠지만 미국 대통령이 억류된 미국인을 이렇게 데려왔다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현기 특파원

2018.05.11. 0:23

내달 12일 싱가포르서 '세기의 핵담판'

북한과 미국의 역사상 첫 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담판이 될 것으로 평가돼, 한반도의 운명을 바꿔놓을 큰 틀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에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서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 양측 모두는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북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최대 의제인 비핵화 로드맵과 함께 종전 선언·평화 협정을 비롯한 평화체제 정착, 핵 폐기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보상과 외교관계 수립 문제 등을 놓고 큰 틀의 담판을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회담 시기가 가까워져 오면서 미국은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의 '지체 없는 이행(without delay)'으로 눈높이를 올리고 생화학 무기 폐기와 인권 문제까지 거론할 태세인 데다, 북한 역시 중국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부정적으로 보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원칙을 거듭 밝히고 나서면서 서서히 장외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처음에 회담 장소로 5곳 정도를 거론하다 최근 들어 싱가포르와 비무장지대 판문점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개최 장소로 '판문점 카드'를 공식 제외하면서 싱가포르로 개최지가 확정됐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기 시작했다. 판문점 개최 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만큼 관심을 뒀지만, 미 정부 내 강경파 인사들이 회담 장소가 협상의 주도권 장악과 회담 내용 및 결과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은 북미정상회담을 받아준 것 자체도 양보인데 장소까지 판문점으로 한다면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고 북한에 정치적으로 휘둘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우려가 참모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싱가포르가 정치적으로 '중립국'인 동시에 보안·경호·언론 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한 최적의 회담 조건을 보유했다는 점이 낙점의 이유로 작용했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성명에서 "회담을 유치하게 돼 기쁘다"면서 "회담이 한반도 평화 전망을 밝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각료회의에서 회담 시기와 장소가 이미 정해졌다는 점을 거듭 알리면서 "사흘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평양 방문을 마치고 미국인 억류자 3명을 데리고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북미정상회담의 개최가 확정적이라는 점에 더욱 힘이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기를 알리고 회담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2일 워싱턴DC에서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 등을 비롯한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최종적으로 조율할 예정이다. 미국 언론을 비롯한 세계 주요 외신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확정 소식을 속보와 방송 자막을 통해 긴급 타전하면서 "역사적 만남", "세계 안보에 중대한 전기", "새로운 발걸음" 등의 의미를 부여했다. WP는 '역사적 회담' 제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한 전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고 누차 언급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성공 여부를 섣불리 관측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친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일정 굳히기에 성공한 것"이라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이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간 얼굴을 맞대는 '면대면' 첫 만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8.05.11. 0:09

북·미 정상회담, 6월 12일 싱가포르

북 억류 한인들 귀환하자 지체 없이 날짜·장소 발표 최대 의제 비핵화 로드맵과 경제 보상·국교 수립 논의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관계기사 3면, 한국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측은 세계 평화를 위해 매우 특별한 순간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3일 내에 회담 장소와 날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일정과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새벽 북한에 억류됐던 한인 시민권자 세 명과 함께 귀환하자 더 지체하지 않고 회담 장소와 날짜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의 석방을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최대 의제인 비핵화 로드맵과 함께 종전선언.평화협정을 비롯한 평화체제 정착, 핵 폐기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보상과 외교관계 수립 문제 등을 놓고 큰 틀의 담판을 지을 전망이다.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최종 결정된 것은 백악관 참모들의 강력한 권고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판문점을 고려했으나 이미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어, 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는 이번 회담의 개최지로는 신선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것. 북한의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중간 급유 없이 도착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또 싱가포르는 정치적으로 중립국인데다 취재환경에서도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경호와 관련된 안전성이나 교통 등의 편의성 등도 뛰어나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회담 날짜는 내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직후로 정해졌다. 6월 초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고 그 결과를 G7 정상회의에서 설명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지면서 제대로 회담을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기를 알리고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2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적으로 조율할 예정이다. 박기수 기자 [email protected]

2018.05.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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