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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회는 없었다"

    암 자선단체의 공금을 횡령해 가택 연금 처분을 받았던 30대 여성이 법원을 상대로 또다시 정교한 사기극을 벌이다 발각되어 결국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2026년 1월 12일, 온타리오주 법원은 조건부 선고를 위반한 릴리 아옐라주노(Lily Ayelazuno)에게 부여했던 가택 연금 혜택을 전격 취소했다. 그녀는 감옥행을 면제받은 지 불과 며칠 만에 GPS 발찌를 풀고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직장의 고용 계약서와 급여 명세서를 위조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공공 의료기관과 유명 식당을 배경으로 한 치밀한 위조 수법   아옐라주노의 범행 수법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했다. 그녀는 유니버시티 헬스 네트워크(UHN)의 연구 조수로 채용되었다며 실제 임원의 서명을 교묘하게 오려 붙인 계약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유명 레스토랑인 조이(Joey)의 바텐더로 일하게 되었다는 거짓 보고를 올렸다. 특히 그녀는 GPS 발찌가 유니폼 밖으로 드러나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발찌 제거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의 조사 결과, 제출된 이메일과 서류는 모두 조작된 것이었으며 해당 기관들은 그녀를 채용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판사의 일침...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정직이다"   사건을 맡은 하피즈 아마르시 판사는 아옐라주노의 재활 의지를 믿고 관용을 베풀었던 과거의 결정을 강하게 후회하며 꾸짖었다. 아마르시 판사는 판결문에서 그녀가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쏟은 엄청난 에너지를 긍정적인 사회 활동에 썼다면 훌륭한 성과를 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법원은 그녀가 근본적으로 정직하지 못하며 사법 시스템을 우롱했다고 판단하여, 남은 21개월의 형기를 사회가 아닌 실제 교도소에서 복역하도록 즉각 집행했다.   조건부 선고제의 신뢰를 흔드는 '도덕적 해이'   이번 사건은 범죄자에게 사회 복귀의 기회를 제공하는 조건부 선고제가 얼마나 쉽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옐라주노는 암 환자들을 위해 쓰여야 할 자선단체의 기부금 6만 달러를 횡령하고도 법원의 마지막 배려를 받았지만, 그 기회마저 또 다른 사기를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감옥에 가지 않는 처벌은 처벌이 아니다"라는 대중의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사법 시스템의 권위를 세우고 위반 시에는 반드시 가혹한 대가가 따른다는 엄중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email protected]기회 자선단체 조건부 선고제 사법 시스템 공공 의료기관 토론토범죄 자선단체횡령 사문서위조 조건부선고취소

2026.01.12.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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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500달러의 보석금으로 풀어준 '그 놈'이 "내 딸을 죽였다"

 폭행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로 그날, 고작 500달러의 보석금에 풀려난 남성이 전 파트너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예방할 수 있었던 비극’에 캐나다 사회가 들끓는 가운데, 희생자의 유족은 “사법 시스템이 내 딸을 죽였다”며 피맺힌 절규와 함께 사법 시스템의 전면 개혁을 요구하는 서한을 마크 카니 총리에게 전달했다. 데이비드 이비 BC주수상까지 직접 나서 유족을 지지하며 연방 정부의 ‘특단 대책’을 강력히 압박하고 나섰다.       사건은 이달 초 켈로나 의 한 주차장에서 대낮에 발생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였던 베일리 맥코트 씨가 전 남자친구인 제임스 에드워드 플로버의 공격으로 숨지고 다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플로버를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지만, 사건의 내막이 드러나면서 피의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허술한 사법 시스템이 비극을 키웠다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건 당일, 플로버는 이미 법원에서 폭행 및 협박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법원이 내린 조치는 고작 500달러의 보석금과 석방이었다. '보호 조건'이라는 허울 좋은 방패 뒤에 숨어 자유를 얻은 그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전 파트너를 살해하는 최악의 범죄를 저질렀다.       희생자의 아버지인 셰인 맥코트 씨는 “우리 딸은 수차례나 도움을 요청했지만, 법과 시스템은 딸을 보호하는 데 속수무책이었다”며 “이제 우리 가족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은 서한을 통해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정폭력 범죄자 등록제 신설 ▲고위험 가정폭력 사범에 대한 보석 정책 개혁 ▲친밀한 파트너 관계 살인에 대한 1급 살인 혐의 의무화 ▲보석 심리 시 치사율 위험 지표 인식 의무화 등 4가지 핵심 개혁안을 연방 정부에 요구했다.       이비 BC주수상은 유족의 편지를 총리에게 직접 전달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력히 압박했다. 그는 “배우자나 여자친구를 살해하는 자들은 지옥에나 가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이들의 보석 석방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플로버는 현재 구금 상태로 오는 9월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다. 유족은 서한 말미에 “베일리를 위해, 그리고 오늘날 위험에 처한 모든 여성을 위해 지체 없이, 단호하게 행동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호소하며 캐나다 사법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밴쿠버 중앙일보보석금 가정폭력범 사법 시스템 혐의 의무화 가정폭력 범죄자

2025.07.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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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의 저울] 한국의 사법 논쟁, 미국을 묻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사법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정치인의 운명을 넘어, “과연 우리의 사법 시스템은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이 사실이며, 어떻게 법리가 적용되었는지를 둘러싼 격론은 우리 사회가 어떤 사법 제도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 비교할 때 미국 사법 시스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단연 ‘배심원 제도’다. 형사 사건은 물론 대부분의 민사 사건에서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사건의 ‘사실’ 관계를 판단한다. 판사는 법률을 해석하고 재판 절차를 이끌지만, ‘유무죄’ 또는 ‘손해 발생 여부’ 등 핵심적인 사실 판단은 시민의 손에 달렸다. 이는 단순한 제도적 장치가 아니라, ‘시민의 참여’를 핵심으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미국의 철학적 반영이기도 하다.   이 배심원 제도의 뿌리는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미국 독립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식민지 시절 영국은 밀무역 단속을 빌미로 식민지 주민들을 배심원 없는 특별 해사재판소(Vice-Admiralty Court)에 세웠다. 영국 본국에서 파견된 판사들로만 채워진 이 재판은 시민 참여가 원천 차단된 불공정한 절차로 인식됐다.     이는 ‘대표 없는 과세’와 함께 식민지 주민들이 ‘시민 없는 재판’에 분노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었다. 사법이 정치적 저항의 기폭제가 된 역사적 순간이다.     이로 인해 독립 이후 미국은 배심원 제도를 헌법적 권리로 보장하며 시민 참여형 사법 구조를 확고히 다지게된다.   미국 사법 제도는 이처럼 ‘사실’과 ‘법리’를 분리해 다루는 구조다. 1심 재판에서 배심원이 사실 관계를 확정하면, 항소심 법원은 새로운 증거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직 1심에서 법리가 제대로 적용되었는지, 법적 오류는 없었는지만을 엄격하게 검토한다.   시민이 사실 판단을, 판사가 법리 판단을 담당하는 이 구조는 미국 사법의 근간을 이루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배심원의 판단이 때로는 감정에 치우치거나 대중 심리에 휘둘려 논란을 낳기도 한다. 이에 대한 보완 장치로, 미국 법원은 극히 드물지만 판사가 배심원의 평결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Judgment as a matter of law 또는 Judgment notwithstanding the verdict)을 부여하고 있다. ‘합리적인 배심원이라면 도저히 내릴 수 없는 결론’이라고 판단될 경우에 한해서다. 시민의 집단지성을 신뢰하지만, 그 한계를 제도적으로 견제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한국과의 또 다른 큰 차이는 ‘이중(Dual) 사법 체계’, 즉 연방 법원과 주 법원이 병존한다는 점이다. 연방 헌법이나 연방법이 적용되는 사건, 또는 여러 주(州) 간 분쟁 등은 연방 법원의 관할이며, 대부분의 민형사 사건은 각 주 법원이 담당한다.   연방 법원은 크게 지방법원(District Court), 순회항소법원(Circuit Court), 대법원(Supreme Court)의 3심 구조로 이루어진다.     지방법원이 배심원 재판을 진행하는 1심이고, 순회항소법원과 대법원은 법리만을 심리한다. ‘Circuit’이라는 명칭은 과거 판사들이 말을 타고 관할 지역을 순회하며 재판했던 전통에서 유래했다.   주 법원의 구조와 명칭은 주마다 다르다. 가령 캘리포니아주의 1심 법원은 ‘Superior Court’인데, 뉴욕주의 경우 1심 법원 이름이 ‘Supreme Court’이고, 최종심 법원은 ‘Court of Appeals’다. 같은 이름이라도 주에 따라 역할이 전혀 다를 수 있다.   사법 제도는 정치 제도나 사회 규범처럼 그 시대의 가치와 철학을 담는다. 미국의 배심원 제도나 사실-법리 분리 구조는 시민 참여와 권력 견제를 중시하는 미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산물이다.     하지만 어떤 시스템도 완벽할 수는 없다. 배심원 집단지성의 오판 가능성, 판사의 권위적 개입 우려, 복잡한 이중 시스템으로 인한 혼란 등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상존한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과연 우리 사회에 최적의 사법 시스템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개선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완벽한 정의’는 이상에 가깝지만, ‘더 나은 사법’을 향한 성찰과 노력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 김한신 / 변호사니케의 저울 미국 한국 시민 참여형 사법 제도 사법 시스템

2025.05.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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