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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500달러의 보석금으로 풀어준 '그 놈'이 "내 딸을 죽였다"

Vancouver

2025.07.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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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가정폭력범 등록ㆍ보석 강화 등 4가지 개혁안 제시
이비 주수상, 유족 편지 총리에 직접 전달… 강력 처벌 촉구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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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행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로 그날, 고작 500달러의 보석금에 풀려난 남성이 전 파트너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예방할 수 있었던 비극’에 캐나다 사회가 들끓는 가운데, 희생자의 유족은 “사법 시스템이 내 딸을 죽였다”며 피맺힌 절규와 함께 사법 시스템의 전면 개혁을 요구하는 서한을 마크 카니 총리에게 전달했다. 데이비드 이비 BC주수상까지 직접 나서 유족을 지지하며 연방 정부의 ‘특단 대책’을 강력히 압박하고 나섰다.
 
 
 
사건은 이달 초 켈로나 의 한 주차장에서 대낮에 발생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였던 베일리 맥코트 씨가 전 남자친구인 제임스 에드워드 플로버의 공격으로 숨지고 다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플로버를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지만, 사건의 내막이 드러나면서 피의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허술한 사법 시스템이 비극을 키웠다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건 당일, 플로버는 이미 법원에서 폭행 및 협박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법원이 내린 조치는 고작 500달러의 보석금과 석방이었다. '보호 조건'이라는 허울 좋은 방패 뒤에 숨어 자유를 얻은 그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전 파트너를 살해하는 최악의 범죄를 저질렀다.
 
 
 
희생자의 아버지인 셰인 맥코트 씨는 “우리 딸은 수차례나 도움을 요청했지만, 법과 시스템은 딸을 보호하는 데 속수무책이었다”며 “이제 우리 가족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은 서한을 통해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정폭력 범죄자 등록제 신설 ▲고위험 가정폭력 사범에 대한 보석 정책 개혁 ▲친밀한 파트너 관계 살인에 대한 1급 살인 혐의 의무화 ▲보석 심리 시 치사율 위험 지표 인식 의무화 등 4가지 핵심 개혁안을 연방 정부에 요구했다.
 
 
 
이비 BC주수상은 유족의 편지를 총리에게 직접 전달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력히 압박했다. 그는 “배우자나 여자친구를 살해하는 자들은 지옥에나 가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이들의 보석 석방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플로버는 현재 구금 상태로 오는 9월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다. 유족은 서한 말미에 “베일리를 위해, 그리고 오늘날 위험에 처한 모든 여성을 위해 지체 없이, 단호하게 행동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호소하며 캐나다 사법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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