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날씨 중 가장 감각적인 날씨다. 만질 수 있고 뭉칠 수 있다. 밟을 수 있고 그 위에 누울 수 있다. 냄새를 맡고 먹어볼 수도 있다.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자국눈은 금세 사라지지만, 깊게 쌓인 길눈은 단단하게 굳어 사람이 건널 수 있는 눈다리가 된다. 싸락싸락 내린 쌀알 같은 싸라기눈은 사박사박 쉽게 밟고 걸어갈 수 있지만, 발등이 빠질 정도로 내린 발등눈은 뽀드득 소리와 함께 발이 푹푹 빠진다. 고체였다가 액체가 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쌓이기도 한다. 우숙영 『산책의 언어』 아무 데나 펼쳐진 페이지부터 읽으면 된다. 하늘과 땅, 식물과 동물, 날씨와 계절, 시간 등 자연에 대한 짧은 글이 담백하다. 매 장 뒤엔 어휘 사전도 실었다. 윗글만 해도 ‘자국눈’ ‘길눈’ ‘발등눈’ 같은 처음 들어본 우리말이 아름답다. 저자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나무와 꽃, 초록색과 붉은색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가난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자연에 대해 풍부한 언어를 갖게 된다는 건, 세상에 대해 풍부한 이해를 갖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산책하다 말고 쭈그리고 앉아 꽃 사진을 찍다 ‘너도 나이 들었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친구의 말대로 이제야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꽃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계가, 나와 인간이 중심이 아닌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라면서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조각이기도 하고, 이 나이가 되어서야 발견한 새로운 세계이기도 하다. 세계의 확장이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산책 언어 동물 날씨 계절 시간 어휘 사전도
2024.01.31. 19:35
영상 성폭행 산책
2022.10.20. 11:22
LA 미드윌셔 지역에서 18일 밤 산책하던 여성과 반려견을 찌른 괴한은 피해 여성의 친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KTLA TV 뉴스는 19일 다른 가족 구성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사건은 가족 분쟁에서 발생해 아들이 엄마를 공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의 부상 정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은 이 여성이 현재 안정을 찾았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18일 밤 11시30분경 1200블록 사우스 빅토리아 애비뉴에서 발생했다. 당시 40대 여성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데 일본 사무라이 칼과 비슷한 흉기를 든 괴한이 나타나 여성과 반려견을 공격했다. 여성은 칼에 찔려 부상을 입었고 반려견은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관은 현장에서 칼을 든 채 걸어가는 23세의 남성을 발견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금했다고 LA경찰 측은 밝혔다. 김병일 기자산책 여성 산책 여성 살인미수 혐의 1200블록 사우스
2022.10.19. 12:50
눈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날씨 중 가장 감각적인 날씨다. 만질 수 있고 뭉칠 수 있다. 밟을 수 있고 그 위에 누울 수 있다. 냄새를 맡고 먹어볼 수도 있다.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자국눈은 금세 사라지지만, 깊게 쌓인 길눈은 단단하게 굳어 사람이 건널 수 있는 눈다리가 된다. 싸락싸락 내린 쌀알 같은 싸라기눈은 사박사박 쉽게 밟고 걸어갈 수 있지만, 발등이 빠질 정도로 내린 발등눈은 뽀드득 소리와 함께 발이 푹푹 빠진다. 고체였다가 액체가 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쌓이기도 한다. 우숙영 『산책의 언어』 아무 데나 펼쳐진 페이지부터 읽으면 된다. 하늘과 땅, 식물과 동물, 날씨와 계절, 시간 등 자연에 대한 짧은 글이 담백하다. 매 장 뒤엔 어휘 사전도 실었다. 윗글만 해도 ‘자국눈’ ‘길눈’ ‘발등눈’ 같은 처음 들어본 우리말이 아름답다. 저자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나무와 꽃, 초록색과 붉은색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가난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자연에 대해 풍부한 언어를 갖게 된다는 건, 세상에 대해 풍부한 이해를 갖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산책하다 말고 쭈그리고 앉아 꽃 사진을 찍다 ‘너도 나이 들었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친구의 말대로 이제야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꽃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계가, 나와 인간이 중심이 아닌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라면서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조각이기도 하고, 이 나이가 되어서야 발견한 새로운 세계이기도 하다. 세계의 확장이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산책 언어 동물 날씨 계절 시간 어휘 사전도
2022.08.29. 19:21
우리 집 고양이 ‘고돌이’는 야외 산책을 좋아한다. 집을 나서서 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돌고 오거나, 오른쪽으로 돌면서 여러 집을 탐색하고 다시 돌아오곤 한다. 산책은 보통 30분 정도면 얼추 마무리되는 것 같다. 그러다가 집 앞 바위에 앉아서 일광욕을 즐길 때도 있고, 시원한 차 밑에 들어가 누워있을 때도 있다. 고양이를 옆에서 따라다니는 필자를 보면 고양이도 산책하냐며 묻는 이웃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고양이 하면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실내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로 인식이 굳어져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필자의 고양이가 나갈 수 있는 곳은 기껏 아파트 복도와 계단이었다. 가끔 안고 아파트 밖이라도 나갈 때는 아파트 주변에서 영역을 점거하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하악질 소리가 마구 들려온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산책은 훨씬 조용하게 할 수 있다. 일단 길고양이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아서 영역 다툼할 일은 없다. 물론 필자 집 근처 숲에 사는 코요테가 낮에 주택가를 어슬렁거린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보통 낮에 보이는 사슴들과 칠면조 무리는 고양이를 피해 다녀서 고양이 산책에 별문제는되지 않는다. 사실 인도어 고양이라도 그들의 호기심은 언제나 밖을 향해 발동준비 중이다. 한국의 동물병원에 실려 오는 고양이 중에는 창가에서 밖을 구경하는 것을 즐기던 고양이들이 간혹 있었다. 점프가 특기인 고양이지만 그들도 실수를 하는 법. 방충망이 없는 창가로 점프하다가 밖으로 떨어져 버린 케이스를 여럿 보았다. 미국과 같은 단독주택의 창가에서는 낙상보다는 끼임 사고가 꽤 일어난다. 틸트형 창문은 약간만 열려 있는데 고양이가 그사이를 뚫고 나가다가 끼이는 경우이다. 보호자가 알지 못한 상태로 장시간 끼어 있어서 결국 하반신 마비가 된 고양이도 있다. 주택에 설치된 데크의 틈새도 끼임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창가에서 사고를 겪는 고양이뿐 아니라 보호자 몰래 집을 나서는 인도어 고양이도 많다. 고양이의 사뿐거리는 발걸음은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 보호자가 쓰레기봉투를 버리러 나갈 때나 외출할 때 슬그머니 발밑으로 따라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경우도 한국의 아파트에서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니다. 한번은 퇴근하고 돌아오니 고양이가 아파트 문밖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던 적도 있다. 아침에 아이 등교와 출근으로 바쁠 때 같이 문을 나섰다가 주인이 알아채지 못해서 결국 종일 문밖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기사로 읽은 고양이의 실종사건도 호기심 때문이었다. 집에서 안 쓰던 서랍장을 중고거래로 다른 사람에게 넘겼는데, 산 사람이 집에서 서랍장을 열어보니 고양이가 뛰어나오더란다. 서랍장을 판 사람은 고양이가 서랍에 들어가 있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인도어 고양이가 혹시나 사라지거나 집안에서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을 때 집 밖을 수색할 필요가 있다. 아웃도어 생활만 하는 고양이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럴 경우 앞마당이나 뒷마당에 고양이 전용 테라스인 캐티오(catio)를 설치하면 야생동물이나 다른 고양이들로부터 공격받지 않고 안전하게 야외에서 생활할 수 있다. 고양이가 밖으로 자주 나가다 보면 아무래도 교통사고의 위험도 높고 개나 다른 야생동물에게서 물림 사고를 당하거나 진드기 등에 물려올 가능성이 크다. 실외 산책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경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서 산책을 해야 하며 구충이나 진드기예방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마이크로칩 삽입은 필수이며 보호자의 연락처가 새겨진 목걸이도 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 정소영 / 종교 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웰컴 투 펫팸 고양이 산책 고양이 산책 인도어 고양이 고양이 전용
2022.06.01. 20:20
LA한인타운과 가까운 미드 시티 지역 주택가에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중이던 남성이 총격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사건은 12일 오전 5시30분쯤 제네시 애비뉴와 새턴 스트리트 북서쪽 코너에서 일어났다. 이날 반려견과 함께 걷고 있던 마르코스 샌도발(52)에게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접근했다. 이윽고 차에서 내린 용의자는 샌도발에게 다가가 그와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뒤 두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에 맞아 쓰러진 샌도발은 30분쯤 뒤 지나가는 주민에 의해 발견됐으며 경찰은 그가 현장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반려견은 총격 직후 집 쪽으로 뛰어갔고 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총격 후 다시 차에 올라타 제네시 애비뉴 북쪽 방면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특정 인물을 겨냥한 표적 범죄인지 임의적 범행인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은 한적한 주택가로 주민들은 평소에도 많은 주민들이 나와 반려견을 산책시킨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제보:(213)382-9470 LAPD 서부지부 장수아 기자애완견 산책 총격 피살 타운 인근 총격 직후
2022.03.13. 21:30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가 되면 마음이 분주해진다. 하던 일들을 모두 정리해 보기 때문이다. 간단한 차림으로 숲속을 걷기 위해 혼자 산으로 갔다. 혼자 숲속을 걷는 시간이 삶을 깊이 생각하고 지난날을 조용히 통찰해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숲길에는 낙엽이 되어 걷는 이의 발걸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잎들이 있다. 푸른 잎들 사이에서 홍조를 띠며 색채를 바꾸어 가는 작은 잎들도 있다. 큰 나무를 덮고 있는 저 무수한 작은 잎들도 앞서고 뒤서며 결국은 모두 쇠락해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것이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속절 없이 달려가는 세월을 본다. 이런 자연의 변화는 우리 사유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켜 준다. 혼자 숲길을 걷는 시간은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이다. 자신의 영혼을 만날 수 있고 내면 깊숙이 있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 정복 당해 가는 시대를 사는 자신을 다시 한번 성찰해 볼 수도 있다. 삶을 조용히 관조하는 일은 자신을 더 성숙하게 한다. 살면서 자주 멈칫하게 하는 일들 때문에 생각까지 멈춰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 걸으면 생각의 흐름이 다시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혼자 걷는 길을 예찬하고, 걸으며 사유하며 글을 쓴 작가·사상가·철학자들을 소개한 책이 있다. 프랑스의 철학 교수 프레데리크 그로의 저서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다. 젊은 니체는 걸으면서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모아 놀라운 책들을 썼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 그의 여러 저서들이 그렇게 나왔다. 하루에 5~7시간 걸을 때도 있었다 하니 걷기가 작가의 생각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의 이론적 토대가 된 ‘사회 계약론’ 등 다양한 저서 를 남긴 장자크 루소도 매일 오랫동안 걸으며 책을 쓴 사람이다. 그는 “걸어야만 명상을 할 수가 있다. 걷기를 멈추면 생각도 함께 중단된다. 내 생각은 반드시 다리와 함께 움직인다”라고 썼다. 미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2년여를 동부의 콩코드에 있는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자연 속에서 살았다. 검소한 생활의 기쁨을 예찬하고, 몸소 실천한 사람이다. ‘윌든’ ‘시민 불복종’ 등 여러 저서로 간디, 톨스토이 등 많은 후대의 작가와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그도 “홀로 떠나는 도보 여행이 최고의 여행이다”라고 했다. 이들과 같은 사유를 통해 세상일에 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겪는 번민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코로나 변이 때문에 생기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도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이 주는 기쁨과 함께 자연에서 지혜를 얻는다면 옛 조선의 선비처럼 ‘초가삼간 지어 내어 반간은 바람으로 채우고, 반간은 달빛으로 채우고, 강산은 들일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라는 경지에 조금은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한 해의 끝에서 지난 시간을 반추하는 숲속의 산책은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열린 광장 숲속 산책 숲속 산책 프랑스 대혁명 철학 교수
2021.12.29.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