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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볼디 또 사고…봄철 산행에 주의보

해발 1만 64피트의 ‘악산’이지만 경치가 아름다워 한인들도 많이 찾는 마운트 볼디에서 또 조난 사고가 발생했다.   KCAL9과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5시쯤 마운트 볼디 정상 동쪽 쿠카몽가 피크로 향하는 라이틀 크릭(Lytle Creek)에서 산행에 나섰던 20대와 30대 남성이 산비탈로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사고는 당시 마운트 볼디 산행에 나섰던 한 남성이 산비탈에서 미끄러지면서 시작됐다. 이를 지켜본 다른 남성이 산비탈 아래로 내려가 친구를 구하려다 함께 떨어졌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씨까지 나빠졌지만, 다행히 이들은 911에 구조 신고를 할 수 있었다. 신고를 접수한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 자원봉사 구조대는 즉각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강풍과 추워진 날씨로 조난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결국 구조대는 날씨가 나아지길 기다린 뒤 늦은 밤 실종된 두 남성을 찾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이들은 강추위와 떨어질때 입은 부상으로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과 LA카운티 소방국은 구조 헬기로 두 남성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봄철을 맞아 하이킹이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각종 사고도 빈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과 연방산림청(USFS)은 마운트 볼디 산악지역의 경우 날씨가 수시로 변한다며 산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단독 산행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운트 볼디는 해발 1만 피트 높이인 만큼 주요 트레일에는 대부분 가파른 경사가 있다. 그만큼 악산으로, 산행 중 조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해 2월에는 마운트 볼디에서 단독 산행에 나섰던 한 아시아계 여성이 실종 일주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23년 1월에는 한인 정진택(73) 씨가 일행과 산행에 나섰다가 실종돼 이틀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정 씨가 실종됐던 당시 마운트 볼디에서는 실종 및 구조 신고가 14건(사망 2건 포함)이나 접수됐었다. 이밖에 지난 2017년 4월에는 김석두(79) 씨가 홀로 산행에 나섰다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과 연방산림청은 안전을 위해 ▶트레일의 기상 조건을 확인하고 ▶고산 환경(alpine condition)에 대비해 등산용 아이젠, 얼음도끼, 적절한 복장 등으로 철저히 준비하며 ▶반드시 파트너와 함께 산행하고 ▶스팟(SPOT) 또는 인리치(INREACH) 등 GPS 장치를 구비하며 ▶휴대폰은 완전히 충전하고 추가 배터리도 챙기고 ▶행선지와 출발 및 예상 귀가 시간을 주변 사람에게 알리며 ▶모르는 길로는 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한편, 연방산림청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마운트 볼디 ‘볼디 보울 트레일(Baldy Bowl Trail)’, ‘데블스 백본 트레일(Devils Backbone Trail)’ 등을 폐쇄했다. 해당 트레일은 지난 2024년 9월 ‘브리지 산불’ 여파로 산사태 위험이 높아져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형재 기자마운트 주의보 당시 마운트 카운티 셰리프국 단독 산행 김형재 기자 캘리포니아뉴스 미국뉴스 LA뉴스 미국 남가주 미주중앙일보 LA중앙일보 한인사회 마운틴 볼디 산행 하이킹

2025.03.0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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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한인 샌하신토 산행중 실종

홀로 산행길에 나섰다가 실종된 60대 한인이 5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지난 7월 6일 오전 5시 출라비스타의 집을 떠나 리버사이드 카운티 샌하신토 마운틴의 한 트레일 구간에 올랐던 김한태(62) 씨가 지난 10일 오후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예정된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7일 오전 11시께 관계 당국에 실종 신고를 해 놓고 있었고, 리버사이드 카운티 셰리프국에서는 긴급히 수색대를 편성해 수색 작업에 나섰다.   셰리프국에서는 김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화이트 워터’ 지역의 ‘블랙 마운틴 로드’의 ‘풀러 릿지트레일헤드’를 중심으로 헬리콥터까지 동원했으며 이후 수색대를 투입, 보다 범위를 넓혀 나가면서 수색해 왔다.   그러나 트레일 코스를 벗어난 김 씨를 찾아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됐고 실종 기간에 이어진 일대의 화씨 114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인해  결국 김 씨의 생명을 구하는 데는 실패했다.     김 씨가 타고 간 자동차는 ‘풀러 릿지트레일헤드’ 주차장에서 발견됐는데 발견 당시 차량 안에서 전화기의 배터리를 보조 배터리로 교체한 정황을 발견하고 김 씨가 일단 산행을 마치고 자신의 차까지 왔다가 다시 산행을 위해 움직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풀러 릿지 트레일’은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 대륙의 서부를 관통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의 일부로 전문 산악인은 물론 아마추어 하이커들도 많이 찾는 코스이다.     김 씨의 지인들에 따르면 김 씨는 1년 전부터 약 2666마일에 이르는 PCT(Pacific Crest Trail) 종주에 도전하기 위해 이 구간 내의 트레일 코스들을 돌며 준비를 해 왔다고 한다. 평소 고인과 가까이 지내고 있는 에디 김 씨는 “정말 좋은 형님이었으며 정도 많고 우직한 분으로 늘 든든한 조언자였다”며 당장 “둘째 딸의 결혼을 앞두고 기뻐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가슴 아파했다.     김한태 씨는 1996년도에 전자부품 업체인 아비코의 티후아나 법인장으로 마킬라도라 기업과 첫 인연을 맺었고 이후 SSD Plastics, C&J 등 사출업체에서 임원으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모 기업의 공장장으로 일해왔다. 유가족으로는 부인과 3자매를 두고 있다.  김영민 기자한인 산행 트레일 코스들 실종 신고 실종 기간

2024.07.1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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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산행, 그 첫걸음

“어려운 부탁인데, 저도 산행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오랜 망설임 끝에 최근 알게 된 지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건강 관리를 위해 인생 후반에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큰 용기를 내본 것이다.       나름 간절한 마음에 부탁은 했지만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웃도어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선 오히려 불가하다는 답이 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오래 걸리지 않아 지인이 속해 있는 하이킹 클럽 정기 산행에 참석해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아직 마음의 준비도 덜 된 상태였는데 갑자기 승낙을 받고 보니 실감이 나질 않았다. 땀 흘리며 산 오르는 모습을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실제 산행을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닌 여러 회원과 동반 산행이라니. 좋기도 했지만 약간 어리둥절했다. 과연 이 산행이 계기가 되어 평범한 내 일상에 어떤 변화가 찾아와 줄까?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궁금해졌다.     산행 일은 다가오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마을 뒷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히말라야 트레킹도 가능한 장비를 갖추고 산에 오르더라”는 오래전 한국의 신문 기사가 떠올랐다. 첫 산행이지만 초보 티를 내고 싶진 않았다. 우선 유튜브와 각종 매체를 검색하면서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이것저것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확인하려다 보니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꾸물거릴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가까운 아웃도어 스포츠용품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대로 등산화와 배낭 등 몇몇 장비를 챙기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산행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갈 즈음, 산에 오르다 맞닥뜨릴 수 있는 갖가지 해프닝과 위기 상황에 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산에 갔다가 곰과 마주쳤는데 당황하지 않고 여러 명이 함께 소리를 질러 곰을 쫓았다는 이야기나, 꼬리에서 방울 소리를 내는 파충류와 한참 동안 눈싸움을 벌였다는 등의 무용담들은 모두 지어낸 것이니 절대 따라 하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 등이었다. 게다가 내가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니, 평소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산행 도중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부상위험에 대해 마치 자기가 수없이 겪어본 것처럼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잔뜩 겁을 주기도 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나무 사이로 걷는 기분은 어떨까? 미국 산에는 서너 명이 손을 맞잡아도 모자랄 정도로 굵직한 나무가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일까? 특히 이곳 LA는 낮의 햇빛이 몹시 강해서 그늘 없는 산길을 걷기가 쉽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런 길을 열심히 걷다 보면 그늘로 뒤덮인 오솔길로 접어드는 반전도 있을 거야. 그 길에서 몸과 마음을 식혀주는 차가운 바람과 마주친다면, ‘아! 시원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겠지.       미국으로 이주해 온 이후 별다른 만남이나 자극 없이 지낸 나는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지냈기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없다. 지난날 찍은 사진 배경이 늘 비슷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집 안 아니면 집 앞마당이 내 사진 배경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그런데 산행을 하다 보면 이전에 없던 색다른 배경이 내 사진에 등장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산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서 있는 나, 운치 있는 산길을 걸어가는 내 뒷모습, 동반인들과 함께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르는 장면 등등.   물론 모든 산행이 아름답고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길을 걷다가 숨이 가빠지면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고, 의도치 않게 동행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상처받는 경우도 있겠지. 인생길이든 산길이든, 결국 혼자 걷는 것이라는 생각에 허무감이 밀려드는 때도 있을 거야.   아무튼 그날이 밝았다. 소풍 가는 아이처럼 잠을 설치는 바람에 몸이 개운치 않았다. 어제저녁 미리 챙겨 둔 배낭을 메고 다소 이른 시간 집을 나섰다. 해뜨기 전 아침이라 공기는 신선했다.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메고 있는 내가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다. 지난 며칠간 푹 빠져 있던 나만의 환상과 낭만을 좇아 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산을 오르려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산책할 때 생각할 주제를 하나씩 품고 길을 나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게도 그런 주제 하나쯤은 있을 텐데 갑자기 만들려다 보니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산행 출발 장소로 데려다줄 버스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득 두 해 전쯤 한국에 갔다가 우연히 들렀던 한 북카페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진열된 책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던 나는 낮은 천장에 매달린 특이한 나무 액자에 눈길이 갔다. 그 순간 무엇인가에 홀린 듯 걸음이 멈췄다. 목판에는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새겨져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시를 속으로 소리 내어 읽고 있었다. 짧은 시 한 구절이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었다. ‘과연 내가 걸어온 삶이 스스로에게 행복해 보였던 적이 있었나?’ 내 삶의 여정 전부를 한순간에 돌아보게 한 이상한 경험이었다.   그 나무판에 새겨진 구절을 나의 첫 산행 주제로 삼아 볼까?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구절을 혼자 중얼거려 보았다.     ‘내가 걸어온 길이 행복해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제이크 나수필 첫걸음 산행 산행 출발 산행 도중 아웃도어 스포츠용품점

2023.12.14. 19:33

[이 아침에] 신년 산행

계속되는 겨울비가 마음마저 우중충하게 다스릴 무렵, 다행히 남편의 고교 동창 산우회 산행이 있었다. 비가 많이 왔으니 산에는 눈이 쌓였겠다는 짐작에 따라나섰다. 마침 짧은 산행 후, 주차장에서 피크닉도 있다고 했다. 산행은 하기 싫은 종목이지만, 피크닉이라면 신난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내 걷기 실력은 완전 안면 몰수 상태다. 맨 꼴찌도 모자라 고관절에 통증까지 찾아와, 뒤에서 보호 차원으로 봉사하는 남편의 산행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평상시 남편의 산행 방식은 산행하는 모든 사람을 아우르며 안전제일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는 산꾼이다.   동창 모임인 산우회는 취미로 묶인 경우라서 전문성이 희박하다. 날씨 좋고 경치 좋고 제법 마음 맞아 별 하자 없이 함께 걷고, 뒤풀이까지 치르다 보면 쉽게 산행을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남편의 경우는 자신이 추구하는 원정 산행을 자주 경험하면서 가까운 당일치기 산행이라도 함부로 임하지 않는다.   게다가 구성원들이 전문 산악이 아닌 탓에 남편은 항상 책임감으로 안전 문제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 곁에서 지켜보는 아내의 입장에선 남편이 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모습이 못마땅해서 핀잔을 주곤 한다. 제대로 산꾼들의 위계질서와 마음가짐을 배운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10년 전, 암벽을 배우며 등산학교에 입학해서 교육받던 때를 떠올려 본다. 선배를 대하는 모든 산꾼의 예의 바른 말씨나 행동거지가 항상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초보자로 학생의 입장인 내게도 대선배의 와이프라는 이유로 극진한 대우를 받았던 기억이다. 상대는 대자연이고 인간이 결코 이길 수 없으니 안전, 안전, 또 안전을 위해서 리더의 통솔에 따라야 한다. 혹여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불호령에 무릎을 꿇릴 체벌도 생긴다.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거나 자만심에 개인행동을 하고 싶으면 무리에서 빠져야 한다. 자존심 상할 응징이 뒤따를 것이니 탈퇴함이 마땅하다.   요즘 가까운 산들도 눈이 제법 쌓인 아름다운 설산으로 변해 풍성한 감성을 선물로 준다. 메마른 우리 가슴에 이유 모를 설렘도 찾아 왔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여기까지 함께 걸어 온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자. 새삼 소중하단 느낌이 퍼진다. 아슬아슬 안전권에서 자칫 한 발 헛디디는 사람 없기를 기대한다. 이미 얼굴 익힌 모습들과 낯설어 어색한 미소가 불편한 새로운 이웃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친숙하게 다가가 보드라운 실크톤의 털을 쓰담 쓰담 할 수 있는 토끼의 해를 맞이했으니 이참에 우리 마음도 좀 부드럽게 가져보자. 웬만하면 나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나를 맡겨 보기도 하자. 그것이 안전한 길로 가는 지름길임을 인정하면서 흰 눈으로 숨어버린 익숙한 길을 찾아 안전하게 산행을 이끄는 남편의 통솔력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노기제 / 통관사이 아침에 신년 산행 신년 산행 원정 산행 산행 방식

2023.02.14. 16:42

[이 아침에] 신년 산행

계속되는 겨울비가 마음마저 우중충하게 다스릴 무렵, 다행히 남편의 고교 동창 산우회 산행이 있었다. 비가 많이 왔으니 산에는 눈이 쌓였겠다는 짐작에 따라나섰다. 마침 짧은 산행 후, 주차장에서 피크닉도 있다고 했다. 산행은 하기 싫은 종목이지만, 피크닉이라면 신난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내 걷기 실력은 완전 안면 몰수 상태다. 맨 꼴찌도 모자라 고관절에 통증까지 찾아와, 뒤에서 보호 차원으로 봉사하는 남편의 산행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평상시 남편의 산행 방식은 산행하는 모든 사람을 아우르며 안전제일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는 산꾼이다.   동창 모임인 산우회는 취미로 묶인 경우라서 전문성이 희박하다. 날씨 좋고 경치 좋고 제법 마음 맞아 별 하자 없이 함께 걷고, 뒤풀이까지 치르다 보면 쉽게 산행을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남편의 경우는 자신이 추구하는 원정 산행을 자주 경험하면서 가까운 당일치기 산행이라도 함부로 임하지 않는다.   게다가 구성원들이 전문 산악이 아닌 탓에 남편은 항상 책임감으로 안전 문제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 곁에서 지켜보는 아내의 입장에선 남편이 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모습이 못마땅해서 핀잔을 주곤 한다. 제대로 산꾼들의 위계질서와 마음가짐을 배운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10년 전, 암벽을 배우며 등산학교에 입학해서 교육받던 때를 떠올려 본다. 선배를 대하는 모든 산꾼의 예의 바른 말씨나 행동거지가 항상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초보자로 학생의 입장인 내게도 대선배의 와이프라는 이유로 극진한 대우를 받았던 기억이다. 상대는 대자연이고 인간이 결코 이길 수 없으니 안전, 안전, 또 안전을 위해서 리더의 통솔에 따라야 한다. 혹여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불호령에 무릎을 꿇릴 체벌도 생긴다.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거나 자만심에 개인행동을 하고 싶으면 무리에서 빠져야 한다. 자존심 상할 응징이 뒤따를 것이니 탈퇴함이 마땅하다.   남가주에 몰아친 기후 변화에 요즘 가까운 산들도 눈이 제법 쌓인 아름다운 설산으로 변해 풍성한 감성을 선물로 준다. 메마른 우리 가슴에 이유 모를 설렘도 찾아 왔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여기까지 함께 걸어 온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자. 새삼 소중하단 느낌이 퍼진다. 아슬아슬 안전권에서 자칫 한 발 헛디디는 사람 없기를 기대한다. 이미 얼굴 익힌 모습들과 낯설어 어색한 미소가 불편한 새로운 이웃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친숙하게 다가가 보드라운 실크톤의 털을 쓰담 쓰담 할 수 있는 토끼의 해를 맞이했으니 이참에 우리 마음도 좀 부드럽게 가져보자. 웬만하면 나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나를 맡겨 보기도 하자. 그것이 안전한 길로 가는 지름길임을 인정하면서 흰 눈으로 숨어버린 익숙한 길을 찾아 안전하게 산행을 이끄는 남편의 통솔력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노기제 / 통관사이 아침에 신년 산행 신년 산행 원정 산행 산행 방식

2023.02.06. 21:50

마운틴 볼디 등반 70대 한인 실종

마운틴 볼디 산행에 나섰던 한인이 실종돼 구조대가 수색에 나섰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과 차경석 전 북미산악회 회장에 따르면 LA에 거주하는 정진택(75·사진)씨는 지난 22일 오전 6시 30분쯤 마운틴 볼디 정상 등반에 나섰다가 36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차 전 회장은 “정씨와 샌안토니오 폭포 등산로 입구에서 헤어진 뒤 마운틴 볼디 스키장 리프트 꼭대기에서 당일 오후 1시에 만나기로 했다”며 “하지만 오후 2시 30분이 넘도록 정씨가 돌아오지 않았다. 계속 기다리다가 실종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하이킹에 함께 나섰던 차 전 회장과 지인 1명은 23일 정오까지 만나기로 했던 장소에서 정씨를 기다렸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산악구조대 4명은 정씨가 오른 것으로 예상하는 등산로를 따라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차 전 회장은 “등산에 나설 때만 해도 날씨가 참 좋았지만, 23일 현재는 강풍으로 구조헬기가 뜨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씨가 주차한 차에 전화기와 지갑 등을 놓고 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종된 정씨는 LA에서 홀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산악 마라톤을 즐겼고 히말라야 등정을 앞두고 마운틴 볼디를 찾았다고 한다. 차 전 회장은 “등반 당시 그는 방한복과 등산 장비를 잘 갖췄다”고 전했다.   현재 마운틴 볼디 정상 부근은 지난겨울 폭풍으로 눈이 많이 쌓인 상태다. 한인 산악인 김모씨는 “마운틴 볼디 스키장 위쪽은 설경이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겨울 산행로 이용한다”면서 “우측은 급경사로 눈이 많이 쌓이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단독산행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주 동안 마운틴 볼디와 주변 지역에서 구조신고가 14건이나 접수됐다. 산행 중 길을 잃거나, 고립된 등산객, 다친 경우 등이다. 올해 들어 2명이 실족 등으로 사망했다. 지난 13일에는 마운틴 볼디 인근에서 영국 배우 줄리언 샌즈 등 2명이 실종됐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은 “현재 마운틴 볼디의 상황은 극도로 위험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겨울 폭풍과 강풍으로 눈이 얼음으로 바뀌었다. 모든 경고 표지판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등산객들에게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가는 지역의 기상 조건을 확인하고 ▶고산 환경(alpine condition)에 대비해 등산용 아이젠, 얼음도끼, 적절한 복장 등으로 철저히 준비하며 ▶파트너와 함께 산행하고 ▶스팟(SPOT) 또는 인리치(INREACH) 등 GPS 장치를 구비하며 ▶휴대폰 완전 충전 후 추가 배터리 기기를 챙기고 ▶행선지와 출발 및 예상 귀가 시간 등을 주변 사람에게 알리며 ▶모르는 곳은 가지 말 것을 조언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마운틴 산행 현재 마운틴 오전 6시30분마운틴 동안 마운틴

2023.01.2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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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우중 산행

조세핀 트레일 입구. 낮게 내려앉은 잿빛 구름, 굵은 빗방울, 차가운 바람은 온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단체로 몰려오고 단체로 몰려간다. 그것도 엄청 바쁘게.   말없이 빠른 손놀림으로 우장을 챙긴다. 저 사람들은 이 궂은 날씨에도 왜 산행길을 나서는가. 누굴 위해 ,무었을 위해 이런 악천후에도 산을 찾을까?   30여 개의 판초 행렬이 장관이다. 들숨 날숨이 바쁘게 교차한다. 오고 가는 잡념 속에 천몇백년 전의 해초 스님을 생각해 본다. ‘스님께서는 뭐를 위해 그 험한 길을 걸으셨습니까? 무슨 신발을 신으시고, 방한 장비는 어떻게 꾸리시고, 그 험한 눈산을 넘으셨는지요. 생명을 걸고 넘으신 그 구도의 길을 필부의 산행길과 비교하는 무례함을 용서해 주소서’.   넓은 소방 도로엔 도랑물이 굽이치고 언덕에선 흙과 돌멩이가 심심찮게 흘러내린다. 3마일 지점 세들에 도착하니 기온은 급강하, 광풍엔 젊은이들도 몸을 가눌 수가 없다. 돌아서자. 광풍이 막춤을 추든, 장대비가 얼굴을 휘갈기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산길의 즐거움은 유년 시절의 하굣길을 생각나게 한다.   어느덧 출발지까지 되돌아 왔지만 점심 먹을 장소가 있어야지. 소방서 처마 밑에 옹기종기 모여 서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 흘러가는 빗물 한 번 내려다보고….   이때 일행 중 조순 님이 소방서에 들어가 우리의 딱한 사정을 얘기했더니 망설임 없이 넓은 실내 사용을 허락했다. 의자는 물론 화장실도 청소까지 해주면서 사용하란다. 세상에 이런 일이!!! 궁즉통이요, 고진감래라 했던가.   소방서의 허락을 받고 만두도 끓이고 라면도 끓이고 누룽지도 끓이고 미역국도 끓이고…. 너무너무 고마워서 모임의 안경아 회장이 기부금을 전달하려 했지만 일언 지하에 거절을 당했다.   클리어 크릭 소방서(Clear creek fire station) 만세, 클로버 하이킹 클럽( Clover hiking club) 만세. 정 제이슨독자마당 우중 산행 우중 산행 소방서 처마 만세 클로버

2023.01.22. 17:20

'집콕' 지쳤다면…새해 산행 시작해볼까

새해 결심으로 운동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꽤나 결연한 의지 다졌으나 작심삼일로 끝나기 가장 쉬운 결심이 바로 운동. 재미없는 운동을 억지로 하자니 그 동력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이다. 대신 너무 거창한 운동 말고 일주일에 한 번은 아름다움 풍광 눈에 담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하이킹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온종일 책상에 앉아 일하고 자동차로 이동하는 일상 속에서 이렇게 가볍게 몸을 움직여 주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모두 힐링된다. LA인근 가볍게 산책삼아 걸을 수 있는 하이킹 코스를 알아봤다.     ▶할리우드 마운틴   대기 질 좋은 아주 맑은 날, 그리피스 파크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할리우드 산(Mount Hollywood) 정상에 오르면 버듀고 산(Verdugo Mountains)부터 태평양까지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 하이킹 코스는 그리피스 파크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주차장 북쪽 방면에 위치한 트레일 입구에서 시작된다. 처음엔 푸르른 상록수 길을 따라 여유롭게 걷다 보면 언덕길이 나오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깊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그러나 15분만 걷다보면 금방 왼편으로 LA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사인이 나타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주차장 오픈 시간은 오전 5시~오후 10시까지나 하이킹 코스는 일몰과 동시에 폐쇄된다. 트레일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약 3마일로 90여분 정도 소요된다.     ▶주소: 2800 E Observatory Ave, LA   ▶문의: laparks.org/griffithpark   ▶말리부 코랄 캐년   LA 인근 하이킹 코스 중 산과 바다를 모두 조망하는 코스를 찾는다면 말리부 코랄 캐년만한 곳이 없다. 코랄 캐년 중에서도 사라 완 트레일(Sara Wan Trailhead)은 겨울엔 시크한 캘리포니아 캐년 분위기를, 봄이 되면 야생화가 무성하게 피어나 사계절 내내 독특한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이킹을 시작하면 퍼시픽 하이웨이 소음과 바닷바람이 반겨주지만 그늘이 없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힘이 들 수 있으므로 충분한 물을 가져가는 걸 잊지 말자. 그러나 갈림길에서 왼쪽을 선택해 걷다보면 산타모니카 해변을 따라 내리막길이 나오므로 하이킹이 조금 더 여유로와진다. 하이킹 코스는 총 2.5마일로 예상 소요 시간은 60~90분 가량.     ▶주소: 25623 Pacific Coast Hwy, Malibu   ▶문의: mrca.ca.gov/parks/park-listing/sara-wan-trailhead-at-corral-canyon   ▶포르투기스 밴드 리저브   랜초 팔로스 버디스에 위치한 포르투기스 밴드 리저브(Portuguese Bend Reserve) 소재 하이킹 코스는 LA 인근 트레일 중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이 하이킹 코스는 399에이커 공원을 가로지르는 미로같은 트레일인데 어떤 코스를 선택하든 태평양은 물론 저 멀리 카탈리나 섬까지 조망할 수 있다. 하이킹은 버뮤다 로드(Burma Road)를 따라 시작하면 된다. 트레일마다 난이도가 상이하지만 토욘 트레일(Toyon Trail)과 반 아울 트레일(Barn Owl Trail)을 가로지르는 것이 비교적 쉬운 코스. 하이킹 코스는 일출 1시간 전 오픈해 일몰 1시간 뒤 닫는다. 스트리트 파킹은 힘들고 온라인으로 주차 예약이 가능하다. 또 셔틀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하이킹 코스는 총 5.15마일로 예상 소요시간은 2시간30분에서 3시간 30분 정도.     ▶문의: rpvca.gov/1155/Portuguese-Bend-Reserve   ▶에코 마운틴   알타디나 소재 에코 마운틴(Echo Mountain)의 샘메릴 트레일(Sam Merrill Trail)은 인근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 주말을 이용해 걷기 좋은 코스다. 꼭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하이킹하면서 LA다운타운 및 패서디나, 샌가브리엘 계곡을 조망할 수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산 정상에 오르면 1894년 개장한, 그러나 개장 10년만에 화재로 소실된 알파인 리조트 터를 만날 수 있다. 앤젤레스 마운틴 국립공원인 이곳은 야간에도 오픈돼 야간 등산객들에게도 인기. 등산로 입구에서 무료 주차가 가능하며 트레일 길이는 총 5마일로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주소: E Loma Alta Dr, Altadena   ▶문의: fs.usda.gov/angeles 이주현 객원기자새해 산행 하이킹 코스 트레일 입구 소재 하이킹

2023.01.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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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아 카본공원 산행 6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산행에 나섰던 60대 요바린다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브레아 지역 카본 캐년리저널 공원에서 실종 신고가 된 제프리 모턴(63)가 이틀간의 수색 끝에 지난달 31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셰리프국은 전날인 30일 오전 2시 30분쯤 모턴이 집을 나섰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모턴은 종종 이른 새벽 산행에 나서 해가 뜰 때쯤 귀가하지만 이날은 시간이 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아 실종신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당일부터 수색을 시작한 셰리프국은 다음날 공원 건너편 브레아힐스 애비뉴 코너에서 모턴의 차를 발견했으며, 공원에서 숨진 모턴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셀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당국은 전했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현재 모턴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검시국에서 조사 중이다. 장수아 기자카본공원 산행 카본공원 산행 새벽 산행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

2023.01.02. 19:50

크로바하이킹클럽 산행

크로바하이킹클럽(회장 안경아·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은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브라이스 캐년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회원들은 절경을 함께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크로바하이킹클럽 제공] 크로바하이킹클럽 산행 크로바하이킹클럽 산행 메모리얼 데이 회장 안경

2022.05.3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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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나우즈 산악회 400회째 산행 마쳐

 산악회 산행

2022.04.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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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봄날의 산행

 이제 봄인가. 각양각색의 새들이 난데없이 창가로 몰려왔다. 햇빛을 입에 문 아름다운 새들이 날갯짓하며 내 창을 노크했다. 꿈이었다. 오늘 숲으로 하이킹을 가기로 해서 그랬을까?   꿈의 여운을 안고 빅베어 아랫동네 ‘포리스트 폴스(Forest Falls)’에 왔다. 몇 해 전 두어 번 왔는데도 처음인 것처럼 감동이 새로웠다. 하이킹 팀원 중 막내는 초행길이라 그런지 표정이 잔뜩 들떠 있다. 집에서 한 시간 반 거리를 한걸음인 듯 달려 오고픈 곳.   산을 오르면서 바라보는 하늘은 파스텔 파란색이다. 앞쪽 하늘로 바람이 구름을 몰고 퍼져 나간다. 하늘을 캠퍼스 삼아 그분이 수묵화를 그리는가, 입김을 내뿜는가. 참나무와 고목들이 뿌리를 드러낸 채 서 있다.   땅이 비옥해서인지 산길에 도토리가 떨어져 수북하다. 도토리가 가나안의 포도알처럼 유난히도 크다. 전에 왔을 때 산에 눈이 쌓였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개울가는 3월의 초록으로 가득하다. 하늘과 나무, 개울물 소리가 여전히 청아하다. 크고 작은 바위는 창조주가 대지에 그린 입체 그림처럼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생생하다.   물가에 앉아 손으로 퍼 올리는 맑은 수정의 계곡물. 너무 깨끗해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흐르는 물소리에는 잡음이 없다. 청정, 물의 화음이다. 냇물에 구름도 같이 흐른다. 맑은 물 냄새와 산 내음이 가슴으로 스며든다.   돌멩이, 너는 옛날엔 큰 산이었겠지. 맨몸으로 굴러 떨어지며 바위가 되고 작은 돌멩이가 되고 모래가 되느라 모난 곳이 깨어질 때 얼마나 아팠을까. 큼직한 돌덩이 사이사이에 박힌 자그마한 돌멩이가 개울 물에 떨어져 몸을 씻는다. 인고의 씻음이다.   흐르는 개울 속에 무늬를 그린 돌멩이가 많다. 같이 간 친구는 그 예쁘고 기묘한 모양의 돌들에 눈 덮인 산, 말 타는 사람, 우주와 달, 머리핀을 꽂은 여인, 킬리만자로의 눈이라 이름 붙이며 행복해했다. 돌멩이는 내 감성의 영토에 들어와 이야기를 건넨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옷 한 벌 걸치지 않아도 춥지 않고 행복해.”   전나무의 바늘잎이 신록의 계절을 절감하게 한다. 스쳐오는 맑은 바람에 잎사귀가 흔들려 흐르는 물소리와 합주한다. 아픈 영혼도 치료가 될 것 같은 오묘한 소리다.   산들바람이 스친다. 족히 백 살은 되지 않을까 싶은 아름드리 나무의 그늘 밑, 소풍 도시락은 맛나기 그지없다. 하늘을 가린 가지만큼 널따란 우리의 대화는 산행에서 얻어가는 귀한 보약이 된다.   계곡 옆 도토리나무가 떨어지는 작은 폭포에 자리를 내어주고 뿌리를 드러냈다. 나도 저렇게 깎인 후에도 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까. 개울 속 돌멩이처럼 굴러떨어져 씻기며 살아갈 수 있을까. 없는 것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무소유의 소유를 살고 싶다. 엄영아 / 수필가이 아침에 봄날 산행 돌멩이가 개울 나무 개울물 앞쪽 하늘

2022.03.07. 20:11

[이 아침에] 봄날의 산행

이제 봄인가. 각양각색의 새들이 난데없이 창가로 몰려왔다. 햇빛을 입에 문 아름다운 새들이 날갯짓하며 내 창을 노크했다. 꿈이었다. 오늘 숲으로 하이킹을 가기로 해서 그랬을까?   꿈의 여운을 안고 빅베어 아랫동네 ‘포리스트 폴스(Forest Falls)’에 왔다. 몇 해 전 두어 번 왔는데도 처음인 것처럼 감동이 새로웠다. 하이킹 팀원 중 막내는 초행길이라 그런지 표정이 잔뜩 들떠 있다. 집에서 한 시간 반 거리를 한걸음인 듯 달려 오고픈 곳. 흙으로 밥을 짓고 돌멩이로 공기놀이하며 신발을 물에 띄우고 놀던 어릴 적 추억이 돋아나는 편하고 풍요로운 곳이다.   산을 오르면서 바라보는 하늘은 파스텔 파란색이다. 앞쪽 하늘로 바람이 구름을 몰고 퍼져 나간다. 하늘을 캠퍼스 삼아 그분이 수묵화를 그리는가, 입김을 내뿜는가. 참나무와 고목들이 뿌리를 드러낸 채 서 있다. 비바람으로 산이 깎여 계곡 끝에 용케 버티고 선 나무들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땅이 비옥해서인지 산길에 도토리가 떨어져 수북하다. 도토리가 가나안의 포도알처럼 유난히도 크다. 전에 왔을 때 산에 눈이 쌓였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개울가는 3월의 초록으로 가득하다. 하늘과 나무, 개울물 소리가 여전히 청아하다. 크고 작은 바위는 창조주가 대지에 그린 입체 그림처럼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생생하다. 어떤 바위는 멧돼지 같아 보이고 어떤 바위는 호랑이 같고 다른 바위는 눈 큰 사람의 얼굴로 보이니 그 변화무쌍이 신기하다.   물가에 앉아 손으로 퍼 올리는 맑은 수정의 계곡물. 너무 깨끗해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흐르는 물소리에는 잡음이 없다. 청정, 물의 화음이다. 냇물에 구름도 같이 흐른다. 맑은 물 냄새와 산 내음이 가슴으로 스며든다.   돌멩이, 너는 옛날엔 큰 산이었겠지. 맨몸으로 굴러 떨어지며 바위가 되고 작은 돌멩이가 되고 모래가 되느라 모난 곳이 깨어질 때 얼마나 아팠을까. 큼직한 돌덩이 사이사이에 박힌 자그마한 돌멩이가 개울 물에 떨어져 몸을 씻는다. 인고의 씻음이다.   흐르는 개울 속에 무늬를 그린 돌멩이가 많다. 같이 간 친구는 그 예쁘고 기묘한 모양의 돌들에 눈 덮인 산, 말 타는 사람, 우주와 달, 머리핀을 꽂은 여인, 킬리만자로의 눈이라 이름 붙이며 행복해했다. 돌멩이는 내 감성의 영토에 들어와 이야기를 건넨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옷 한 벌 걸치지 않아도 춥지 않고 행복해.”   전나무의 바늘잎이 신록의 계절을 절감하게 한다. 스쳐오는 맑은 바람에 잎사귀가 흔들려 흐르는 물소리와 합주한다. 아픈 영혼도 치료가 될 것 같은 오묘한 소리다.   산들바람이 스친다. 족히 백 살은 되지 않을까 싶은 아름드리 나무의 그늘 밑, 소풍 도시락은 맛나기 그지없다. 하늘을 가린 가지만큼 널따란 우리의 대화는 산행에서 얻어가는 귀한 보약이 된다.   계곡 옆 도토리나무가 떨어지는 작은 폭포에 자리를 내어주고 뿌리를 드러냈다. 나도 저렇게 깎인 후에도 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까. 개울 속 돌멩이처럼 굴러떨어져 씻기며 살아갈 수 있을까. 없는 것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무소유의 소유를 살고 싶다.  엄영아 / 수필가이 아침에 봄날 산행 돌멩이가 개울 돌멩이로 공기놀이하 나무 개울물

2022.03.03. 19:11

'산행 실종' 70대 한인 이틀만에 구조…겨울폭풍 원인

토런스 거주 70대 한인이 홀로 산행에 나섰다 실종 이틀 만에 무사히 가족들 품으로 돌아왔다.   17일 NBC4뉴스에 따르면 송모 (73·사진)씨는 지난 15일 샌타바버러 인근 마운트 피노스에 올랐다. 송씨의 가족에 따르면 마운트 피노스는 송씨가 평소 자주 찾던 곳으로 실종 당일에도 별다른 장비 없이 당일치기 산행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날씨가 급변했다. 갑자기 겨울폭풍이 불었고 눈도 8인치나 쌓였다. 결국 송씨는 귀가하지 않았고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컨카운티 구조대 등이 수색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거세진 눈보라로 수색작업도 여의치 않았다. 악천후로 밤에는 수색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벤투라카운티와 컨카운티 구조대는 이틀간의 수색작업 끝에 17일 정오 무렵 마침내 송씨를 찾았다. 벤투라카운티 구조대는 구조 직후 트위터에 ‘송씨가 건강한 상태로 발견됐다’는 글을 올려 송씨가 무사함을 알렸다.   한편 산악전문가들은 겨울철 산행에 나설 때는 단독산행을 자제하고 항상 급변하는 날씨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김형재 기자겨울폭풍 산행 겨울폭풍 원인 산행 실종 당일치기 산행

2022.02.1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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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새해 산행 결심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결심을 한다. 목표를 세우고 올해에는 반드시 이루리라 다짐을 한다.     대표적인 새해 결심 중 하나가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다. 산행이나 등산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 중 하나다.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들 중에는 연초가 되면 산행을 결심하고 실제로 이때 산행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를 비롯해 모든 병의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평소에 건강에 유의해 강력한 면역체계를 유지하면 어떤 질병에도 건강을 지킬 수가 있다.     산행을 비롯한 운동은  우리를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단련시킨다. 하지만 운동을 잘 하다가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하지 않게 된다. 매일 또는 일주일에 4~5회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하지만 날씨 등의 이유로 쉽게 포기하고 있다.     또한 약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신체의 모든 질병을 약으로만 치료하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약을 한 움큼 매일 복용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병의 치료와 예방에 필요한 약을 끊으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약에 의존해 너무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산행은 운동과 동시에 마음도 수련할 수가 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자연을 벗 삼다 보면 마음의 티끌도 사라진다. 또한 산을 사랑하고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생활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자연과 더불어 즐겁게 산행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은 물론 주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산행을 시작하지만 작심삼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작심삼일이라도 일단은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했다가 중단하는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모든 사람들이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김중식·수요산악회장독자 마당 새해 산행 새해 산행 새해 결심 이때 산행

2022.01.06. 19:08

열린산악회 연말 산행

열린산악회(회장 김인철)는 지난 6일 연말 산행으로 아이스하우스 정상을 거쳐 캘리캠프 8027을 등정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즐거운 산행이었다. ▶문의: (909-975-9075)연말 산행 연말 산행 아이스하우스 정상 회장 김인철

2021.12.07. 20:21

늦가을 단풍 산행 "안전 지키세요"

단풍 구경을 위해 가을 산행을 떠나는 한인들이 많다. 가을철에는 낮의 길이가 갑자기 짧아지고 일교차가 커져 등산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조지아주 천연자원부(DNR)에 따르면 탈룰라 협곡에서 올해 들어 두 번째 추락사(추정)가 발생했다. 최근 탈룰라 고지 주립공원에서 브룩헤이븐에 사는 윌리엄 랭 포틀(39)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DNR은 정상에서 150피트 아래 협곡 바닥에 숨져 있는 포틀을 찾았다. 마크 맥키넌 DNR 대변인은 "직원들이 협곡 가장자리 산책로를 따라 수색했지만 발견하지 못했고 결국 드론으로 협곡을 수색해 찾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블루리지 여성 낸시 무어 스미스(58)가 협곡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등산 전문가들은 가을철 등산로와 풀숲에 이슬이 맺히고 서리가 생기면서 등산로가 평소보다 미끄러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일몰 시간을 고려해 아침 일찍 산에 오르고 해가 지기 1~2시간 전에는 하산해야 한다. 등산화를 착용하고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이밖에도 산행 시작 전후 스트레칭, 음주 자제, 비상 식량 및 보온 의류 준비 등을 당부했다.  배은나 기자늦가을 산행 늦가을 산행 가을철 등산로 산행 시작

2021.11.05. 16:32

미주열린산악회 도그우드 3일 산행

  장병희도그우드 산행 사흘간 도그우드캠핑장 가을캠핑 행사 회장 김인철

2021.10.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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