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 집단이지만,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세계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전 세계 기독교인의 수는 1억2200만 명 늘어나 23억 명에 이른다. 그러나 전체 인구에서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8%포인트 감소해 28.8%로 줄었다. 반면, 무슬림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종교 집단으로 3억4700만 명이 늘어나며 전체 종교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인구에서 무슬림이 차지하는 비율은 1.8%p 증가한 25.6%에 달했다. 힌두교 인구도 1억2600만 명 증가해 총 12억 명에 이르렀으며, 이는 세계 인구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힌두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9%를 유지했다. 불교는 주요 종교 중 유일하게 신도 수가 감소했다. 전 세계 불교 신자는 10년 전보다 1900만 명 줄어든 3억24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중 불교 비율도 0.8%p 하락한 4.1%를 기록했다. 유대교는 같은 기간 약 100만 명이 증가해 1480만 명에 도달했으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0.2%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75.8%는 특정 종교를 신봉한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24.2%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무종교인은 기독교와 이슬람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집단이 된 셈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중국에 이어 종교를 갖지 않은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다. 일본보다 많다. 일본에서는 전체 인구의 57%가 무종교인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에서는 30%가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 '특정 종교 없음'으로 응답했다. 중국의 무종교 인구는 약 13억 명으로 전체 인구의 90%에 달해 세계에서 종교를 갖지 않은 인구가 가장 많았다. 퓨리서치센터는 현재 약 25% 수준인 무슬림 인구 비중이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약 30%에 도달해 기독교 인구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60년 이후 이슬람이 세계 최대 종교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무슬림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2.9명으로 기독교 여성(2.6명)이나 전체 비무슬림 평균(2.2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2020년 기준으로 무슬림 인구의 중앙 연령은 24세로, 전 세계 인구 평균(33세)보다 훨씬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구통계학적 요소는 자연 증가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무슬림 인구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과 중동.북아프리카 등 인구 증가율이 높은 지역에 집중돼 있어, 전체 인구 성장세에 따라 종교 인구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이슬람교는 종교 이탈률이 낮아, 타 종교에 비해 내부 감소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인구 증가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는 무슬림 이민자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혼합 결혼을 통한 종교 전환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이민과 전환 흐름은 지역에 따라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이슬람 인구의 세계적 확산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교적 배경이 국제 정치, 사회 문화, 이민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이슬람 인구의 확장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예고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해석된다.기독교인 이슬람 세계 기독교인 무종교 인구 세계 인구
2025.06.23. 17:48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부터 새 교황이 추기경단에 의해 선출되기 전까지의 기간은 '세데 바칸테(sede vacante)'라 불리며 일반적으로 15~20일 지속된다. 이 중 9일은 공식적인 애도 기간인 '노벤디알레(novendiale)'로 지정된다. 장례식이 끝나면 전 세계 주요 추기경들은 비공개회의인 콘클라베에 모여 후계자를 선출한다. 콘클라베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긴(con clave)'이라는 의미로, 13세기 교황 클레멘스 4세 선종 이후 3년 가까이 교황이 선출되지 않자 추기경들을 방에 가두고 빵과 물만 넣어준 데서 유래했다. 오늘날 이 방식은 교회법에 따라 엄격히 유지되고 있다. ▶정치적 균형 고려도 중요 교황 선출은 단순한 신앙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균형을 고려한 행위다. 현재 구도는 진보 대 전통주의의 양상이다. 진보는 성별과 성적 지향을 포함한 사회문화적 이슈에 있어 교회 개혁을 지지한다. 전통주의는 이에 반대해 오히려 더 엄격한 규범을 주장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보적 성향이었으며 전임자 베네딕토 16세는 전통주의자였다. 이러한 이념적 차이 외에도 새 교황 선출을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는 바로 출신 지역이다. 역사상 대부분의 교황은 이탈리아 출신이었다. 1978년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출되기 전까지 500년 이상 이탈리아 이외 지역 출신 교황은 없었다. ▶기독교 인구 남반구 우세 세계 기독교 인구의 중심은 빠르게 남반구로 이동하고 있다. 북미와 서유럽에서는 기독교가 쇠퇴하는 반면,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에서는 급속히 성장 중이다. 2050년까지 전 세계 기독교인의 78%가 남반구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프리카만 해도 전체 기독교인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를 가톨릭에 국한하면 이 추세는 더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인구 변화에도 교황직을 포함한 교회의 권력은 여전히 서구에 집중되어 있다. 마지막 아프리카 출신 교황은 496년에 선종한 겔라시우스 1세였으며 아시아 출신 교황은 단 한 명도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아메리카 출신이었지만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이면서 남유럽이라는 문화적 배경을 안고 있었다. 완전히 남반구 출신 교황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진보와 보수 사이의 구도 진보적 가톨릭 신자라면 비유럽권 출신 교황의 등장을 환영할 법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는 지난 수십 년간 성적 지향과 젠더 이슈 등에서 보수적 입장을 강화해 왔다. 진보적 가톨릭 신자들은 아프리카 교황보다는 유럽 출신의 진보적 교황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아프리카 출신 유력 후보로는 가나 출신 피터 터크슨 추기경(76)과 기니 출신 로버트 사라 추기경(79)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전통주의 노선으로 특히 동성애 반대 입장과 여성 사제 반대, 이슬람과의 신학적 대화 거부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반면 진보 성향 후보는 대부분 유럽 출신이다. 포르투갈의 조제 멘돈사 추기경(59)은 여성 사제 찬성 입장을 피력한 수녀에 공감을 표시했으며 동성 관계에 대해 관용적 시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젊은 나이 탓에 새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은 낮다. 보다 유력한 인물은 이탈리아의 마테오 주피 추기경으로 바티칸의 평화 특사로 활동한 경력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철학을 계승하는 인물로 꼽힌다. ▶아시아 출신도 가능할까 이 모든 이념적.지역적 긴장 속에서 절충안으로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다. 그는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라 불리며 사회정의에 대한 헌신으로 서구 진보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다. 유럽 문화권 출신이 아니어서 많은 비서구권 신자와 닮은 인물이다. 타글레 추기경은 진보와 보수, 북반구와 남반구, 이념과 지역 간의 구도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는 선택이다. 라스베이거스 베팅 사이트에서도 타글레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목소리 누가 되든 차기 교황은 가톨릭 세계의 이런 구도를 일정 부분 통합해야 한다. 교리뿐 아니라 지역과 이념의 차이가 있는 교회와 신자들을 품으면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다가올 콘클라베는 단지 한 인물의 선출이 아니라 가톨릭교회의 미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할지를 가늠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안유회 객원기자가톨릭 교황 교황 선출 프란치스코 교황 세계 기독교인
2025.04.28.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