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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유럽 대신 베트남? 하롱베이가 이유다

가을엔 더더욱 여행이 옳다. 말도 살찐다는 이 계절, 하늘은 청명하고 들녘은 풍성하다. 사과와 감, 밤과 대추가 제 빛을 뽐내고, 인간 세상 또한 수확의 기쁨으로 충만하다. 그리운 모국은 단풍이 물들어 고운 색동옷을 갈아입는다. 서울 북악산 자락에서, 강원 설악의 계곡에서, 그리고 남도의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붉고 노란 단풍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계절의 절정을 알린다. 아름다운 계절, 고국의 단풍을 벗삼아 떠나는 이들에게 가볍게 덧붙일 만한 여행지가 있다. 바로 베트남이다. 동남아의 푸른 바다와 이국적인 풍광, 그리고 저렴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음식은 가을의 기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특히 하노이와 하롱베이는 ‘바다 위의 수묵화’라 불리는 경관으로, 고국의 단풍에 못지않은 깊은 감흥을 선사한다.   ▶바다 위에 피어난 3천개의 섬   하롱베이의 이름은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외적이 침입했을 때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여의주를 뿜어 적을 물리쳤다고 한다. 그 여의주가 곧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수많은 기암괴석이 되었다는 것이다. 신화와 지질학이 겹쳐지는 순간, 자연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 한 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아내는 무대가 된다.   바이짜이 선착장에서 바라본 바다는 에메랄드빛 비단을 길게 드리운 듯 고요하다.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가자, 풍경은 더 이상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한 편의 동양화가 된다. 3천여 개의 섬과 기암괴석은 시간의 화폭 위에 찍힌 붓놀림처럼 흩어져 있고, 빛과 안개는 먹의 농담처럼 그 위에 겹겹이 번져든다. 안개가 내려앉은 아침에는 신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고, 햇살이 수면 위에 흩어질 때는 황금빛 선율로 울려 퍼지는 거대한 교향곡이 된다. 그 앞에서 인간은 자연의 한 줄기 붓끝에 지나지 않음을 새삼 깨닫는다.   하롱베이의 기암괴석들은 저마다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 사랑을 속삭이는 암수닭 바위, 마을을 지켜주는 개바위와 코끼리 바위, 하늘 궁전을 닮은 티엔궁 동굴, 연꽃바위와 낙타봉…. 이 바위들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라, 나라를 지켜낸 용의 숨결이 굳어져 세운 성채이자, 수백 년 동안 바다 사람들의 삶을 지탱해온 기도의 기둥이었다. 파도는 여전히 그 바위에 부딪혀 용의 호흡을 되살리고, 안개는 마치 향처럼 피어올라 바다 전체를 하나의 신전으로 만든다.   작은 보트를 타고 항루원, 즉 원숭이 섬에 다다르자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받아먹으며 재롱을 피운다. 바닷바람을 가르며 뛰어오르는 몸놀림은 자유롭고도 장난스러워 섬 전체가 작은 원숭이 왕국처럼 느껴진다. 섬 속 석회암 동굴로 들어서면 바깥의 열기가 단숨에 사라지고, 차가운 공기와 함께 수천 년의 시간이 벽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천장과 벽을 장식한 종유석과 석순은 기이한 조각품처럼 빛을 머금어 반짝인다. 어느 것은 창을 든 장수 같고, 또 어느 것은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승려의 형상 같다. 5억 년의 지질학적 시간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듯하다.   점심으로 맛보는 씨푸드 요리는 바다의 신선한 기운을 그대로 담고 있다. 갓 쪄낸 게와 조개, 생선 요리는 바다 냄새와 어우러져 더없이 풍요로운 식탁을 차려낸다. 여행에서 음식은 단순한 배고픔의 해결이 아니라 그 땅과 바다를 몸속에 새기는 행위라는 것을 절감한다.     오후에는 티톱섬 전망대에 오른다. 400여 개의 돌계단을 따라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자 하롱베이의 파노라마가 한눈에 펼쳐진다. 마치 용이 물결을 헤치며 몸을 틀고 있는 듯,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 위에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하노이, 역사와 삶이 겹쳐진 도시   하롱베이의 황홀경을 뒤로 하고 하노이로 돌아오니, 도시의 밤은 또 다른 활력을 품고 있다. 바딘 광장에서 호치민 주석 묘를 바라보며, 한 시대를 이끈 지도자의 소박한 생가를 둘러본다. 나무 기둥으로 지어진 작은 가옥은 권력자의 저택이라기보다 학자의 서재에 가까운 듯하다. 호치민이 걸었던 좁은 마루를 따라 걸으며, 민족의 운명을 짊어졌던 그의 고독을 잠시나마 느껴본다.   하노이는 본래 베트남의 첫 번째 리 왕조에 의해 ‘탕롱(떠오르는 용)’이라 불리며 수도가 되었다. 이후 마지막 왕조인 구엔 왕조가 집권한 1802년까지 정치·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갔고, 1902년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에는 인도차이나 총독부 수도로 지정되었다. 1940~1945년 일본 점령기에도 행정 중심지였으며, 1945년 9월 2일에는 바로 이곳에서 호치민이 베트남 민주공화국의 독립을 선언하였다. 이어 1975년 통일 전쟁의 종결과 함께 1976년 7월 2일, 하노이는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로 공식 확정되었다. 더불어 2008년 하떠이 성을 통합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하노이는 곳곳에 이야기가 서려 있다. 기원전 3세기에 세워진 코로아 성채, 문묘와 하노이대학교, 혁명박물관과 군사박물관, 그리고 호찌민 박물관은 역사의 굵은 줄기를 보여준다. 프랑스 식민지배의 흔적은 지금도 선명하다. 대통령궁, 하노이 오페라하우스, 성 요셉 성당,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파리’라는 별명에 걸맞은 건축들이 도시의 품격을 더한다.   그중에서도 연못 위에 떠 있는 한기둥 사원은 연꽃처럼 우아한 자태로 하노이 정신을 상징하고, 도심의 호안끼엠 호수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베트남 사람들의 여유와 웃음을 길어 올리는 공간이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 신앙과 일상이 겹쳐져 하노이는 베트남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품고 있다.   새로운 풍경 앞에서 ‘처음’이라는 감탄이 줄어들 법한 나이다. 그러나 하롱베이를 마주하는 순간 그 모든 노련함이 무너지고, 다시 어린아이처럼 경탄을 내뱉게 된다. 여행은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존재한다.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고, 사람 앞에서 따뜻해지는 것. 그것이 투어멘토로서 수십 년간 전 세계에서 배운 여행의 진실이다. 이 가을, 당신 또한 하롱베이 앞에서 다시금 ‘처음의 눈’을 되찾게 되길 바란다.   ▶여행팁   여행의 명가 ‘US아주투어’가 올가을 특별한 베트남 여행을 준비했다. 5성급 초특급 호텔에서의 안락한 휴식, 전문 인솔자가 동행하는 세심한 진행, 그리고 현지 미식으로 꾸민 맛기행까지 차원이 다른 여정을 약속한다.   상품은 모국의 단풍 여행과 연계한 ‘모국단풍+베트남(12일)’, 그리고 짧지만 알찬 일정의 ‘베트남(5일)’로 나뉘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출발일은 10월 28일, 11월 1일, 11월 17일이다. 특히 이번 여행은 한국을 경유하는 일정이어서, 한국에 볼일이 있는 여행자라면 한국 방문과 함께 투어를 이어갈 수 있어 경제적이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의: (213)388-4000    ━       박평식 대표  ‘US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40여 년간 현장과 인문학 강의를 잇는 명품 관광 전문가로, 전 세계에서 고객에게 풍성한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수묵화 가을빛 하노이 역사 도시 하롱베이 동굴 연꽃바위

2025.10.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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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묵화 전통과 현대 엿본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와 한국 수묵화 LA 특별기획전 ‘흘러가는 바람, 불어오는 물결’(Flowing Winds, Blowing Waves)을 개최한다.     한국 수묵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대형작품 전시는 미주지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수묵화의 매력을 미 현지 미술계와 한인사회에 소개하고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2025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홍보를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회에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10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정신적 가치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전통 수묵화의 김천일과 채색화의 허달재, 현실 너머 이상의 세계를 재해석한 환상적인 풍경화의 김선두, 허준, 로랑그라소, 김형진, 조병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화면의 여백을 통해 공간 사이의 동적 균형을 형상화한 김승영의 영상작품, 채색, 실크스크린을 접목해 동양 세계관과 자연관을 현대적으로 보여준 조용백,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묵법과 필력으로 현대 수묵의 깊이를 보여주는 김호득의 수묵 추상 등 다양성과 창의성이 담겼다.     전시 기간은 26일부터 10월 31일, 개막식은 25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이날 전남도립미술관 학예사의 전시 해설도 진행된다.   ▶주소: 5505 Wilshire Blvd. LA   ▶문의: (323)936-3014 이은영 기자수묵화 한국 한국 수묵화 전통 수묵화 한국 현대미술

2024.09.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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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 철수 빅토리호에 수묵화 영구 전시…독도화가 권용섭 10여점

독도화가로 알려진 권용섭 화백은 지난 17일 LA 항구에 영구 정박중인 SS 레인 빅토리호를 방문하고 레인 빅토리호를 주제로 한 본인의 수묵화 10점을 기증했다.     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열린 기증식은 SS 레인 빅토리호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해상박물관 회장단이 주최했다.   한국전쟁의 영향권에서 살아온 권 화백은 전쟁으로 삼촌을 잃는 등 가족간의 비애를 안고 살아왔다.     지난 2004년 미국 방문중 LA항 한쪽에 함체수리를 위해 정박중이던 녹슨 배가 한국전쟁 중에 운송하려던 화물 대신 피난민 7600 명을 구출한 함선이라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번에 권 화백이 기증한 수묵화 10점은 지난 2015년 한국전쟁 65주년 기념행사때 수묵화 퍼포먼스를 통해 제작하고 전시했던 대형 수묵화를 재현한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수리중인 레인 빅토리호가 완전히 복원되어 태평양을 건너 한국의 독도와 거제도를 순항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린 내용들이 담겨있다.   이번에 기증한 작품들은 향후 레인 빅토리호에 설치될 예정인 한국전쟁 기념관에 영구 비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권 화백은 이날 “장엄한 역사를 가진 레인 빅토리호에 감사와 보은의 마음을 담은 그림들이 영구 보존되는 것에 감사하다”며 “작품들이 있어야 할 곳을 찾은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인 빅토리호 해양 박물관 부회장인 릴리아나 헤레라 씨는 “너무도 큰 선물을 받아 말로 그 감동을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권 화백의 작품들을 구심점으로 앞으로 설치될 한국 전쟁관을 통해 레인 빅토리호가 한미동맹과 평화의 상징으로 후세에 전해지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빅토리호 수묵화 레인 빅토리호가 수묵화 영구 철수 빅토리호

2024.06.1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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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가 박승수 77세 기념 서화전

수묵화가 정산 박승수씨(라하브라)가 오는 30일~내달 28일까지 애너하임의 뮤제오 박물관 카네기 갤러리에서 서화전을 연다.   올해 희수(77세)를 맞은 박 작가는 전시회 명칭을 ‘희수전’으로 정했다.   박 작가는 “9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3분의 2는 문인화고 나머지는 서예 작품과 병풍 2개”라고 말했다.   관람은 수~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할 수 있다. 전시회 관련 정보는 웹사이트(muzeo.org/upcoming-exhibitions)를 참고하면 된다.   박 작가는 지난 2015년 대한민국 문인화대전에서 2년 연속 특선에 뽑히며 역대 수상 점수 13점을 기록, 대회 초대작가 타이틀을 획득했다. 부에나파크에서 ‘티셔츠 시티’를 운영하는 박 작가는 정산 서화회(회장 김인화)에서 약 10명에게 문인화, 서예를 무료로 지도하고 있다.   강습 시간은 매주 화요일 오전 8시~오후 2시이며, 모임 장소는 세리토스 소망교회다.   문의는 전화(714-292-1045)로 하면 된다. 수묵화 박승수 기념 서화전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서예 작품

2022.07.2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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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 거장 LACMA 전시회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오는 17일부터 12월 11일까지 ‘박대성: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동서양의 미를 담아낸 박 화백의 최대 4m 이상에 달하는 대형 수묵화 등 모두 8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13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박 화백(가운데)이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수묵화 전시회 수묵화 거장 이번 전시회 대형 수묵화

2022.07.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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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 거장 ‘박대성’ 화백 LA서 전시한다

수묵화가 박대성 화백의 대작 수십 작품을 LA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EK 갤러리(관장 유니스김)가 18일부터 8월 7일까지 박대성 화백 초대전을 연다.     전시되는 작품은 박 화백의 대표작인 ‘신라몽유도’, ‘광한루’, ‘청우’, ‘구룡폭포’, ‘유류’ 등 대작 5점 외 소품 30여점 이상이 공개된다.     또한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는 17일부터 12월 11일까지 ‘박대성: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 전시회를 개최된다.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 전시회에서는 현대적 주제로 서예를 보는 듯한 선으로 동서양의 미학을 담아 그려낸 박대성 화백의 대형 수묵화 6점과 비교적 작은 2점 등 총 8점이 전시된다.   박대성 화백의 미 순회전을 기획한 가나아트 측은 “LACMA가 현재 리노베이션 중으로 전시 공간이 제한되어 ‘금강산’, ‘경주 남산’, ‘불국사 설경’ 등 8점의 작품만 선보일 수 있다”며 “한인사회에서 박대성 화백의 작품을 좀 더 가깝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인타운에 위치하고 전시공간이 넓은 EK갤러리에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945년에 태어난 박대성 화백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수묵화 작가다.     5세부터 그림을 독학으로 배운 박 화백은 진경산수화 맥을 이으면서도 전통 수묵화를 현대미술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올해 LACMA 전시에 이어 하버드대 한국학센터(9월 19일~12월 31일), 다트머스대 후드 미술관(9월 24일~내년 3월 19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9월 30일~11월 27일) 전시 일정이 예정되어 있고 내년에도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메리워싱턴대에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가나아트의 크리스티 박 기획부장은 “‘우리나라 전통이 어디에 와 있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이번 미순회 전시를 기획했다”며 “전통 한국 수묵화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박대성 화백의 대표 작품을 통해 전통과 다음 세대가 맞닿는 접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소: 1125 Crenshaw Blvd. LA   ▶문의: (323)272-3399 이은영 기자수묵화 박대성 박대성 화백 수묵화 거장 전통 수묵화

2022.07.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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