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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혼자 먹는 밥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숟가락 하나 놋젓가락 둘   그 불빛 속  딸그닥 거리는 소리   그릇 씻어 엎어놓다 보니 밥그릇 반찬 종지   닳아있다   우리 생에서 몇번이나 이 빈 그릇을 엎었을까   다시 뒤집을 수 있을까   창문으로 얼비쳐 드는 저 그믐달   방금 깨진 접시 하나 박도준글마당 밥그릇 반찬 숟가락 하나 접시 하나

2025.03.06. 17:29

[글마당] 어떤 봄

진분홍 꽃잎을 무슨 축복인양 덮고   초록의 숲길에 멈춰선 차 한대       생의 운전대를 놓고 사라진 가장의   길은 보이지 않고   일그러진 손잡이가 꼬옥 닫아 놓은 계절 그 안에   반짝이는 이름표를 잃어버리고 엉겨 있는 식솔들         믿을 수 없다는 듯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웅크린 작은 냄비 안에   물기없이  말라가는 숟가락 하나가 안겨 있다   언젠가는 반듯하게 펴질 거라 믿으며   구겨진 날들을 견뎌온 이불 위로   태연하게 햇살 누워있는데       가훈인 듯 유서인 듯   유리창마다 푸른 이마를 대고   여전히 길을 찾고 있는 식솔 하나   S  M  I  L  E   웃을 수 없던 날들   울고 싶었던 날들이     환하게 웃으며   울컥울컥 쏟아내고 있는 봄 윤지영 / 시인·뉴저지글마당 진분홍 꽃잎 식솔 하나 숟가락 하나

2023.09.15. 17:58

[글마당] 어떤 봄

진분홍 꽃잎을 무슨 축복인양 덮고   초록의 숲길에 멈춰선 차 한 대       생의 운전대를 놓고 사라진 가장의   길은 보이지 않고   일그러진 손잡이가 꼬옥 닫아 놓은 계절 그 안에   반짝이는 이름표를 잃어버리고 엉겨 있는 식솔들       믿을 수 없다는 듯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웅크린 작은 냄비 안에   물기없이  말라가는 숟가락 하나가 안겨 있다   언젠가는 반듯하게 펴질 거라 믿으며   구겨진 날들을 견뎌온 이불 위로   태연하게 햇살 누워있는데       가훈인 듯 유서인 듯   유리창마다  푸른 이마를 대고   여전히 길을 찾고 있는 식솔 하나   S    M     I     L     E   웃을 수 없던 날들   울고 싶었던 날들이     환하게 웃으며   울컥울컥  쏟아내고 있는 봄 윤지영 / 시인·뉴저지글마당 진분홍 꽃잎 식솔 하나 숟가락 하나

2023.05.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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