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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독해력·집중력 저하 심각… 스마트폰·SNS 사용 제한 바람직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된 시점은 2012년 전후라고 한다. 그 이후 성장기를 보낸 세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이 보고되고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집중력 저하와 정신 건강의 악화다.   사회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는 그의 저서 ‘불안한 세대(Generation Anxious)’에서 이 문제를 정신 질환의 ‘전염병(epidemic)’으로 규정한다. 특히 10대 초반, 즉 10세~14세 여학생들의 자살률이 2012년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했다는 충격적인 통계는 더 이상 이 문제를 개인적 취향이나 세대 차이로만 치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스마트폰과 SNS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청소년기의 뇌는 아직 구조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며, 외부 자극에 의해 신경 회로가 쉽게 재편성된다. 이 시기에 스마트폰과 SNS의 끊임없는 알림과 짧은 영상, 그리고 비교와 경쟁의 구조 속에 노출되면, 뇌는 깊은 사고보다는 즉각적 자극과 피드백에만 반응하도록 길러진다. 그 결과 아이들은 한 문단의 글을 읽고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한 가지 과제에 몰입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   ▶현장에서 목격하는 독해력의 붕괴   학생들을 가르치며 가장 체감하는 변화 중 하나는 독해력의 저하이다. 영어 수업에서 한 단락을 읽고 핵심을 요약하라고 하면, 상당수 학생들이 몇 분도 집중하지 못하고 시선을 잃어버린다. 수학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를 끝까지 읽기 전에 포기하거나, 중요한 조건을 놓치고 계산에만 매달린다. 이는 단순히 공부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깊이 읽고 사고하는 뇌의 회로가 약화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미국 교육 평가 기관인 NAEP(전국 학업 성취도 평가)의 2023년 자료를 보면, 고등학교 12학년 학생 중 본 수준의 독해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비율이 29%에 달한다. 이는 팬데믹의 영향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근본적 원인을 스마트폰과 SNS 환경에서 찾는다.   ▶청소년 정신 건강의 위기   집중력 문제와 더불어 심각한 것은 불안·우울 증상의 폭발적 증가다.   CDC(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21년 보고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의 42%가 지속적인 우울감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특히 여학생의 비율은 절반에 가깝다. 한국 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데, 중·고등학생 35% 이상이 ‘우울이나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했다.   교실에서도 이런 현상은 자주 목격된다. 시험 전날 밤새 SNS를 하느라 잠을 못 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 ‘좋아요’ 개수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좌우되는 학생, 친구의 화려한 게시물을 보고 극심한 열등감에 빠지는 학생이 많다. 실제로 상담실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자기 비하, “죽고 싶다”는 극단적 표현을 하는 아이들을 심심찮게 만난다.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   언어 습득이 특정 시기에만 가능하듯, 집중력과 자기 조절력 역시 청소년기라는 ‘결정적 시기’에 형성된다. 만약 이 시기에 집중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집중 근육을 키우기 어렵다.   대학 교수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푸념이 있다. “예전 같으면 기본 독해력은 당연한 전제였는데, 이제는 대학생들에게 조차 한 문장을 붙잡고 생각하는 법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   이 현상은 단순히 성적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집중력은 직장 생활, 대인 관계,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만약 청소년기에 스마트폰에 뇌가 길들여져 집중의 힘을 잃어버린다면, 이들은 평생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소비하며 끌려 다니는 인지적 ‘프롤레타리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부 아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 받고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면서, 사회의 ‘인지 엘리트’로 자라난다. 결국 스마트폰 사용 여부가 계층 격차를 확대하는 새로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교장으로서 지난 30년간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러나 요즘처럼 청소년의 독해력 저하와 정신적 불안을 뼈저리게 느낀 적은 없었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대신, SNS 속 비교와 조급함에 사로잡혀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으로 안타깝다.     스마트폰과 SNS는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성장기의 아이들이 깊이 사고하고, 집중하며,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은 반드시 지켜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 사회는 소수의 인지 엘리트와 다수의 인지 프롤레타리아로 양극화될 것이다.     어른들의 책무는 분명하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갇힌 불안한 세대가 아니라, 책을 읽고 생각하며 건강하게 성장하는 세대가 되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문의:(323) 938-0300   www.GLS.school 교장 세라 박 /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스마트폰 청소년 스마트폰 보급 집중력 저하 집중력 문제

2025.09.07. 19:00

10대 우울증 급증... '스마트폰 프리' 운동 확산

 전 세계적으로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자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스마트폰 없는 어린이집' 운동이 확산되면서 1천여 가구가 자녀들의 스마트폰 구매를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 미루기로 약속했다.       이 단체는 미국의 '8학년까지 기다리기', 영국의 '스마트폰 없는 어린이집' 운동을 본떠 지난해 9월 출범했다. 현재까지 1천157가구가 서약에 동참했으며, 참여 가구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스마트폰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 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는 베스트셀러 '불안한 세대'에서 2010년 스마트폰 보급 이후 청소년 우울증과 자살률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달하우지대학교 심리학과 사이먼 셰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은 운동부족, 수면장애, 비만 등 신체건강 문제뿐 아니라 주의력 결핍, 우울증, 불안증, 자살 충동, 외로움 등 심리적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턴대학교 연구진은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크린 타임이 길수록 아동의 불안증과 우울증 증상이 뚜렷하게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각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로 평가받는다.       캐나다 교육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바스코샤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수업 중에는 휴대전화 전원을 의무적으로 꺼야 한다.       '스마트폰 없는 어린이집' 운동은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문자와 통화만 가능한 피처폰이나 부모가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핀휠폰을 추천한다. 방과 후 연락용으로는 집 전화를,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용으로는 가정용 컴퓨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캐나다 C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이트 심리학자는 "청소년 정신건강과 교육 분야에서 가장 심각한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며 "고등학교 입학 전 스마트폰 사용 금지, 16세 이전 소셜미디어 제한, 학교 내 휴대전화 금지, 실제 세계에서의 자유로운 놀이와 책임감 향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가 가족, 친구들과의 따뜻한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부정적 영향이 더 크므로 스마트폰 사용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사용할 경우에도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스마트폰 우울증 스마트폰 사용 스마트폰 보급 스마트폰 구매

2025.01.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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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지쳤다” 단순폰 인기

인터넷 기능 없이 통화, 문자만 착발신이 가능한 모바일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CNBC는 스마트폰 의존 경향에서 벗어나려는 일부 사용자들 덕분에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모델과 비슷한 단순 기능의 저가형 모바일폰 판매가 미국 내에서 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벙어리 전화(Dumb Phone)’ 또는 피처폰(Feature Phone)으로 불리는 저가형 모델에는 기본 통화, 문자 기능 외에 GPS 또는 핫스팟 기능이 탑재된 플립폰이나 슬라이드폰 등이 포함된다.   노키아 모바일폰 제조사인 HMD글로벌은 지난해 미국서만 매달 수만 대씩의 플립형 피처폰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벙어리 전화’ 시장이 향후 5년 안에 10%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피처폰 중 80% 가까이가 중동, 아프리카, 인디아에서 판매됐으나 미국 내에서는 단순 기능의 피처폰을 찾는 젊은이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벙어리 전화 인플루언서인 호세 브리오네스는 “스마트폰 스크린에 지친 Z세대들이 피처폰을 찾고 있다. 스마트폰 스크린이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지만, 사용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비벡 머시 보건총감이 “13세 이하는 소셜미디어를 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밝히는 등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어린이들의 정신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Z세대들이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이기 위해 피처폰을 찾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 어린이들의 50%가량이 11세에 첫 스마트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시대 이후 태어난 Z세대에서는 비율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0대들의 절반이 소셜미디어에 중독됐다고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벙어리 전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존에 출시된 노키아, 모토로라 등의 플립 또는 슬라이드형 피처폰 이외에도 의도적으로 기능을 단순화시킨 신제품을 내놓는 라이트, 펑크트와 같은 업체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지난 5년간 답보상태였던 벙어리 전화 판매가 향후 5년간 5%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신기술 도입 속도가 비교적 느린 시니어들의 경우 지난 2021년 65세 이상의 61%가 스마트폰을, 29%는 벙어리 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벙어리 전화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구형 모바일폰 사용에 익숙하다는 점과 45%가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박낙희 기자스마트폰 단순폰 스마트폰 스크린 스마트폰 의존 스마트폰 보급

2023.03.2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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