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시카고서 발생한 폭염이 이번주 3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폭염으로 주민들이 사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7월 16일까지 5일간 시카고서는 700여명이 폭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정확한 통계가 집계되지 않아 일부에서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주민들이 고온으로 인한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폭염 사망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시카고 시에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권고안에 따르면 폭염 발생 시 주민들과 시청 응급대응팀과의 유기적인 연락 체계를 구축할 것과 냉방시설을 갖춘 시설 추가 확보, 취약 장소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등을 제안했다. 특히 냉방 시설의 경우 현재 약 300곳이 운영되고 있으나 일부 시설은 주말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는 운영을 하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부분의 냉방 시설이 노인 복지 센터나 공원 등인데 운영 인력 확보가 어려워 주말에는 주민들을 수용할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또 주민들이 냉방 시설을 찾을 때 311로 전화를 하지만 실제 311에서 안내한 곳이 문을 열지 않아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지난달 발생한 폭염 당시 약 1000명의 주민들이 병원 응급실로 몰려가 더위를 피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또 1995년 폭염 사망 희생자들이 대부분 시 남부와 서부의 유색인종 밀집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청이 폭염 경보가 내릴 경우 주민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이를 알리고 있지만 취약 지역 거주자의 약 1/3은 집에서 온라인에 접속할 수 없는 경우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최근 계속되는 폭염과 홍수 등이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역시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시카고에서 지난 1995년 발생한 폭염은 7월 12일부터 시작해 16일까지 이어졌으며 낮 최고 기온은 화씨 106도(섭씨 41.1도), 체감 기온은 125도(섭씨 51.7도)를 웃돌았다. 이로 인해 최소 739명의 시카고 주민이 목숨을 잃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히 날씨 뿐만이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구조적 문제가 합쳐지면서 시카고 날씨 관련 최대 사망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폭염 시카고 주민 시카고 날씨 폭염 사망
2025.07.14. 12:20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을 지내고 있다. 매년 이맘 때면 폭설이 오고도 몇 번 왔을 것이다. 올해는 눈 대신 비가 내렸다. 이상한 겨울 날씨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라더니 요즘은 모질게 추운 시카고 날씨를 경험하기 어렵다. 바람이 심한 시카고 혹한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발이 푹푹 빠지는 폭설이 그려지는 시카고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을 되돌아 보니 매섭게 추운 겨울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때로는 눈 없는 크리스마스를 지내기도 했다. 오늘 아침 눈을 뜨니 창밖에 눈이 살포시 쌓였다. 쌓였다기보다는 살짝 대지를 하얀 무명천으로 덮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겨울이라는 느낌이 포근하게 부딛혀왔다. 늦가을이 겨울의 소매를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는 와중에도 눈이 내렸다. 겨울을 지나지 않고서는 봄은 올 수 없다. 인생의 봄도 깊은 고난의 겨울을 지나서 온다. ‘빼앗긴 땅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암울했던 그 시기에 시인은 봄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 봄은 꽃이었고 희망이었다. 누구도 찬탈 할 수 없는 나만의 자유였다. 겨울은 봄으로 이어지는 건널목이란 생각이 든다. 건널목에 설치 된 신호등엔 건너 갈 수 없다는 빨간 신호가 켜져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기다려야 한다. 건너편 길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도, 파란 불이 켜지고 차들이 정지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인생의 날들은 내 마음과 달리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할 때가 있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한데, 눈을 감으면 보일 듯 한데, 걸어가면 바로 닿을 듯한데 멈춰서야 할 때가 있다. 내 생각을 접어야 할 때도 있다. 이해할 수 없지만 나를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 때론 사람의 일보다 자연을 보며 지혜를 얻을 때가 많다. 사람의 생각은 변하지만 자연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그 때 내가 그 자리에 서 있길 잘했다고 나를 돌아볼 때가 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다 매년 눈에 다가오는 오나먼트가 하나 있다. 화려한 장식을 한 값 비싼 오나먼트보다 더 소중한 이유는 그 속에 나의 웃음과 아들의 행복한 미소가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들의 어릴 적 사진을 작은 나무로 엮어 만든 30년이 넘는 오나먼트다. 사진 속 아들은 웃고 있다. 하얀 이를 드러내고 보조개가 살짝 들어간 영락 없는 개구장이 모습이다. 너에게도 한때 이런 모습, 이런 시간이 있었구나. 유독 에너지가 많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뛰어 놀던 모습이 생생하다. 긴 시간이 흘러갔지만 기억은 흘러가지 않았다. 30년이 넘는 시간의 간극을 두고도 바로 어제 같은 기억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라 하지 않았던가. 살다 보면 즐거웠던 추억도 있었을 것이고, 힘들고 아팠던 기억 하고 싶지 않은 추억도 있을 것이다. 견디기 힘들어 밤을 설치도록 가슴 져몃던 일들도 있을 것이리라. 하얗게 덮힌 눈 속에서도 가지마다 움을 트려고 몸을 뒤척이는 나목이 되자. 새로운 봄날을 맞이하기 위해 죽은 자 같지만 살아있는 자.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것 같이 보이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진 한 그루의 나목처럼 살아가자. 버리면 얻는 것이고, 낮아지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겨울나무가 찬바람에 울었던 것처럼, 속으로 속으로 뿌리내리며 우리도 울자. 눈 덮힌 창가에 앉아 편지를 쓴다 썼다 지워버린 편지를 다시 쓴다 보내지도 못할 편지를 가슴으로 쓰고 있다 눈이 녹고 봄이 오면 그때도 편지를 쓸 수 있을까 연두의 잎눈이 보석처럼 어리울 때 목련이 긴 목을 내리고 슬피 나를 바라볼 때에도 나 그대 앞에 엎드려 목놓아 울 수 있을까 나목들의 뜨거운 호흡으로 겨울 숲은 잠드는데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편지 시카고 날씨 시카고 혹한 크리스마스 트리
2022.12.19. 15:45
▶시카고 꽃샘 추위 끝나고 본격 봄 시작 지난 27일, 작년 같은 날과 비교해 극과 극을 나타냈던 시카고 날씨가 28일부터최저 기온 화씨 40도대 중반을 웃도는 온화한 봄 기온을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7일 시카고 시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날이었던 반면 올해 4월 27일은 역대 두번째로 추운 날씨였다. 지난 27일 시카고 공식 기후 측정지인 오헤어 국제공항은 최고 기온 화씨 41도를 기록했다. 이는 시카고 시가 오헤어 국제공항을 공식 기후 측정지로 결정한 1959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이었고 1934년 같은 날 최고 기온 39도 이후 두번째로 낮았다. 반면, 작년 4월 27일 시카고의 최고 기온은 화씨 87도로 초여름 기온을 나타냈고 최저 기온 역시 50도에 이르렀다. 기상청에 따르면 시카고 시의 4월 27일 기준 평균 최고 기온은 화씨 64도다. 시카고 일원은 28일 최고 48도 최저 45도를 기록한 후 29일 최고 59도 최저 49도, 30일 최고 63도 최저 53도, 5월 1일(일) 최고 58도 최저 49도로 예보됐다. ▶시카고 시의회, 무료 주유•교통 카드 배포 승인 시카고 시의회가 무료 주유 및 교통 카드 배포 조례안을 승인했다. 시의회는 지난 27일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의 무료 주유•교통 카드 배포 조례안을 찬성 26 대 반대 23으로 통과시켰다. 시카고 시는 앞으로 150달러 어치의 주유 카드 5만장과 50달러 어치의 교통 카드 10만장을 시카고 주민들에게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신청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무료 주유 및 교통 카드 프로그램 지원은 가구당 1명만 신청할 수 있고, 신청자는 시카고 거주, 최소 18세, 자동차 소유자, 그리고 커뮤니티 평균 소득(4인 기준 연 9만3200달러) 이하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시카고 시는 최소 75%의 무료 주유•교통 카드를 시카고 서부 및 남부 주민들을 우선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무료 주유 및 교통카드 신청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chicago.gov)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카고 핵심 상업지구에 경찰본부 추가 설치 쿡 카운티 셰리프국이 계속 늘어나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의 범죄와 맞서기 위해 다운타운 핵심 상업지구인 리버노스(River North)에 경찰 본부(Command Post)를 추가 설치한다. 데이빗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과 톰 다트 쿡 카운티 셰리프는 지난 27일 레스토랑, 바, 쇼핑몰 및 주거용 건물들이 많고, 시카고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붐비는 번화가에서 일어나는 범죄 예방을 위한 경찰 본부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새로 설치될 경찰 본부는 리버노스 소방국이 위치한 인근인 500 노스 클락 길에 들어설 예정이다. ▶만테노 경찰서, 사상 첫 여성 경찰만 당직 시카고 남 서버브 만테노의 경찰서에서 최근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19일 당직 경찰관 전원이 만테노 경찰 역사상 처음 모두 여성 경찰로 이뤄진 게 뒤늦게 알려졌다. 만테노 경찰서의 전체 20명 경찰 가운데 여성 경찰관은 단 3명뿐인데 공교롭게도 이들 3명이 당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날 당직 근무를 한 미란다 시나디노스, 제시카 로우키, 그리고 캐런 브랜트는 "신기할 따름이었다"며 "처음 겪는 상황에 셀카를 한 장 함께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대부분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시카고 일대 경찰의 16%가 여성이고, 전국적으로는 14%수준이다. 만테노 경찰서장 앨런 스윈포드는 "만테노 시는 백인 남성으로만 이뤄진 커뮤니티가 아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시각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이 경찰에 지원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시카고 꽃샘 시카고 꽃샘 시카고 시의회 시카고 날씨
2022.04.28.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