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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절망의 길목에서 피는 꽃

시작은 뜨겁다. 희망으로 불타오른다. 결의와 갈망으로 벅차오른다. 실패를 염두에 둔 시작은 없다. 낭패로 굴러 떨어질 때까지 끈을 잡고 놓치 않는다.     해가 바뀔 때마다 소망을 담은 그림을 채색하며 구겨진 인생의 팔렛트에 희망의 점들을 수없이 새겨넣었다. 달력의 장을 넘길 때마다 강렬했던 목표는 서리 맞은 잎새처럼 오그라들었다. 앞으로 더 나아갈 내일은 남아 있을까?     두려운 것은 시작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용기를 잃는 것이다. 절망은 오래된 간이역에서 기차가 멈췄을 때도 뛰어내릴 용기조차 없게 만든다.     장편소설 2권 쓰겠다는 장대한(?) 결심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희망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현이 가능한 지 아무도 모른다.     연극의 주인공은 낡고 찢어진, 혹은 찬란한 망토를 두르고 막이 내리기 전 가장 높은 옥타브로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쓰러져도 인생의 노래는 끝나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는 신의 명령을 거부하고 맞선 대가로 바위를 산 위로 밀어올리는 형벌을 받는다. 산 꼭대기에 다다른 바위는 다시 굴러떨어지고 시지프가 바위를 밀어 올리는 반복은 영원히 계속된다.     매일 같은 일, 반복적인 일상을 계속하며 생의 바위를 각자의 등에 업고 끊임없이 산을 오른다. 허무의 신발가게에서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절뚝거리면 산다.     우리가 이유도 목적도 없이, 그저 무의미한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면, 삶은 계속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가? 매일 같이 일하고, 버티고, 성취하려고 애쓰지만 세상은 좀처럼 해답을 주지 않는다. ‘왜 사는가?’는 질문 앞에서 세상은 침묵한다.     카뮈는 이 침묵과 충돌하는 인간의 갈망을 ‘부조리’라 간파한다.     부조리(不條理)는 이치나 도리에 어긋나는 것을 말한다. 부조리는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인간과 세계, 생의 의미와 실제 생활과 불합리한 관계를 말한다.     알베르 카뮈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알제리 출신으로 짧지만 강렬한 불꽃을 태운 작가다. 젊은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삼년 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카뮈는 시상식에서 “작가는 역사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역사에 의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존재여야 한다”는 감동적인 연설을 남긴다.     ‘시지프 신화’에서 카뮈는 운명 속에서 부조리한 인간의 모습을 본다. ‘부조리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진 인간’이라고 설명한다.     어린 시절 가난과 질병, 전쟁을 경험하며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체험한 카뮈는 삶의 불합리함을 체험한다. 카뮈의 철학은 부조리 속에서도 살아가는 인간의 참다운 유형을 보여준다. ‘내 안의 태도가 삶을 결정하고, 환경이 힘들어도 내면의 힘은 꺼지지 않으며,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라고 그는 역설한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나는 내 안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 여름이 있다는 것을 마침내 깨달았다.’는 카뮈가 절망을 견디는 인간에게 던지는 통찰의 독백이다.     겨울이 봄을 이길 수 없고 희망은 절망을 이긴다.     사는 것이 힘들어도 무거운 바위를 내려놓치 않고, 흔들리며 갈피를 못잡아도 나비처럼 날아오르며, 부서진 바위처럼 금이 생겨도 단단해지는 법을 익히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길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은 내일을 가슴 속에 품는다.     절망의 길목에서, 희망은 세상에서 가장 절실하고 빛나는 꽃을 피운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 하늘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editions 대표

2026.03.3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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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부조리와 반항

알베르 카뮈는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백인이지만,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사람들은 그를 말할 때 ‘부조리’를 떠올린다. 부조리는 원래 ‘이치에 맞지 않거나 도리에 어긋난다’는 말이다.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뮈의 부조리는 조금 다르다. 그의 부조리는 세계와 인간은 아무런 목적 없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삶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럼 살 필요가 없는 것인가?   그를 유명하게 만든 소설 ‘이방인’은 1942년 작품이다. 그가 29세에 나온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한번은 들어 봤다는 첫구절은 이렇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을 무심하게 받아들인다. 눈물 한 방울 없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다음날, 우연히 오랜만에 만난 여인과 데이트를 하고 영화를 본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잔다. 그는 건달에 포주였던 이웃남자와 친하게 지낸다. 이웃남자는 자신의 아랍인 여자친구가 외도를 한다는 이유로 엄청나게 폭행한다. 그리고 여자 친구의 오빠인 아랍인과 다툰다. 이때 우연히 싸움에 말려든 주인공 뫼르소는 아랍인 오빠를 총으로 죽인다. 여기까지가 1부다.   2부는 법정공방이다. 법정에서 뫼르소는 살인의 이유를 말한다. 보통 사람 같으면 “아랍인 오빠가 칼을 빼들었기 때문에 총을 쏜 것”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강렬한 햇빛’ 때문에 아랍인을 죽였다고 말한다. ‘아랍인이 빼든 칼에 비친 태양빛’이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법원이나 교도소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당시에 프랑스인이 아랍인을 죽이는 것은 큰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않은 그는 사형을 받는다.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동안 감옥에 신부가 찾아온다. 그는 신을 부정하며 신부를 내쫓는다. 그리고 한숨 잔다. 잠에서 깨어난 그는 평화를 얻는다. 자신의 삶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세상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상과 자신의 동질감을 발견한 순간, 그는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된다. 그리고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카뮈는 인생과 세상의 부조리를 이야기 한다. 계속되는 세계대전과 비이성적인 세상 속에서 당시의 젊은이가 부조리를 느끼는 것은 당연했다. 부조리를 느끼는 인간은 결국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에 대한 카뮈의 대답이 “반항하는 인간”이다. 카뮈 스스로가 가장 좋아했다는 1951년 작품, ‘반항하는 인간’에서 그는 부조리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이야기 한다.     어떤 사람은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자살한다. 대부분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그저 습관처럼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살아간다. 하지만, 부조리하고 의미 없는 세상에서도 운명에 도전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반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이 반항적인 반응이다. 누구에게 반항할 것인가? 그는 독재자와 이토록 무의미한 세상을 신이 만들었다면 신에게 반항하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항할 것인가? 독재자에게 아니라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죽어가는 세상을 만일 신이 만들었다면 신에게 반항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신을 조롱하듯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의미를 찾으란다. 그는 ‘반항하는 인간’에서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이렇게 바꾼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외롭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부조리 반항 아랍인 여자친구 아랍인 오빠 알베르 카뮈

2023.10.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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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자유를 구성하는 토대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자유를 구성하는 토대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알베르 카뮈·프랑스 작가한마디 자유 구성 알베르 카뮈 프랑스 작가

2022.04.03. 17:44

[한마디] “경험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겪어서 얻는 것이다.”

“경험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겪어서 얻는 것이다.”   알베르 카뮈·프랑스 작가한마디 경험 알베르 카뮈 프랑스 작가

2022.03.25. 18:49

[한마디] “경험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겪어서 얻는 것이다.”

“경험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겪어서 얻는 것이다.”   알베르 카뮈·프랑스 작가한마디 경험 알베르 카뮈 프랑스 작가

2022.01.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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