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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자유의 어머니

그대여, 묻노니   무명의 별 아래 잠든 그 소년의 이름을 아는가       그는 먼 땅,   지도에도 낯선 나라   그 이름 ‘코리아’를 듣고서   조용히 부츠 끈을 당겼다       “어머니, 기도는 나를 위해 하지 마세요.   제 옆에 선 참전 용사들   그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지미, 너는 그렇게 말했지   그리고 돌아오지 못했지….   전장의 흙을 안은 편지 한 장   눈물로 번진 글씨 속   그대의 사랑이, 피 흘린 자유가   이 땅에 뿌리 내려   민주의 꽃으로 피어났다       아이젠하워의 아들   워커 장군의 아들   그 많은 참전 용사들이   하늘로 난 길 위에서   그들은 더 이상 ‘누구의 아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유의 형제’였다       한 송이 십자가 아래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아들의 군복을 끌어안는다   그 입술이 속삭이는 건 한 마디   사랑한다, 그리고 보고 싶다       그 희생이 없었다면   어찌 우리가 오늘   이 봄 햇살 아래 웃을 수 있었겠느냐   그들의 참전, 자유의 승리를 부정하는 자   그 피를 잊는 사람이여!   너는 결코 평화를 말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울린다   태평양을 넘어   자유를 위해 울던 어머니의 기도   그 기도는 들판을 적시고   산천을 감싸안아   이 나라를 지켜낸다       오, 자유여   그대는 피로 쓰인 시   그대는 어머니의 눈물과 기도로 피어난 꽃   우리 후세는 맹세하노니   그대를 영원히 잊지 않으리 조성우 / 시인문예마당 어머니 자유 어머니 기도 참전 자유 참전 용사들

2025.06.26. 20:59

[시] 감나무 그늘 아래

감나무 그늘 아래 레몬밤향기       봄바람 틈새로 추억을 부르고   늘어진 기저귀 엉덩이에 감싸여   살며시 묻혔던 어머니의 품 안   지금도 따스한 숨소리가 출렁인다.       감나무 그늘 아래 달맞이꽃향기   달빛 사이로 흔들리고   저 너머 이국땅에 떠나보낸 아쉬움   명치끝에 꾹 꾹 눌러 놓았던   어머니의 그리움의 씨앗   어젯밤 나의 꿈속에서 피었나 보다.       감나무 그늘 아래 백합꽃향기   가로등 빛에 흔들리고   세월의 주름을 접으며   두 손 모은 어머니 기도 소리   밀물처럼 밀려와 내 마음을 적신다.       보고픈 마음   조심 조심 다독여   눈을 감으면   썰물처럼 가 닿을까. 김수지 / 시인시 감나무 그늘 감나무 그늘 어머니 기도 기저귀 엉덩이

2023.07.0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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